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은 했는데 너무 가혹한 미국 정착 생존일기 "추석 잘 보내세요!"
이 곳은 월요일 오후 한 낮, 아아 미국입니다.
한국은 화요일 새벽이겠지요?
명절 인사를 볼드체로 쩌렁쩌렁하게 독자님들께 보내봅니다.
앞으로 더 웃을 일만 많은 풍성한 한가위를 보내시길 진심으로 바라봅니다.
오늘 브런치 글은 참 명절과는 어울리지 않는 주제의 글이네요.
저.. 브런치 제목을 바꿔볼까봐요, "미국 생존기"로요.
남편은 이제 입국한 지 한 달 반 째, 열심히 수업을 듣고 있고요 저는 이제 갓 일주일 차가 되었습니다.
집 렌트,계좌열기,전기/와이파이/휴대폰 등록,비자,보험 등등..
뭐 하나 쉬운 게 없을 거라고는 각오하고 왔지만 생각보다도 더욱 일이 많이 터져 정신없는 요즘을 보냈습니다. 이제야 한숨을 돌려서 살짝 울 독자분들께만 말씀드려요.
-한국에서 미국으로 오던 선박에 문제가 생겨서 배가 회항, 일정보다 한 두달 가량 입항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그 말인즉슨 한국으로부터 짐이 오지 않아서 집이 텅 비어있습니다. 소중한 밥그릇 두 개와 수저 두 개 뿐이랄까요.
- 산 지 얼마 안된 차를 통째로 도난 당했습니다. 네,차(tea) 말고 부릉부릉 차(car)맞습니다. (흐흐)
어찌저찌 차를 되찾기도 했고 이제는 마무리 단계지만..정말 나중에 모든게 완료되고 나면 남기겠습니다.
-산 지 얼마 안된 휴대폰 없어져서 밤 중에 식당으로 돌아가서 찾고 오만 난리를 쳤는데, 알고보니 재킷 주머니에서 집 앞 주차장에 툭 떨어진거라 후진하다가 휴대폰이 박살날 뻔 하는 등..
중간중간 전기 계약이며 와이파이 계약이며 수도가 제대로 작동이 안되는 등 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지만, 앞으로 얼마나 더 멋진 나날이 펼쳐지려고 그래! 액땜도 화려하군. ㅎㅎ 2024년은 정말 다채로워. 와 같은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
그래도 저희는 건강하고 행복하게 하루하루를 감사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한국에 있는 모든 사랑하는 가족들과 친구들에게도 더 큰 행복과 건강만 가득하길 바라며..
이게 참 그렇습니다. 브런치북 제목부터 대기업 퇴사, 미국 백수, mz 기혼 자극적이고 구미가 당길만한 그리고 다소 심란한 단어들을 맛깔나게 버무렸는데 - 실제로도 앞으로의 인생이 그렇게 스펙타클할 줄 알았는데요, 사실 저의 갓 일주일 된 미국 라이프는 몹시 정적입니다.
해프닝은 해프닝일 뿐,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딱히 없는데다가 평일에는 남편은 학교를 갑니다. 다녀와서는 치열하게 과제를 하고요. 그런데 저는 운전도 익숙하지 못한데다가 차가 한 대이다보니 그 시간동안 집에만 머무르게 되더라고요. 심지어 영어도 엄청난 걸림돌이고요.
그래서 하루 일과 루틴으로 열심히 브런치에 글을 남긴 뒤, 본격적으로 경력단절이 되지 않기 위한 공부를 다시 시작코자 합니다. 좌충우돌 미국 이야기, 그리고 영어공부 이야기가 이제 곧 펼쳐집니다.
명절 음식은 아니지만 제가 먹은 음식도 쌩뚱맞게 올려보며 먼 곳에서나마 랜선으로 함께 명절을 기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