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정은 Jan 01. 2022

우리 가족 첫 나이아가라 폭포 여행

크리스마스 기간동안 집콕만 한게 아쉽다며 남편이 깜짝 여행 준비를 했어요. 언제나 그렇듯 남편은 이미 호텔이며 맛집, 경로 등 다 준비해 두었더라고요. 신혼여행 때부터 지금까지 항상 가족의 모든 여행을 도맡아 준비해주는 다정다감한 남편 덕분에, 그리고 제가 어쩌다 여행을 준비하면 그 여행은 완전 폭망(숙소는 사진과 다르고, 식당은 가면 폐업, 날씨는 또... 아무튼 완전 똥손 ;;;)한 과거 이력 때문에, 저는 항상 여행가서 그저 재밌게 놀고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된답니다. 데헷~


제가 살고 있는 런던에서 나이아가라 폭포까지는 중간의 해밀턴을 거쳐 약 2시간 걸려요. 런던에서 토론토까지도 약 2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더군요. 토론토에는 큰 미술관과 박물관이 있어서 언제 한번 꼭 놀러가보고 싶긴 해요. 참, 토론토 대학은 캐나다에서 대학 종합순위 1등이라네요. 2위와 3위는 브리티쉬 컬럼비아 대학과 맥길 대학이 서로 번갈아 하는 듯 하더라구요.(요전에 빅토리아대학이라고 잘못 쓴걸 정정합니다)

해밀턴 옆 호수는 온타리오호에요. 나이아가라 폭포의 물이 온타리오호로 흘러가는 거지요. 아래쪽 호수는 이리호
나이아가라 폭포를 지나는 검은 실선 보이시나요? 캐나다와 미국 국경선이에요. 런던에서는 미국으로 접근성이 좋은 듯 해요.


나이아가라 지역은 폭포 외에도 아이스 와인으로 유명한 곳이랍니다. 나이아가라 칼리지는 와인제조학과로 유명해요. 관광책자마다 캐나다 아이스 와인은 꼭 마셔봐야 한다고 적혀 있더라구요. 집에 돌아오면서 와이너리 투어를 할까 했다가 이담에 푸릇푸릇할때 가기로 했어요. 12월 크리스마스 주간에는 홀리데이 이벤트라고 와이너리에서 아이스와인 할인행사를 크게 하더라구요. 우리집도 몇 병 주문해서 기다리는 중이에요. 맛이 너무너무 궁금합니다.

드디어 나이아가라 폭포가 있는 동네로 입성!
나이아가라 폭포가 있는 관광지라 그런지 높은 건물이 좀 보였어요
앗! 한국 노래방 발견! 노래방 이름이 KTV이에요. 거긴 한국정책방송국인데 ㅎㅎㅎ 야심만만한 노래방이네요 ㅋ
우리가족은 메리어트 폴스뷰에서 하룻밤 묵기로 했어요. TGI와 아웃백이 호텔건물마다 붙어 있었어요.


나이아가라 폭포는 야경이 멋있고, 밤에 폭죽을 터트리기 때문에 연말연시에 인기가 많다고 해요. 평소에는 금요일 밤 10시에 폭죽을 터트리지만 연말 딱 한주간만 매일밤 불꽃놀이를 해요. 특히 30일-31일에는 호텔 숙박비가 전날보다 두배 이상 비싸서 우리가족은 29-30일로 묵었어요. 이곳은 호텔에서 주차장까지 거리가 좀 되더라고요. 호텔이지만 주차요금이 있어요. 1박2일 기준으로 50불(CAD), 꽤 비싸죠 ㅠ.ㅠ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완연한 메리어트 호텔의 로비, 스타벅스가 입점해 있었어요
방으로 올라가니 정말 폭포 뷰더라구요. 위에서 보는 폭포 광경 너무나 멋있었어요.
18층 높이에서 보는 폭포의 모습이에요. 호텔 직원은 14층을 추천하던데, 우리는 그냥 18층으로 했어요.


점심때가 훌쩍 지나 두시쯤 호텔에 도착했어요. 남편이 검색해 놓은 맛집들은 모두 차를 타고 다운타운 쪽으로 나가야 해서 우리 가족은 그냥 걸어서 갈 수 있는 호텔 근처 식당으로 들어가기로 했어요. 주차장이 멀기도 하고 배도 너무 고팠거든요. TGI와 아웃백이 있어서 찾아갔다가 코로나 때문에 식당 내부에서는 먹을 수 없고 take-out만 가능하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던 아래의 식당에 들어갔어요. 메뉴가 너무 많아 도저히 고르기 어려워서 구글에서 해당 식당을 검색해서 메뉴 사진을 보고 골랐어요.


주문하는 데, 땀이 삐질삐질 나더라구요. 말도 너무 빠르고 발음도 정확하지 않아서 알아듣기 어렵더라구요. 샐러드와 수프를 주문해도 종류가 많아 샐러드는 어떤 샐러드인지, 드레싱은 뭘로 할지, 수프도 어니언~어쩌구, 미트 어쩌구~, 파스타는 맛이 어떻고, 치킨윙 소스는 뭐가 좋으냐 등등 어찌나 디테일하게 묻던지...대강 yes, yes하며 어찌어찌 주문을 마쳤답니다. 그런데 별 기대없이 들어간 식당이었는데 맛은 정말 좋았어요! 다만 시저샐러드와 미트수프는 추천하지 않는걸로...그리고 처음 마셔본 캐나다 맥주! 이렇게 깔끔한 라거라니 제 입맛에 딱이라 완전 뿅 반함요. 집에 좀 쟁여두고 마셔야겠어요 ㅎㅎㅎ

호텔 건너편에 있던 터틀잭, 맛있었어요!
처음 마셔본 캐나다 맥주 몰슨, 끝맛이 깔끔하고 효모향이 풍부한 라거 맥주
(위) 감자, 윙, 립이랑 멕시코 요리는 맛있게 먹었어요. 파스타는 짭조름 (아래) 시저샐러드는 시큼하고, 미트수프는 닝닝해요. 맛 참고~


자아, 배도 부르겠다. 이제 나이아가라 폭포로 go~go!

호텔에서 내려다볼때는 걸어서 금방 갈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걸어서 내려가려면 케이블카처럼 생긴 운반차를 요금내고 이용해야 합니다. 우리 가족은 그냥 차를 타고 나이아가라폴스 주차장으로 갔어요.

주차장을 찾아 내려가는 길
폭포 근처에 있는 기념품가게와 식당가인데 이곳에 화장실이 있어요. 아이들과 여행다닐땐 화장실 위치부터 파악해둬요.
폭포 옆으로 길게 인도를 따라 구경하도록 되어 있더라구요
저 뒤에 다리 보이시나요? 저길 건너면 미국이라고 하네요~
폭포 바로 앞에는 고풍스러운 느낌의 건물의 visitor center가 있어요. 이곳에도 식당이 있어요.
장엄한 폭포의 자태에 모두들 사진 찍느라 정신 없었어요.


폭포를 다 구경한 후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으니 기념품 가게도 들려보아요.


참 나이아가라 폭포 주차장도 주차요금이 있어요. 기계로 셀프정산해요. 누가 지켜보지 않으니 슬쩍 가도 될 것 같은 분위기지만 아이들에게 공공도덕의 모범을 보여야겠죠.


주차료 정산기계와 주차료(1시간에 약 9,400원)


메리어트 호텔은 밤 11시까지 수영장 이용이 가능해서 오랜만에 아이들과 수영을 했어요. 수영장 규모는 크지 않고 탈의실은 1개, 라커룸도 1개라 남녀구분없이 써야해서 불편함이 있긴 한데 마침 우리 가족뿐이라 편하게 옷도 갈아입고, 코로나 걱정없이 마음껏 놀았어요. 수영장 물은 약간 차가웠지만 웜풀이 별도로 있어 수시로 들어가 체온을 보호했어요. 풀의 수위는 어른 키 기준으로 가슴높이까지 오더군요.


아이들과 신나게 수영했어요.


실컷 놀고 방에 들어왔더니 배가 고파왔어요. 오랜만에 수영을 해서 다들 기진맥진한 상태라 음식점이 있는 다운타운으로 나가기 힘들어 남편이 근처 편의점에서 샌드위치를 사다 주어 간단히 요기했어요.

둘째가 다같이 베그(베틀 그라운드)를 하자고 졸라 침대에 누워 온가족이 온라인 총싸움을 했네요. 저도 드디어 최고 3kill 까지 실력이 조금 늘었어요. ㅎㅎㅎ


따듯한 호텔방에 누워 있었더니 저는 어느새 꾸벅꾸벅 졸고 있더라구요. 10시 불꽃놀이 보려고 간신히 졸음을 참고 기다렸네요. 기다린만큼 폭죽이 터지는 나이아가라폭포는 너무 너무 예뻤답니다.

앗! 창가에 유령? 둘째 얼굴이 창에 비쳐 꼭 심령사진처럼 나왔네요 ㅎㅎㅎ
불꽃놀이는 5분간 했어요. 너무 예쁜 광경이었답니다.



다음날 아침은 호텔에서 조식을 먹었어요. 음식 종류는 다양하진 않았어요. 하지만 아침이라 그럭저럭 먹을만 하지요. 다만 접시가 별로 깨끗하지 않아서 잘 보고 골라야 했어요. 전 개인적으로 커피와 오믈렛이 제일 맛있었어요. 아 시나몬 롤빵도 맛있었구요. 커피에 크림과 슈가를 꼭 넣어 드시길 강추해요. 캐나다 우유는 커피와 정말 잘 어울려요~


캐나다는 팁 문화가 있어서 전체 요금의 10~15프로 팁을 추가 계산해야 합니다. 우리 가족을 서브한 웨이트리스 매리언이 너무나 살갑게 대해주어 남편이 15프로로 냉큼 계산해주네요. 잘했어 울남편~♡

오믈렛은 어느 호텔이든 다 맛있게 만드는 듯
햄은 추천, 소시지는 비추천(엄청 짭니다), 와플에 생크림과 메이플 시럽은 강추!
둘째가 인공지능 맛이라 평가한 캐나다 두유, 과연 마셔보니 진짜 인공지능 맛이었다는요 -.-


아침먹고 잠시 숙소에서 쉰 후 체크아웃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온타리오 호수를 잠깐 구경했어요. 굉장히 넓고 푸르러서 꼭 바다처럼 보였답니다. 호숫가 주변으로 개인 집과 마을이 주욱 둘러쳐져 있었어요. 바람이 많이 불어 조금 춥기도 했지만, 창가로 이런 뷰가 보인다면 정말 끝내줄 것 같네요. 캐나다에서 가본 첫 가족여행, 짧긴 했지만 아쉬움 없이 즐겁게 보내다 왔어요. 캐나다의 자연이 참 아름다워 빨리 따듯한 봄이 와서 캠핑 다니고 싶네요~~

흐린 날이지만 옥빛의 물결이 아름다웠던 온타리오 호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