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 : 글쓰기 좋은 질문 402번

by 마하쌤

* 당신은 왜 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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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2025년 5월 1일부터 시작한 <글쓰기 좋은 질문 642> 프로젝트 127일차를 맞은,

오늘 생각해보기에 딱 좋은 질문이네!


시작은 지인의 부탁이었다.

소설을 쓰고 싶긴 한데, 매일 글쓰는 습관이 안 되어 있다 보니,

잘 써지지 않는다는 어려움을 듣고 나서,

그럼 마침 <글쓰기 좋은 질문 642>라는 책이 있으니,

매일 거기 나온 질문을 가지고 하나씩 글을 써보는 습관을 들여보자고 내가 제안했었다.


그리고 나 또한 박사 논문을 쓰긴 써야 하는데,

매일 글쓰는 버릇이 안 되어있다 보니 더 안 써지는 것 같아서,

같이 해보자! 라고 결심하게 되었다.


며칠 해 보니, 이게 상당히 재미있길래,

평소 글을 쓰고 싶어했던 지인들이랑 Writer's block에 걸려 고생하고 있는 주변 작가들에게도 추천해서,

다같이 쓰게 되었다.


매일 아침 7시 10분에 내가 블로그에 그 날의 글감과 함께 내가 쓴 글을 올리면,

다들 그날 자정 전까지 같은 글감으로 글을 써서,

각자의 SNS에 올린 다음에 댓글로 링크를 걸거나,

공개하기가 꺼려지면 내 개인 이메일로 글을 보내주었다.


여럿이 함께 하는 작업이 되다 보니,

내가 이 프로젝트를 계속 하는 일차적인 이유는 책임감이다.

나 혼자 했더라면, 중간중간 바쁜 일이 있을 때마다 부담없이 건너뛰었을 테지만,

함께 쓰는 사람들이 있다 보니,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써야 하는, 제1 의무 사항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잠시 여행이라도 가게 되거나, 매일 쓰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

일주일치를 미리미리 써서 매일 7시 10분에 예약을 걸어두곤 한다.

그만큼 이제 나에게는 이 글쓰기가 매우 중요한 일이 되어 버렸다.


이 프로젝트 글을 매일 쓰는 첫 번째 이유가 타인에 대한 책임감이라면,

두 번째 이유는 나에 대한 책임감이다.

내가 내뱉은 말은 지키기 위함인데,

<글쓰기 좋은 글감 642>를 마치고 나면, <글쓰기 더 좋은 글감 712>까지 하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약 3년 7개월 정도 걸리는 대장정이다.

그러니까 나는 이 일을 굉장히 길게 보고 있는 것이고,

그래서 지칠 생각이 없다.

그냥 내가 자고 일어나고 밥을 먹듯이,

이 프로젝트 글쓰기 또한 그 중 하나로 완전히 편입시켜버렸다.

일상 루틴이 된 것이다.


이걸로 뭐가 되야겠다, 뭘 이루겠다 그런 생각은 없다.

그냥 해보고 싶어서 시작했으니, 끝을 보겠다는 것일 뿐이다.

중간에 죽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이걸로 책을 내고 싶은 생각도 없고,

이걸 다 완주한다고 해서 내 인생이 크게 달라지지도 않겠지만,

살면서 '그냥 한 번' 해보고 싶은 일은 해도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있다.

뭐, 책 두 권 산 것 말고는 크게 돈 드는 일도 아니고 말이다.


하지만 이걸 꾸준히 해나갈 수 있는 최대 동력은 역시 재미이다.

이것이 세 번째이자 마지막 이유가 되겠네.


글이라는 게 희한하게도,

내 안에서 뭘 써야겠다, 쓰고 싶다, 하는 생각이 샘물처럼 솟아나진 않는다.

특히 나는 써야 할 필요나 이유가 확실하게 있을 때, 덩달아 아이디어도 생기는 편이라,

내 안에서 글을 끌어올릴 마중물이 필요한데,

이 1,354개의 글감들이 나에게 그런 역할을 해주고 있다.

게다가 매일 매일 글감이 바뀌고, 그것도 랜덤으로 정해지니,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여간 재밌는 게 아니다.


물론 글감 중에는 보는 순간 '으악!' 소리가 절로 나오는,

어려운 글감, 쓰기 싫은 글감, 뭘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겠는 글감도 많이 있긴 하지만,

설령 그런 글감이라 하더라도 하루종일 머릿속에 넣고 이렇게 쓸까, 저렇게 쓸까 궁리를 하다보면,

마감 시간 전까진 또 어찌어찌 글이 나오더란 말이지.

신기하게도!


글쓰기의 최대 매력은 다 쓰기 전까진 내가 어떤 글을 쓰게 될지 모른다는 점인데,

그런 면에서 이 매일 글쓰기 프로젝트는 나 자신에 대한 발견이기도 하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구나... 를 거꾸로 알게 된달까?


그리고 매일 새로운 무언가에 도전하는 느낌이라 기분이 좋다.

일상을 살다보면 그날이 그날 같아서 지루해지기 십상인데,

매일 다른 글감으로 글쓰기를 하다 보면, 재밌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해서,

하루를 긍정적으로 살기에 적합한 것 같다.


게다가 밤이 되면 친구들이 똑같은 주제로 어떻게 글을 썼는지 읽는 재미까지 있으니,

더 바랄 나위가 없다.


남들은 힘들지 않냐고, 어떻게 그걸 매일 쓸 수 있냐고 많이들 물어보는데,

재미 없으면 절대 못 했지.

아니, 절대 안 하지.


삶의 많은 일들이 그러하듯이,

나는 글쓰기를 힘들지만 재밌어서 한다.

그게 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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