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함으로 신뢰 쌓기.
오랜만에 한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친구와 이런저런 사담을 나누는 중에 친구의 연인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친구와 마지막으로 통화했을 때가 이 친구가 막 연애를 시작했을 때였다. 한참을 혼자 지내다가 정말 오랜만에 연애를 시작한 친구는 들뜬 목소리로 그 시작을 알려주었다. 그 뒤로 한동안 연락이 뜸했었는데, 아마도 새로운 연애를 다져가느라 바빴으리라 생각을 했었다.
"그건 그렇고 연애는 잘 돼가? 그때 나한테 연애한다고 자랑했던 게 마지막 통화 같은데."
나의 장난기 어린 말투에 친구가 힘없이 웃었다.
"나 헤어졌어."
예상치 못한 친구의 반응에 깜짝 놀랐다.
"무슨 일 있었어?"
"그 사람 너무 거짓말을 잘하더라고. 근데 웃긴 게 큰 거를 속이거나 하는 게 아니야. 그냥 자잘한 것을 계속 거짓말하더라고. 정말 의미도 없는데 거짓말을 하더라니까. 심지어 별거 아닌 거짓말이니까 자기가 어떤 말을 했었는지 기억도 못해. 첨에는 그냥 주의만 주고 넘어갔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이 사람의 작은 말하나까지도 다 의심이 가더라."
모든 관계에서 신뢰는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더 친밀한 관계일수록 신뢰가 갖는 힘은 더 커진다. 그리고 연애에서의 신뢰는 관계를 유지하게 만들기도 하고 끝내게 만들기도 한다.
신뢰를 쌓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솔직함이다. 서로가 서로에 대해 잘 알고 믿기 위해서는 이 솔직함이 가장 필요하다. 그리고 이 솔직함은 가장 작은 부분을 공유하고 이야기하는데서 시작된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가감 없이 표현해주고, 자신이 처한 상황을 그대로 전달하는 과정 속에서 상대는 친밀감과 신뢰를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면이 거듭될수록 신뢰의 마음이 두터워지게 된다. 종종 자신의 애인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를 들었을 때 바로 의심하고 화를 내기보다는 '나의 상대가 그러지 않았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그동안 두 사람 간의 쌓인 신뢰가 두터워야만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바로 의심하고 화내기보다 상대를 믿어주고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이렇게 두터운 신뢰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오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고 문제를 쉽게 해결하게 도와주기도 한다.
종종 정말 작은 부분을 거짓말하는 사람을 볼 수 있다. 대부분 별것 아니니까 혹은 상대의 기분을 생각해서 작은 거짓말은 하는 것을 나쁘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지 않다. 별것 아닌 작은 부분이 생각 외로 신뢰에 금을 가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두 사람이 식사 시간에 데이트를 하기 위해 만났다. 두 사람 중 한 명은 식사를 하고 한 명은 식사를 하지 않은 상태였다. 식사를 하지 않은 한 명이 "밥 먹었어?"라고 묻는다면, 대부분의 많은 사람은 연인을 배려하여 " 아니 "라고 대답할 것이다. 누가 봐도 별것 아닌 것 같은 상황이고, 이 거짓말은 누구에게도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같이 식당에 가서 음식을 시켰을 때 먹는 모습을 보면 쉽게 한 명이 거짓말을 한 것을 알아챌 수 있다. 그리고 왜 밥 먹었다고 말하지 않았냐고 물으면 대부분 '너를 위해서'라고 대답할 것이다.
위의 상황이 처음이라면, 상대도 대수롭지 않게 혹은 '나를 배려해 주었구나'라는 마음으로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매번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면 어느 순간 상대의 '아니 밥 안 먹었어'라는 대답에 '정말 안 먹은 거야? 아니면 그냥 내 생각한다고 아니라고 하는 거야'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이미 상대의 대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의구심을 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작은 상황이 무수히 많다고 생각해 보면, 어느 순간 이 사람은 왜 도대체 중요하지도 않은 일에 솔직하지 않은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거짓말은 상대에 대한 배려가 아니다. 거짓말은 자신을 위한 것이다. 다만 그 거짓말이 '상대를 위한 배려'라는 모습으로 스스로를 위안하는 것뿐이다. 위의 상황에서는 식사시간에 만나러 나오면서 이미 밥을 먹은 상황이 미안하기 때문에 그 사실을 거짓말로 무마하면서, 막상 '상대가 밥을 먹지 않았으니'라는 말로 스스로를 합리화시킨다. 상대가 왜 거짓말했냐고 물었을 때도 내가 거짓말한 게 잘못된 것이 아니라 '너를 생각하는 마음'이라고 상대를 탓한다. 별것 아닌 거짓말 중에 실제로 '별것 아닌 것'은 없다. 진짜 상대를 배려한다면 '오늘은 이러이러한 상황이 있어서 먹고 나왔어. 그래도 조금 같이 먹을 수 있으니까 같이 가줄게'라고 자신의 상황을 솔직히 말하고 다른 대안책을 함께 찾아야 한다.
작은 부분에 솔직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을 쉽게 깨달을 수 있다. 그만큼 우리는 스스로를 감싸는 행동으로 쉽게 거짓말을 선택한다. 상대에게 항상 솔직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면 문제를 일으킬 만한 작은 행동도 하지 않게 된다. 누군가 항상 나를 지켜본다고 생각하면 쉽게 죄를 짓지 못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그리고 그러한 생각과 행동의 변화가 두 사람의 사이의 신뢰를 쌓게 만들어 준다.
하얀 거짓말도 거짓말이다. 정말 어쩔 수 없이 한번 하게 된다면, 후에 그 이유를 설명하고 최대한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뢰란 쌓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거짓말은 그러한 신뢰에 작은 금들을 만들어 두는 것과 같다. 금들이 많아지면, 쌓아둔 신뢰가 무너지는 것은 정말 찰나의 순간이다. 그리고 한번 쌓인 신뢰가 무너지고 그 신뢰를 다시 쌓은 데는 원래 걸렸던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대부분의 연인들은 그 신뢰를 다시 쌓기보다 헤어짐을 선택하게 된다.
종종 솔직함을 무례함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이야기한다는 것이 상대에게 상처주기 쉽게 이야기하라는 것은 아니다. 상대를 배려해서 완곡한 표현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대화의 기본이다. 거짓말을 하지 않고 솔직하게 말한다고 해서 배려를 갖춘 대화의 기본을 무시한 채 '난 솔직해서 그래'라고 이야기하면 안 된다. 오히려 진정으로 솔직하게 말하는 사람들이 더 조심스럽고 더 많은 배려를 가지고 대화를 한다. 자신의 마음을 오해 사지 않게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알기 때문이다.
연애를 시작하고 있다면 바로 지금부터 상대와 솔직해 지기로 약속해 보자. 처음에는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조금씩 노력하다 보면 솔직함이 서로를 얼마나 더 편안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연애를 지속하고 있는 연인들도 지금부터 서로에게 작은 부분까지 솔직해 지기로 노력해보자. 그동안 쌓인 신뢰보다 더 빠르고 더 많이 서로에 대한 사랑과 신뢰가 쌓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해야 할 일
- 서로에게 항상 솔직하기.
- 거짓말은 '배려'가 아님을 기억하기.
- 작은 부분부터 솔직하게 이야기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