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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섭 Sep 19. 2024

오늘 아름다운 환송식을 가졌습니다

만남뒤에는 이별이 항상 존재했다. 그것은  삶에 주어진 순환의 법칙이었다

한국을 떠나기 전에 그동안 알고 지내던 분과의 송별식이 있었다."말로 형용할 수 없는 벅찬 감동" 더 이상 표현의 방법은 없는 듯하다. 인생은 항상 만남뒤에 떠날 시기와 자리를 보고 간다고 했다. 만나고 이별하고, 또 재회하고 헤어지기를 반복하는 일에 모두는 너무나 익숙해 있다. 오늘 배웅이라는 송별식은 또 다른 뜻을 지닌 아름다운 이별일 수도 있다. 우리는 다시  만날 여지를 남겨 두었기 때문이다.

주꾸미 한상이 차려진 푸짐한 음식의 추억, 같이 음식을 나누는 일은 가깝거나 관심이 있어야 가능한 나눔의 식탁이다. 소중한 소통의 시간은 서로에게는 공감을 함께 나누어 가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기억 속에 담아 갈 그 무엇인가의 것들, 배웅이라는 송별식 준비를 해주신 고마운 이의 마음, 배웅을 위해 참석해 주신 따뜻한 분들, 모든 것이 고맙고 감사한 마음뿐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추억을 먹고 산다고 했다. 우리 내들이 먹고사는 추억은 과연 어떠한 것들일까, 고민 없이 생각을 떠올릴 수 있는 것들이 추억이 아닐까,


한국에서의 7개월, 내 인생에 또 하나의 추억을 한국땅에 묻는 오늘이었다.

식사를 끝내고 전망 좋은 지인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이러한 순간이 또 언제 올 수 있을까라는 살짝의 두려움도 있던 시간이었다.

카페 앞에 의자를 준비하고 중앙에 주인공이라는 자리를 마련해 주신 시장님의 세심한 배려 또한 눈물 나는 환송식의 답사와도 같았다.

 

이제 정말 먼 길을 가야 한다. 태평양을 건너 5.000마일의 머나먼 땅, 캐나다의 심장과도 같은 밴쿠버로 떠나가야 할 시간이다.

떠남의 시간이 가까울수록 느린 시간에 주문을 외웠다. 초침은 항상 똑딱거리는 울림의 간격이 빠르거나 느려짐이 없다. 늘 같다는 것에 야속한 감정이 비추어진다. 정직한 시간에 푸념하는 일도 오늘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


60대에 한국에서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시간을 보내고 떠난다. 역이민의 결과가 실패로 끝나버린 아쉬움도 있지만. 오늘처럼 배웅이라는 마지막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 더욱더 의미 있는 시간으로 기억할 것이다. 다음에는 배웅이 아닌 마중의 인사가 될 날을 기대해 보면서 이제 한국을 떠나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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