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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파이터로 같이 노는 38살 차이 부자

by B디자이너 지미박 Mar 02. 2025

필자는 X세대다.


사실 어디서 정한 건지 모르는 밀레니얼 출생연도 기준으론 끝자락에 있긴 하다.


하지만 X세대라고 표현하는 게 왠지 마음이 편하다. 실제로 X세대 삶을 살았으니까.


옛날 옛적에 운운하려는 건 아니고,

필자가 어렸을 때 정말 센세이션을 일으킨 ‘스트리트 파이터’ 게임을 언급하려 하기 위해 꺼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오락실에 새로 들어온 신상 게임, 스트리크 파이터는 조작 버튼부터 충격 그 자체였다.


당시 갤러그, 보글보글, 원더보이 등등이 오락실에서 성행할 땐 보통 버튼이 2~3개가 전부였는데 (그나마 하나는 동전 넣고 시작하는 버튼으로 기억)

스트리트 파이터는 무려 6개나 있었고, 심지어 처음 플레이했을 때 친구한테 이거 점프 버튼이 뭐냐고 물어봤는데, 조이스틱을 위로 올리기만 하면 된다는 설명에 또 한 번 놀랐던 기억이 있다.


그만큼 스트리트 파이터는 오락실에서 추억을 쌓았던 우리 X세대들에겐 기념비적인 게임이었다.



그런 스트리트 파이터를 약 30년이 지나 7살 아들과 하고 있다.



집에 추억의 오락기가 있는 덕분에 아들 녀석과 1945(?) 전투기 게임은 많이 했는데 (게임 종류가 9백여 개가 넘는데 주로 전투기 게임만 함)


며칠 전 스트리트 파이터를 발견하고 처음으로 아들 녀석과 같이 플레이를 했다.


역시나 어릴 적 내가 버튼 6개를 신기해하고, 점프 버튼 대신 조이스틱을 올리기만 하면 되고, 공격을

막는 건 뒤로하기만 하면 된다는 걸 놀라워했던 것처럼 아들도 같은 반응이었다.


그리고 류와 캔을 플레이하면 장풍이 나가는 걸 정말 신기해하더라.


아주 신나서 게임이 끝나고도 계속 “아뵤겐! 아죠겐 한다. 어쩜 이리 어릴 적 내 모습과 똑같을까.


^^


문득 게임 하나로,

약 30년이 넘는 아주 긴 시간, 세대를 넘어 부자가 하나의 고전 게임으로 교감하는 게 참 신비롭게 느껴진다.


아, 물론 아들 녀석이 지면 울고불고 난리가 난다. 경력 30년(?) 한때 오락실에서 살았던 아빠를 어떻게 이기랴  그래서 조금 일부러 져줘야 한다.


일요일 오전, 아직 TV 동물농장을 보고 있지만 프로그램이 마치면 곧 또 한 판 하자고 할 것 같다.

고전 게임 하나로 부자간 대동단결, 이런 소소하지만 행복한 주말을 충분히 만끽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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