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엠디 Sep 21. 2024

미국에서 만난 k한류의 현실. 국뽕은 진짜일까?

네가 왜 거기서 나와, 뜻밖에 마주친 한류

 안녕하세요, 장엠디입니다. 한국은 벌써 토요일 오전이겠네요. 폭우가 쏟아진다고 들었는데, 아빠가 지방 출장 중이셔서 먼 타국에서도 운전은 잘하실 수 있으실지 걱정이 되네요.

이곳은 금요일 밤 11시입니다. 어느덧 제가 미국에 입국한 지도 열흘이 되었네요. 겨우 시차 적응이나 되었을 시기에, 뜬금없이 무슨 한류 타령인가 싶으시겠지요? 그렇지만 오늘 느낀 바가 매우 커 이 감정을 독자 여러분들과 느끼고자 합니다.


브런치 책 제목에서부터 느끼셨겠지만 저는 90년대생 소위 mz세대입니다. 나라를 잃는 슬픔을 겪어본 적도, 전쟁을 겪어본 기억도 없으며 imf나 경제위기도 제가 한참 어렸을 적 일이라 실은 크게 와닿지는 않는 세대입니다. 한때 우리나라에서 "두유노우~?"가 마치 조롱 섞인 밈처럼 유행하던 때가 있습니다. 한국인들은 꼭 해외에 나가면 외국인들에게 김치를 아느냐, 유명한 누구를 아느냐.. 라며 한류에 대해 마치 강요처럼 질문하곤 한다는 의미의 밈이었지요. 90년대생인 저에게는 국익, 국력, 애국심과 같은 단어는 현실과 동떨어져있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엄청난 압박감을 주는 단어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신조어도 있지요, "국뽕". 소위 우리나라에 스스로 너무 취해있다는 단어입니다. 집값은 치솟고 월급 수준은 제자리고 취업난은 심해지고 인구는 고령화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치열한 현실 속에서 각자도생 하며 불안한 2-30대를 보내고 있는 세대가 바로 저희 90년대 생일 거라고 감히 사견을 덧붙여봅니다.

미국 마트에서 뜬금없이 만난 케이팝 코너



그런데 역시 한 발자국 뒤에 물러나야만 보이는 법일까요, 미국에 온 지 겨우 열흘째인데 동네 작은 서점을 가도 마트를 가도 꼭 k 콘텐츠가 보이더라고요. 10년 전 유럽을 갔을 때와도 완전 딴판입니다. 한인마트는 몹시 크고, 한식당들도 꽤나 고급 음식점들입니다. 한식이 저렴하고 값싸게 먹는 음식이 아닌 고급 음식 반열에 있는 경우가 심심찮더라고요.


동네 작은 서점까지 재벌집 막내아들이 진출해 있을 줄이야


저는 겨우 온 지 며칠째일 뿐이지만 현지 이민오신 10년 이상, 20년씩 살아오신 교민분들은 몸소 한류를 체감하시는지 정말 과거에 비하면 너무나 한국에 대한 인지도 자체가 높아졌다고 입을 모아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심지어 mba학생들이나 젊은  청년들도 아시아 권 커리어를 쌓기에는 한국을 희망하는 경우가 많고, 꽤나 경쟁률도 치열하다는 것도 듣게 되었습니다. 아주 과거에 급성장하는 일본을 바라보듯 단기간에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룬 데다가 특히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는 다양한 콘텐츠가 있는 한국을 아시아의 핵심으로 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과장 없이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보고 들은 이야기만 이 브런치에 적고 있습니다.


놀라면서도 반성하게 되는 부분도 많았습니다. 누군가가 한국이 떠오르고 있어,라고 얘기했다면 저는 우선 그 정보가 과연 진짜일까? 국뽕 아냐?라고 의심했을 것 같거든요. 한국이 전 세계 일 등이다 와 같은 이야기를 하는 건 결코 아니지만, 과거에 대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자체의 위상이 올라갔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사실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이처럼 나라를 일궈주신 부모님, 그 윗 세대 어른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타국에서 만난 감자탕. 남은 음식은 집에 싸가서 국물까지 싹싹 긁어먹었다.

국익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는 하루가 되었습니다. 한국이라는 나라가 성장하면, 전 세계 어디에서도 한글을 가르쳐주는 것만으로도 생계가 유지될 수 있다면, 그리고 특히 패션 md로 일했던 저로서는 k뷰티나 패션이 떠오른다는 건 그만큼 전 세계로 뻗어나가려는 국민들 개개인에게도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일이겠지요.

**

그리고 문득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어쩌면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에 국가 성장에 조금은 이바지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한국인 특유의 열심히 또 성실히라는 dna로 단지 개인의 삶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던 것들이 알고 보면 우리나라를 부강하게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었을 것이니까요.

소주 약 한화 2만 원. 원소주까지 다양한 소주 종류가 있길래 재밌어서 그냥 찍어보았다.




스스로를 이롭게 하려고 최대한 애쓰는 것이, 남과 나아가서 우리나라를 이롭게 한다.

생각해 보니 바로 우리나라의 건국이념이네요.

“홍익인간”(弘益人間)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라


자정이 가까워지는 시각, 독자님들을 생각하며 글을 쓰고 있는 장엠디의 현재 모습입니다. 



참 거창한 말인데 실은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 이로움을 줄 수도 있었다는 게 가슴 벅찬 포인트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예로, 스쳐 지나가시다가 제 글에 들어오신 독자님들 한 분 한 분은 퇴사하고 갓 외국에 간 한 평범한 30대 주부가 한국에서 열 시간 이상 떨어진 곳에 밤에 홀로 앉아 이 글을 쓸 수 있게 해 주시는 원동력이 되어주십니다. (이로움)

반면 제가 담담하게 쓰고 있는 이 작은 퇴사 에세이가 어떤 분에게는 와닿는 이야기가 되실 수도 있겠지요. 하루하루 더 성실하게 묵묵히 열심히 살아봐야지 다짐하며 이 글을 마무리 짓습니다.


독자님들 모두 좋은 주말 보내세요.




이전 12화 퇴사한 선배의 뒷모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