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도 팀장님이라고 불리는 거야?

무능한 상사

by For reira

어딜 가나 만날 수 있는 가장 흔한 사람 중 하나가 바로 '무능한 상사'이다. 아마 다들 '무능한 상사'라는 말을 듣는 순간 적어도 한 명 이상의 사람이 머리에 떠오를 것이다. 무능한 것이 사람이 이상하는 의미는 아닌 데다가 워낙 이상한 사람들이 많아서 이 정도는 '애교'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 때가 있다.

그러나 회사는 일을 하기 위해 모인 곳이고 상사가 무능하다는 것은 제대로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최악의 조건중 하나이다.


내가 만난 무능한 상사 중의 '최악'은 부하직원의 공로를 자신의 공로로 만들거나 한 가지 일만 하고 업무 능력을 키우지 않는 사람이 아니었다. 정말 누가 봐도 아무것도 할 줄 모르고 일을 미루며 입으로 '나는 잘 몰라서 '라는 말을 달고 사는 , 그러나 지인 버프로 높은 연봉을 받는 상사였다.


일하면서 '저 사람 저 정도 능력은 안되는데 직함만 높네'라는 사람들을 많이 봐와서 사실 웬만한 무능한 상사라면 그리고 능력만 없을 뿐 사람 자체가 나쁘지 않다면, 그냥 '내가 일 좀 더 하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넘어가곤 한다. 아마 사람 좋은 무능한 상사를 둔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위와 같이 생각하면서 지낼 것이다. 그리고 아무리 무능해도 어느 정도 업무 능력과 소위 말하는 '짬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래 뭐 그래도 이 정도면 됐지'라는 마음으로 상사 대접을 하게 된다.


정말 아무것도 없이 낙하산으로 들어온다 하더라도 본인이 조금만 노력하면 남들보다는 느려도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구나'라는 소리는 듣지 않는다. 그렇게 십 년이 지나게 되면 말 그대로 자신의 부하직원이 무슨 소리 하는지 정도는 알아들을 수 있게 된다. 그런데 내가 만난 무능한 상사는 무능이 상상 초월이었다.


지인 버프로 회사에 들어앉아 있는 것 까지는 뭐 어쩔 수 없다 생각하고 넘어가지만 문제는 직급이 이사고 하나의 팀을 이끄는 장을 맡고 있었다. 게다가 같은 회사에서의 십 년 차. 십 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그 사람은 한치의 변화 없이 부하직원과의 회의를 할 때면 '내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로 서두를 시작 했다. 부하직원이 의견을 물어보면 '나는 잘 몰라'라는 대답을 하고,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회피했다. 의사 결정을 하는 사람이 '모르니까 알아서 하라'라고 말을 하고 문제가 생기면 ' 내가 모른다 했잖아 나한테 왜 그래? '라는 행동을 취하는 것이다.


심지어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나노 단위로 나눠서 최대한 팀원들에게 나눠주는데 심지어 본인 팀이 아닌 직원에게도 나눠준다. 그 사람이 맡은 일이 그 분야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리고 그 사항에 대해 부하직원이 컴플레인을 걸면 또다시 돌아오는 대답은 '내가 잘 몰라서.. 그럼 누구를 시켜야 해?'


부하직원끼리 문제가 생긴다고 먼저 나서서 해결하는 법도 없고, 틈만 나면 나가서 담배를 피우고 커피를 마시면서 심지어 대표가 없을 때는 자리에 돌아오지도 않는다. 눈치를 많이 보지만 만회할만한 어떤 행동도 하지 않는다. 게다가 사내의 다른 지인들과 시답잖은 농담을 해가면서 지내고 그 외의 부하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거나 직원들에게 관심을 쓰는 모습을 보이지도 않는다. 말 그대로 '무능하기만 한' 상사 일뿐.


이 상사 덕분에 유능한 부하직원들은 회사를 떠났다. 그리고 남는 것은 상사의 쓸데없는 농담을 받아주고 상사가 던 진일을 차일피일 미뤄가면서 겨우겨우 해내는 무능한 부하직원뿐이다.

이 정도 무능하면 직급을 낮추거나 회사에서 내보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지만, 일명 그 나물의 그 밥이라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이 무능한 사람을 낙하산에 태워서 십 년 동안 거두어 준 사람 역시 무능한 사람일 뿐. 그렇게 회사는 점점 무능한 사람들로 채워지게 되는 것이다. 남는 몇몇 유능한 직원들만 괴로워질 뿐이다.


회사는 이상하게도 '저럼에도 불구하고' 돌아간다. 생각보다 쉽게 망하지도 않고, 망한다 해도 모든 고통은 근로자에게 돌아갈 뿐이다.


저런 정말 무능이 통통 튀는 상사와 일을 하게 되면 답은 한 가지다. 업무범위를 스스로 만들어서, 상사가 직접적으로 자신에게 업무를 넘기거나 쓸데없는 일을 시키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상사와 좀 더 친근하게 이야기를 하면서 친분을 다질 필요도 전혀 없다. 다만 다투지 않고 적절한 거리를 유지 한채 말을 섞지 않는 것이 제일 좋다. 이 정도로 무능하기만 한 상사는 고지식한 모습을 보이지도 못할뿐더러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모르기 때문에 업무범위를 정해서 업무상의 거리를 두는 것은 쉽다. 어느 정도 적당히 거리가 벌려지면 '나'는 어렵기 때문에 쓸데없이 말을 섞거나 일을 미루려고 하지 않는다. 괜히 얽혀서 업무적인 스트레스받지 말고 최대한 멀어 지자. 내가 먼저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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