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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4. 씨엠립에서 버스 타고 캄보디아의

프놈펜, 버스, 씨엠립

by 프레이야 Feb 23. 2025


2024.02.24. 씨엠립에서 버스 타고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 가는 길

이왕 캄보디아에 온 김에 수도 프놈펜도 가보야겠다고 생각해 호텔에서 버스표를 예매했다. 내일 일찍 몇 시에 이 앞으로 나오라면서 영수증을 주었다.


오전 6시에 호텔 앞으로 갔다. 툭툭이가 온다고 했는데 안 온다. 호텔 앞에서 밥과 양념해서 구운 소고기를 팔고 있다. 밥도 새로 하고 고기도 바로 구워줘서 어제저녁에 사 먹어 봤는데 깨끗하고 맛있었다. 이 시간에 나와서 장사하는 이 분은 아마 돈을 잘 벌고 지금도 돈이 많이 있을 것 같다.


지나가는 툭툭이가 혹시 우리 툭툭인가 싶어. 프놈펜? 프놈펜? 하고 물어보았다.

30분쯤 지나서 툭툭이 왔다. 툭툭을 타고 버스터미널에 왔다.

터미널에 버스가 몇 대 없어서 휑하다. 터미널 대합실엔 젊은 매표원 아가씨(아마도)와 무슨 일 하는지 모르는 중년 남자가 있다. 우리는 프놈펜에 가려고 한다. 버스가 오면 알려줘 했다. 그 아가씨는 웃음이 많고 애교가 있어 툭하면 호호하면서 웃었다. 그 곁에 있는 남자, 분명 남편은 아닌듯한데 슬쩍슬쩍 여자를 건드린다. 여자는 간지럽다는 듯 웃는다.

아이고, 손님이 없으면 무슨 일 나겠다.


버스가 오길래 우리가 탈 버스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타라고 한다. 버스가 크고 안락하며 에어컨이 있어 시원하다. 메는 가방을 의자 위 선반에 올려놓고, 유튜브 놀이한다고 들고 다녔던 남편의 최신폰은 좌석 앞 그물주머니에 넣었다.


남편은 앉아 있다가 답답하다고 밖으로 나갔다. 잠시 후 아까 그 명랑한 아가씨가 급히 나를 찾더니 버스 잘 못 탔으니 내리라고 한다. 그때 버스가 막 떠나려던 참이었다. 난 짐을 찾아 허둥지둥 내렸다.

밖에 있던 남편은 마시던 생수 병을 갖고 오겠다고 급히 차에 올라탔다.


남편이 내려오면서 버스는 떠났고, 남편은 유튜브 놀이용 삼성 최신폰, 갤럭시 노트 23을 나에게 내민다. 물병을 들고 옆을 보니, 그물망 안에 휴대폰이 있었다고 한다.

오 마이 갓

사진 잘 찍히고, 구글 번역기도 잘 되고, 우리의 유튜브 놀이를 즐겁게 만들었던, 그리고 기록되었던 모든 것이 한순간에 날아갈 뻔했다. 만약 잃어버렸다면, 얼마나 아까웠을까?


2018년 미국에 사는 언니네 놀러 간 적이 있다. 출국하기 며칠 전에 들린 아웃렛 매장에서 물건값을 계산하며 잠시 카운터에 올려놓았다가 순식간에 잃어버린 내 최신폰이 얼마나 아까웠는지 지금도 가슴이 아리다. 우리나라 같으면 남의 폰을 태연히 들고 가지 않을 것 같은데, 아니 주변 사람들이 당신 폰 가져가세요라며 알려줄 것 같은데 미국에선 그렇지 않았다. 미국인들이 생각만큼 도덕적이지 않다는 것을 그때 생각하게 되었다. 언니 둘과, 남편과 차를 타고, 그랜드 케년, 자이언 캐년, 모하비 사막, 모뉴멘 벨리, 라스베이거스 등을 다니며 찍었던 사진들이 모두 사라져 버렸고, 그와 함께, 기억도 사라져 버렸다.


다시 대합실에 들어가 앉는다. 버스가 언제 오는 걸까?

명랑한 아가씨는 웃으며 지금 오는 중이라고 한다.

거의 30분쯤 기다린 것 같다. 캄보디아에서 시간이란 어떤 걸까? 시간에 맞춰 살아왔던 나로서는 캄보디아의 시간이 좀 이상하다.


에이, 뭐, 남는 게 시간인데. 편하게 생각하자.


버스는 쾌적했다. 옆자리에 서양 여자가 앉았는데, 오래 동안 여행 중이었는지 움직일 때마다 옷에서 먼지가 날리고 냄새가 난다. 이곳 씨엠립에서 프놈펜까지는 여섯 시간이 걸린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캄보디아의 풍경은 우중충하다. 사람들의 표정에도 삶의 고단함이 짙게 배어있다.


버스에 타니, 차장이 카스테라 빵과 물을 준다. 한 참 가다가 심심해서 빵을 먹었다.

버스가 섰다. 휴게소에 식당이 붙어 있다. 버스표에 딸린 식권(?)을 보여주면서 버스 승객들이 식당 카운터에서 음식을 받아 들고 테이블에 앉아 점심을 먹기 시작한다. 아, 점심까지 주네. 우리도 표를 보여주고 밥을 받았다. 뭐든지 잘 먹는 남편은 다 먹었고, 뭐든지 잘 먹는다고 생각했던 나는 먹기가 싫었다.


확실히 태국과는 차이가 있다. 태국에는 먹을 것도 많고, 여행하기 편리하고, 맥주도 맛있다..


프놈펜에 도착해 숙소에서 좀 쉬다가, 야시장, 퍼프 스트리트를 돌며 주전부리를 했다.

이 글을 쓰는 시점은 2025. 2.23.

일 년 전 일을 지금 쓴다. 무엇을 먹었는지 생각도 안 난다. 특별한 것이 없었나 보다. 호텔이 좀 좋았다고 생각이 든다.

그냥 일기로 적는다. 그날 일을 쓰는 것이 일기일 것 같은데. 1년 동안 게을렀다. 다음부턴 바로바로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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