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블망원경이 찍은 우주의 아름다운 성운의 모습을 볼 때면 ‘I origin(아이 오리진)’이라는 영화의 오프닝이 저절로 떠오른다.
영화가 시작할 때 형형색색의 수많은 성운과 성단들의 아름다운 모습이 장엄하게 펼쳐지는데 그 모습 그대로 사람의 눈으로 바뀐다. 정말, 우주를 그대로 눈의 홍채에 담은 것이 아닌가 착각이 들기도 한다.
눈은 영혼의 창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로구나.
사람에게 정말 영혼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그 존재를 형상화한다면
딱 우주처럼 생기지 않았을까?
영화에서 주인공은 얼굴을 모두 가리고 눈만 보이는 한 여인에게 마음을 빼앗기지만 이름도, 연락처도 모른 채 헤어지게 된다. 그리고 우연히 똑같은 눈을 커다란 광고판에서 보게 되고 결국에는 그 눈의 주인공을 찾아내 서로 깊이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그러다가 주인공은 사랑하는 여인을 불의의 사고로 잃게 되고, 몇 년이 흐른 후 똑같은 눈을 가진 소녀를 발견하고 그 소녀가 몇 년 전 죽은 애인의 환생이라고 확신하게 된다. 환생하여 다른 모습을 가지게 되더라도 눈은 똑같다는 것이다.
영화의 제목의 ‘I’는 ‘나’라는 의미도 있지만 동음이의어로 ‘눈’을 뜻하는 ‘eye’이기도 하다.
영화에서 눈은 우주를 담고 있었다. 또, 눈은 전생과 후생을 연결하는 통로이기도 했다.
우주는 모든 것의 기원이면서 동시에 한 사람의 영혼으로 눈 속에 응축되어 있다는 의미일까?
(다큐멘터리 '허블'도, BTS의 DNA라는 노래의 뮤직비디오도 도입부가 영화와 비슷한데, 아마도 이 영화에서 착안하지 않았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