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간MD Jun 19. 2020

[월간책방] 회사다니기 정답은 뭘까?

김민식 PD님 특별전 (나는 질 때마다 이기는 법을 배웠다 외 2권)

회사 다니기 정답은 뭘까요?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회사를 다니지만, 뚜렷한 답을 못찾다 보니(저도 마찬가지고요), 저 같이 이런 글 쓰는 사람도 많아지는 거겠죠. 이번 글은 MBC 김민식 PD님 특별전인데요. 여러 책을 쓰셨고, 저도 벌써 3권이나 읽었더라고요. 위에 세 권 중 한 권을 빼고는 사실 메인주제가 회사는 아닙니다만, 저에게는 회사생활 지침서 같은 책들입니다.


본격적으로 책을 쓰시기 전에 외부강연에서 PD님을 처음 뵈었습니다. 아마 12년도 파업을 지난 다음 해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파업을 겪으며 꽤 많은 직원분들이 MBC를 떠난 것을 보았고, 다른 곳으로 옮겨서 잘 지내시는 분들도 보았던 터라, 왜 아직 회사에 남아계시는지 궁금해서 제가 여쭤봤습니다. PD님은 왜 MBC를 떠나지 않으셨습니까?


딱히 기대했던 답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PD님의 답변은 좀 의외였습니다. 본인은 회사를 너무 좋아하시기 때문에 나가시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MBC라는 좋은 회사를 지켜야 되기 때문에 계속 다녀야 한다고 얘기하셨습니다. 파업을 주도 했다는 이유로 16년 넘게 다닌 회사로부터 온갖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분의 입에서 나올 거라고는 생각 못한 대답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안다녀 봐서 얼마나 좋은지도 모르고.) 궁금해서 계속 지켜보고 책도 사봤던 것 같습니다. 그 사이에 쓴 책들에 PD님의 그러한 생각과 행동이 드러납니다. 힘든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투쟁도 했다가, 여행도 했다가, 영어 공부도 했다가, 또 그걸 글로도 썼다가 그렇게 지내시더군요.


이런 투쟁사(?)를 읽다보면, 그럼 나는 어떻게 하지? 하는 생각이 자연스레 듭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제 고민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그런 힘든 과정을 거쳐서 지켜낼 만큼 이 회사는 가치있는 곳인지. 내가 그걸 감내할 정도의 깜냥은 되는지. 지켜내면 지켜지기는 하는건지. 고민만 하고 행동은 안하는 저 같은 사람을 보면 저도 아마 고민하지 말고 일단 행동에 옮기라고 말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정말 고민만 많은 우유부단의 아이콘입니다.)


어쩌면, (아니 어쩌면은 아니고 사실 그래서 입니다) 브런치에 이렇게 끄적이는 것도 우유부단한 제 나름의 행동양식입니다. 아, 회사를 지켜내기엔, 회사를 버리기엔, 겁이 난다. 뭐라도 하자. 고민만 하고 아무 것도 안하는 것 보단, 고민이랑 딱히 상관은 없어도 뭐라도 하자. 이게 제 최근의 결론입니다. (그리고 지금 제가 뚜렷이 할 일도 없는 참입니다.) 김민식 PD님도 아마 그렇게 글을 쓰기 시작하신 것 같고, 지금은 MBC 사장님이 되신 박성제 전 MBC 해직기자님도 아마 그렇게 스피커를 만들기 시작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 분들을 보고 싸우자, 뛰쳐나가자, 지켜내자 하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건 좀 겁나니까) 일단 저는 뭐라도 하자고 결론 내렸습니다. 그게 100세 인생을 준비하는 제 나름의 방법인 것 같기도 하고요.


글을 쉽게 쓰셔서 술술 잘 읽힙니다. 요즘 저는 ‘매일 아침 써봤니?’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저처럼 회사생활 고민이신 분 끌리는 책부터 한 번 읽어보시죠.


이전 04화 [월간책방] Factfulness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