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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익 Dec 26. 2023

드디어 대면수업!!!

긴장과 설렘 속에 아침 일찍 집을 나선 라테.

광역버스를 타고 인덕원 역에서 내려.

학교 셔틀 정류장으로 걸어갔다.

저만치 대학생들이 쭈욱 줄을 서 있었다


이때부터 심장이 뛰기 시작.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무심한 척 ㅎ 줄의 맨 끝에 가서 섰다.

학생들이 흘끗 라테를 본다.;;

모르쇠 하고 그냥 서 있었다.;

라테의 뒤로 줄이 길어진다.

뒤퉁수에 불이 난 것만 같다..--;


수시 시험날에 경험하긴 했지만

스무 살들의 행렬 중에

혼자 끼어 선  50대의 기분은

매번 유체이탈 현상을 동반한다...ㅠㅠ

셔틀버스는 금세 학교에 도착했다.

수시 때의  트라우마가 있는지라

 주춤주춤  교문 안으로 들어섰다.


헛?? 무사통과! 휴우..


셔틀 타는 것부터

교문통과, 강의실 입장까지

미션 임파서블 or 게임 퀘스트 깨부수는 심정인 상황.


캠퍼스 중앙으로 쭈욱 난 봄날의 캠퍼스를

런어웨이 행진하는 50대 라테쑈 ;; 너낌으로다 ㅋ

 관통하며 걸어가는 라테..


그 와중에

막 꽃이 피기 시작한 파릇파릇한 4월,

모락산 자락 바로 밑에 자리한 캠퍼스와

삼삼오오 작업을 하는 학생들의 풋풋함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

잔디밭에선 학생들이

돗자리 위에 앉아 노트북을 두드리고 있다.


맞아!  캠퍼스의 낭만이란 저런 거지^^


그런데  그 학생들이 라테를 향해 ㅡ

크게 손을   흔든다.


뭐지?? 나한테 그러는 건가?.. 설마..


" 라테님! 안녕하세요?!!!"


라테 둥절하고 있는데 학생들이 소리를 지르며

폴짝폴짝  달려온다.


*정말 뵙고 싶었어요!!!


“아니, 나를 알아요??..."


부끄러운 맘에 얼굴이 빨개진다.


"그럼요 당연히 알죠.  수시 때 뵀어요.

도전하시는 게 너무  멋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아직 시간 많아요. 같이 들어가 용!!! "


세상에.. 이렇게 사랑스러운 친구들이라니...

혜린이와 하영이!!!


시종일관 낮은 포복으로 기어가고 있던;; 마음이

순식간에 4월의 햇살처럼 따스해진다…


*라테를 향해 먼저 손을 흔들어준 고마운 혜린이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요. 너무 많아서 행복해요. 무엇이든 다 도전해 볼 거예요!

둘이서 의류 브랜드도 만들기로 했어요! “


맑고 투명한 눈빛으로 전하는 말들..

세상과 자신을 향한 어떤 의심도 없는.

버거울 정도로 아름다운 시선…


세상을 향한 불안과 두려움에 무너졌던

지난날이 떠오르며

그때와는 완전히 다른 어여쁜 세계로 온  것 같은 라테.

꿈같은 시간은 금세 흘러 드디어 강의실로 입장한다.


널찍한 강의실 안에 학생들이  가득하다.

이게 바로, 디지털 강의실이 아닌 현실 강의실.


다들 팀끼리 모여 앉아 곧 있을 발표준비로 분주하다.

우리 팀만... 그러니까  선배만 오지 않았다.

안 그래도 눈에 띄는 라테인데..

복학생들까지 40명 가까이 되는 대학생들 사이에

홀로 앉아 있으려니...

그냥 다 포기하고 다시 집으로 가고 싶은 ㅠ

연신 카톡을 보낸다.


"선배 어디예요?? 곧 수업 시작하는데ㅠㅠ”


선배는 또 답이 없고

교수님이 들어오신다.

화면보다 열 배는 미모의 교순 님이시다.

비슷한 연배, 여성이라는 동질감 때문인가

직접 뵈니 너무 반가웠지만

발표 걱정에 사색이 된 라테..


단상 위에선 조교님이

노트북과 프로젝터를 연결하느라 분주하다.


디지털 발표는 맡겨만 달라는 선배의 말만 믿고

공동 노트북을 프로젝터에 연결하는 법은

연습도 안 해본  

50대 라테 —


혹시라도 선배가 안 오면??

설마.. 그럴 리가..


말도 안 되는 상상이 엄습한다..

남편의 사고 때 얻었던 불안장애가

이번에는 선배의 부재 쪽으로 옮겨붙는다.;;


좀 늦는 거겠지.


다들  먼저 발표를 하려고 손을 든다... 라테만 빼고...


 그렇게 한 팀, 두 팀...

동기들의 발표가 도무지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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