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12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미니카의 추억(feat. 달려라 부메랑)

오사카에서 기념품으로 산 미니카

by moonworks Jan 31. 2025

국민학교에서 초등학교로 바뀐 세대라면, 미니카를 기억하지 않을까? TV에서 달려라 부메랑과 영광의 레이서 같은 만화를 보며 자랐고, 자연스럽게 미니카를 사서 조립하고 튜닝하고 친구들과 미니카 경주를 하며 보냈던 시절. 미니카는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라, 어릴 적 우리에게는 속도와 기술, 그리고 승부의 세계를 알려준 첫 번째 기계였다.


당시 미니카를 몇 대쯤 가지고 있었고, 블랙모터 같은 부품과 부품 박스까지도 따로 들고 다니곤 했다. “오늘은 어떤 조합이 더 빠를까?” 고민하며 모터를 바꾸고, 바퀴를 조정하고, 친구들과 트랙을 따라 미니카를 달리게 했던 그때.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가 일본 출장을 다녀오시며 미니카 한 대를 사다 주셨다. 평소에 내가 가지고 놀던 미니카보다 더 컸고, 무엇보다 버튼을 누르면 사륜구동 조작이 가능했다. 버튼 하나로 변속이 되는 미니카라니, 어린 나에게는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손에 넣은 순간부터 매일 같이 만지며 놀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미니카는 내 삶에서 천천히 멀어졌다.


미니카에 대한 열정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자연스레 식었다. 친구들과의 공놀이가 더 재미있었고, 새로운 관심사들이 생기면서 언제 내가 아끼던 미니카들을 정리했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미니카에 대한 추억과 향수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어른이 된 지금도, 미니카라는 단어만 들어도 기분이 좋아진다.


비로 집어든 달려라부메랑 라이즈엠페러 모델비로 집어든 달려라부메랑 라이즈엠페러 모델


오사카 여행 중, 요도바시 카메라 우메다 매장을 찾았다. 가챠샵이 크다고 해서 들른 곳이었는데, 이곳에서 그 녀석을 만났다. 오렌지 컬러가 들어간 달려라 부메랑의 주인공 미니카. 손에 집어 들고 바라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아들에게 물었다. “이거 갖고 싶어? 아빠랑 같이 만들어볼까?” 물론 핑계는 아들을 위한 선물이었지만, 사실 내 안에는 사심이 가득했다. 아직 유치원생인 아들은 아직 미니카에는 큰 관심이 없는 듯 보였지만, 아빠의 반짝이는 눈빛을 느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우리는 미니카를 집으로 가져왔다. 하지만 아직도 박스 그대로다. 아들은 아직 미니카보다 다른 장난감에 더 관심이 많다. 언젠가 그가 미니카에 흥미를 보이게 되면, 그때 이 박스를 함께 열어 조립해 볼 생각이다. 어린 시절의 나와, 내 모습을 닮은 아이. 그 시간이 오면, 또 하나의 추억이 만들어지겠지. 그날이

기다려진다.


작가의 이전글 오사카는 그대로였다!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