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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익 Jan 22. 2024

1학년 첫 중간고사 끝!!!.

교수님이 아니라 죄송합니다.^^:;

*코너속 코너 ^^라테의 웃픈 순간.

mz동기들이 메타 버~얼스.

라고 발음할때

라테는 메타뻐스! 라고 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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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 년 만에 진심 원해서 하게 된 공부...

두 달이 지나자

심각했던 불안은 내려가고 집중력은 올라갔으며

바닥이던 자기 효능감도 조금씩 생겨나고 있었다.

새로운 방식의 자율적인 대학 공부는

처음엔 낯설었지만

하면 할수록 스스로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다.

 

mz 동기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피드백을 받는 것이 가장 큰 공부였고.

그래도 모르면

교수님들께 메일을 보내면

친절한 답 메일로 알려주셨다.

뒤늦게 공부 욕심이 생겨버린 라테 (

가늠하기 힘든  뒷북;)

전공은 물론 교양과목도 나름 열심히 했다.^^;


 *기초 영어

이름은 기초인데 내용은 기초가 아니라 당황했던 라테..

원어민 교포이신 여성 교수님은  

비슷한 연배 셔서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흠잡을 데 없는 수업진행으로

라테도 열공하게 만드셨던,

 멋진  교수님이셨다.


네이버 밴드에 과제 제출법을 헷갈려 실수를 한 뒤

'제가 나이가 많아서

이해력이 많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ㅠㅠ'

좌절하는 라테에게


"오! 그렇지 않아요.

어린 학생들도 같은 실수 정말 많이 해요.

아주 잘하고 계십니다!"

라며  용기를 주셨던 교수님.

칭찬은 라테를 춤추게 하여

새벽 3시든 4시든 영어 공부에 매달렸다.


 드디어 중간고사 날이 왔다.

시작 두 시간 전에 도착한 라테.

시험장소는 우리 과 건물이 아닌

처음 가보는 정보관이었다.

건물 하나 바뀐 것뿐인데 길치가 돼 버린 라테...

 강의실 번호판은 또 왜 이리 작은 건지.(

라테가 노안인 거였는지도..)


겨우 801호를 찾아  강의실 문을 여니 아무도 없다.

서둘러 교탁 앞 맨 앞자리에 앉았다.

맨 앞이니 그나마 눈에 덜 띌 거란 전략을 세운 라테..


기출문제를 요약한  프린트를 꺼내  

뒤적뒤적.. 밑줄 쫙 또 시작..

강의실에서 프린트를 보는 학생은

라테가 유일무이하다.

모두들 아이패드 사용 중...ㅎㅎ

한 명 두 명 들어오기 시작하는 학생들.

다들  뻘쭘한 얼굴로 띄엄띄엄  앉아 있다.


그런데  황급히 라테의 자리로 뛰어오는 남학생.

만면에 웃음을 지으며 우렁찬 목소리로

90도 인사를 한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애니메이션과 아무개인데요  출석체크 부탁드립니다"


조용한 강의실 안에 더 조용해진다..


으헉! 뜨헉...


아마도..

라테가 영어 교수님처럼 중년에  커트머리이고

하필 정장 재킷까지 입고 있어서

교수님으로 오인한 것 같았다.


라테는 강하게 손사래를 친다.


‘죄송한데요... 제가 교수님이 아니라  학생이라서..’


헙!!!!! 죄송합니다!


남학생은 후다닥 사라진다.

몇 초 후 갑자기 빵 터진 라테.... ㅋㅋㅋ

이젠 이런 상황이 스트레스가 아니라

웃기게 된 경지 ㅎㅎ

남학생 덕에 웃음을 참으며 시작한 시험은

공부한 보람을 마구 느끼며 무사히 끝이 났다.



* 예대생을 위한 철학 - 중간고사 후기


열정적인 젊은 교수님께서

서양 현대철학의 굵직한 흐름을 꿰뚫어주셨던

굉장히 재미있게 들었던 강의.


하지만 살인적 시험범위 (

요약본만 a4 약 80장 분량...)에

빨간펜 파란 펜 밑줄 쫙, 돼지꼬리 떙야!

등등 난리를 치며

라테는  밤을 완전히 새우고 말았다.

이번에도 젤 먼저 도착한 라테.

배우 엄기준을 닮으신 교수님께서  

웃으며 인사를 건네신다.


" 저희  어머님께서도 50대에 대학을 가셔서

   대학원까지 졸업하셨어요! "


뭔가 민망하긴 했지만 ㅋㅋㅋ

동기부여가 되는 말씀이 너무 감사했다.

공부하는데 어려우면

언제든 메일 주시라고도 해주신다.


드디어 시험 시작.

친절한 교순 님과

그렇지 못한  시험문제에 질겁하는 라테.


쓰읍...

아우...


밤새 머릿속에 욱여넣은 것들을

어지러이 소환하며

있는 머리, 없는 머리를 굴려 겨우 다 풀었다.

최선을 다했으니 뭐 어쩔 수 없다.


라테는 제일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교순 님께 시험지를 제출하고 목례하고  

강의실을 나온다.

드디어 중간고사가 다 끝났다.


나 진짜 중간고사 다 본 거 맞아??


대학교 1학년 중간고사 마친 것뿐이지만...

디지털 일자무식자로써.

별의별 생쑈를 벌이며  여기까지 온

50대 라테로서는 자신이 왠지 대견했다...ㅠㅠ


모두들 시험의 해방을 즐기러 나간 걸까...

눈부신  오월의 캠퍼스는 한산하기 그지없다.

옛날옛적에…1990년에…

중간고사 끝나는 날은

동기들끼리 뒤풀이도 가고 나이트도 가고 그랬는데..

울 동기들도 오늘 모이지 않을까..

혹시나 나한테도 연락을 주면 좋겠다...

얼핏 그런 생각이 스쳤지만...

그건 과욕, 아니 노욕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하여 중간고사를 다 마친 라테는

총총 캠퍼스를 가로질러.

내적 기쁨이 충만한 발걸음으로 교문을 지났고

모처럼 데리러 온 남편의 차를 향해

걸음을 재촉하는 것이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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