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하여
내가 찍고 내가 쓰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한 지극히 사적인 생각
님펜부르크성, 뮌헨에서 만나는 일상의 여유
집에서 자전거로 10분 거리, 혹은 걷고 싶거나 바람을 쐬고 싶을 때면 나는 자연스럽게 님펜부르크성(Schloss Nymphenburg)으로 향한다. 성으로 가는 길에는 길게 이어진 운하(카날)가 있다. 이 길은 그 자체로 하나의 산책로이자 자전거 코스다. 날씨가 맑으면 맑은 대로, 흐리면 흐린 대로 이 길이 주는 특별한 분위기가 있다. 운하를 따라 걷거나 자전거를 타다 보면 다양한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젊은 친구들이 삼삼오오 모여 맥주나 와인을 마시며 웃음꽃을 피우고, 노부부는 벤치에 앉아 담소를 나눈다. 도로와 연결된 곳이지만, 이상하게도 자동차 소음이나 방해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이곳에선 오롯이 자연과 사람들의 평화로운 일상이 조화를 이룬다. 나는 이 길을 걸으며 생각을 정리하거나, 자전거를 타고 달리며 머릿속 고민을 털어내곤 한다. 단순한 산책이지만, 그 시간이 주는 치유와 여유는 뮌헨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중한 부분이다.
님펜부르크성에 도착하면 입구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다. 성 입구에 있는 작은 연못에서는 오리와 거위들이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 모습은 늘 평온함을 준다. 성 내부로 들어가지 않고 성 외곽을 자전거로 도는 것도 추천한다. 대략 30분 정도 걸리는 이 코스는 다양한 풍경을 즐길 수 있다. 포장된 자전거 길과 흙길이 섞여 있어 적당한 변화를 주고, 성 뒤편의 조용한 평지를 지나면 사람들이 사는 동네와 놀이터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 코스는 속도를 내기보다는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며 달리는 것이 더 어울린다.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며 한적한 분위기를 느끼다 보면 자연스럽게 기분이 좋아진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동안, 일상 속 고민이 가벼워지고, 머릿속이 맑아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뮌헨을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자전거를 타고 님펜부르크성 외곽을 한 바퀴 돌아보길 강력히 추천한다. 성 주변을 돌며 뮌헨 사람들의 여유로운 일상을 살짝 엿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