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걸 왜 벌써 걱정해?

걱정 대신 감사의 표현하기.

by For reira

연휴를 앞두고 후배와 휴가 일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 후배는 원거리 연애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 언제 누가 오고 가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이번 달은 제가 가고 싶긴 한데.. 이번에 제가 가면 왠지 담달에 또 올 것 같아요 그러고 세 달 뒤에도 휴가로 온다고 했으니까 그럼 애인이 저보다 두 번을 더 오게 되잖아요."

혼자 이것저것 계산하면서 이야기하는 후배에게 물었다.

"왜? 그 친구가 자주 오는 거 싫어해?"

"아뇨 그런 게 아니라 그 친구만 너무 자주 오면 제가 미안해서요."

"그 친구는 신경 안 쓰는 거 아니야?"

내 질문에 후배가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맞아요 근데 왠지 제가 자꾸 신경이 쓰여서요. 그 친구는 괜찮다고 하지만 자주 오면 너무 피곤할 것 같아서 걱정도 되고.."

"너무 그렇게 계획 혼자 계산하면서, 너 보러 오고 싶다는 사람 못 오게 하는 거도 서운할 텐데..?"

내 말에 후배가 갸웃거렸다.

"하지만 저는 그 친구를 걱정해 주는 건데도요? 게다가 저희는 지금 연애 시작인데 이렇게 초반에는 막 자주 오다가 나중에 자주 안 와서 서운해지면 어떡해요."


연애를 시작하는 초반에는 대부분 여러 가지 걱정을 한다. 그 사람의 마음이 나와 같을지, 내가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이 옳은지, 이 사람은 이 행동을 어떤 생각으로 했는지 등등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 의미를 더 부여하거나, 숨겨진 뜻을 찾으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그중에서 자주 보이는 것은 '후에 변하지 않을까'에 대한 걱정이다. 자신이 바뀌거나, 혹은 상대의 행동이 변하지 않을까 걱정해서 위와 같이 미리 적정 수준의 거리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그렇다면 적정 수준의 거리를 계속 유지한다면 변화가 없이 계속 잘 지낼 수 있을까?


미래를 걱정하는 일은 어찌 보면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재의 즐거움을 놓쳐서는 안 된다. 연애를 시작할 때 즐길 수 있는 마음이 있고, 연애가 익숙해지면 느낄 수 있는 마음이 있다. 결혼을 해서 알게 되는 느낌이 있고 신혼을 지나가야 볼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러니까 연애를 시작할 때는 그 당시의 마음을 충분히 즐겨도 나쁘지 않다. 그리고 그 즐기는 마음은 나의 마음뿐 아니라, 상대가 나에게 주는 마음에도 해당된다. 내가 상대를 걱정하고 무엇인가를 해주고 싶은 만큼, 상대도 나를 사랑하는 만큼 나에게 '주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나만의 생각으로 상대의 마음을 거절하면, 그것은 상대를 배려해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상대를 서운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러다 보면 상대방은 점점 나에게 '주고 싶은 마음'이 줄어들게 된다.

'내가 이렇게 해줘도 이 사람은 싫어할 거야' 혹은 '내가 이렇게 하면 이 사람은 부담스러워하겠지' 이런 생각들이 나에게 마음을 표현하거나 주려는 행동을 꺼려지게 만든다. 그리고 그렇게 '주고 싶은 마음'이 작아지면, 사랑도 더 커지기가 어렵다.


짧은 연휴 동안 애인을 보러 가기로 결정한 후배는 비행기 티켓을 끊기 전에 애인과 일정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었다. 한참 이야기를 하던 후배가 갑자기 나에게 와서 한숨을 쉬었다.

"보러 가는 게 맞는지 모르겠어요."

"갑자기 왜? 보러 가면 당연히 좋아하겠지."

"근데 자꾸 저한테 너무 짧은 일정인데 괜찮냐고 물어보고, 피곤하지 않냐고 물어보고 그러니까 진짜 무슨 일 있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너 걱정돼서 그렇겠지. 그냥 보고 싶으니까 가겠다고 이야기하면 좋아 할거 같은데? 너 걱정되니까 선뜻 짧은 일정에 보러 오라고 못하는 거겠지. 너도 그렇다면서."

내 말끝에 후배가 나를 쳐다보았다.

" 아 이거 정말 직접 당하니까 서운하네요! 담에는 저도 그냥 반가워해 줘야겠어요."


사랑하는 마음은 주는 것만큼 잘 받는 것도 중요하다. 내가 이만큼 사랑해서 표현했다면, 상대에게도 나에 대한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이렇게 주고받고 하는 연애는 흔히 말하는 안 좋은 변화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마음을 주고받는 사이에 서로를 좀 더 맞춰가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내가 마음을 베풀었을 때 상대가 얼마나 기뻐할지 알기 때문에 마음을 키워가기도 쉽다. 그러다 보면 연애를 시작할 때보다 마음이 더 커지게 되고, 이렇게 마음을 함께 키워가는 연인은 서로에게 안 좋을 행동을 쉽게 하지 않는다.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큰 사랑을 만들고 그 사랑이 다시 서로를 위해 표현되는 선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그리고 사랑이 커지는 만큼 믿음도 커지게 되고, 그렇게 관계가 안정성을 갖게 된다. 서로서로 하나씩 더 표현하고, 감사하다 보면 처음에 걱정하던 안 좋은 모습이 없이 어느새 연애의 중반 단계에 접어들 것이다.


서로의 마음이 변할 것을 걱정하기보다는, 서로에게 마음을 더 표현해 주도록 하자. 그리고 상대가 나에게 표현하는 마음을 기쁜 마음으로 받아 주자.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에 돌이켜 보았을 때 서로를 잘 알고, 아껴주며, 늘 함께해도 즐거운 '행복하고 오래된 연인' 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해야 할 일

- 상대가 나를 위해 무엇인가 할 때 미안해하지 말고, 고마워 하기.

- 미래의 변화에 대해 미리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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