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ter the question, better the answer
알고 보니 아주 유명한 (그리고 방송한 지 10년이나 된) 프로그램이었는데, 저는 지난주에 처음 알았습니다.
그래서 좀 민망하긴 하지만, 그래도 소개합니다. 정확한 청취율까지는 확인 못했지만, 저처럼 몰랐던 분들도 계실 테니까요. (해당 프로그램 청취율이 궁금해서 검색을 좀 해보니, 매분기 '한국리서치'라는 곳에서 라디오 청취율 조사를 진행하는데, 이 조사 리포트 전문을 찾지는 못했고, 어느 프로그램이 1위 했는지만 크게 기사가 나더군요. 요즘 시대에 전화 여론조사를 신뢰하는 분이 많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대충 분위기는 볼 수 있으니까요. 아무튼 이 프로그램 청취율이 3위 안에는 못 드는 것 같으니, 그래도 소개하는 의미가 있지 않겠습니까. 참고로 저는 팟캐스트로 듣기는 합니다만.)
지난 10년 동안, 존재도 몰랐던 프로그램을 그러니까 어떻게 알게 됐냐면, 순전히 우연한 기회였습니다. 얼마 전에 회사를 옮겨서, 요즘 출근을 택시로 할 때가 많은데, 출근길 택시 안에서 들었습니다. (저도 대중교통으로 가고 싶은 마음 굴뚝같으나, 택시로 가면 15분, 지하철로 가면 55분이라, 도저히 아침에 지하철역으로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습니다. 그래도 퇴근은 지하철로 합니다.) 무슨 주파수인 줄도 모르고 그냥 창밖을 구경하면서 가고 있는데, 얼핏 얼핏 귀에 들리는 라디오에 계속 집중이 되더군요. 집중하게 되었던 포인트는 진행자님의 질문이었습니다. 30분가량 진행되는 1부(이 프로는 오전 8시 반에 30분가량 방송하고, 11시에 다시 1시간가량 또 방송을 합니다. 재밌죠?)에서는 전날의 주요 뉴스를 고정 패널 3분이 소개하고, 시청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질문을 진행자(이진우 기자님)님이 하는데, 이 질문이 아주 깔끔하면서도 적절합니다. 제가 옮긴 회사의 비전을 설명하는 문장 중에 '좋은 질문이 좋은 답을 만든다'(Better the question, better the answer)가 있는데, 진행자님의 질문이 적절한 예가 아닐까 합니다.
패널의 주제 설명을 듣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런 법을 그래서 왜 만든 거야?'라든가, '그래서 뭐가 바뀌는 건데' 같은 궁금증이 떠오르는데, 정확한 타이밍에 그런 질문을 해주시거든요. 뭐 그게 그렇게 대단한 거냐, 진행자의 역할이 그거고, 미리 다 논의한 주제일 텐데 그렇게 묻는 게 당연하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제가 그렇게 많은 라디오 프로나 팟캐스트를 듣는 건 아니지만) 생각보다 그런 진행자 찾기 어렵습니다. 좋은 질문을 하는 건 아무래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결론은, 이 라디오 프로 꽤 도움이 되고, 요즘 이슈인 내용을 잘 짚어줘서 좋으니, 출근길에라도 혹은 퇴근길에라도 다시 듣기로 들어보십시오, 하는 소개글이었는데, 또 주절주절 말이 길어졌습니다. 이만 마치겠습니다. (해당 프로그램은 95.9 MHz MBC 표준 FM에서 8시 반-9시/11시-12시에, 그리고 MBC mini 다시 듣기, 팟캐스트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마무리하니 공식적인 소개글 같군요.) 아, 그리고 택시 기사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좋은 프로 알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