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가 어려운 아이들 3(친구가 없어요 1)
친구가 없어요
부모님들은 자녀가 “친구가 없어요”라고 말하면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습니다. 우리 아이가 친구들에게 괴롭힘이나 따돌림을 당하고 있지는 않은지도 걱정입니다. 부모님 세대에는 한 반에 학생들이 많아서 그 속에서 자신과 취향이 맞는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한 반에 학생이 적고,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다 보니 특별한 이유 없이도 친구를 사귀는데 어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부모님은 “친구가 없으면 어때. 네가 공부를 잘하면 친구들이 먼저 다가올 거야”라고 조언하기도 합니다. 청소년기에 또래 관계는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복잡하고 중요해서 친구의 존재 유무만으로도 학업 중단의 위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같은 반에 친구가 없어요
진욱이의 담임교사는 새 학기가 시작되자마자 진욱이의 상담을 의뢰했습니다. 진욱이가 반에 친구가 없어서 학교에 오기 어려워한다고 했습니다. 진욱이는 상담 목표를 묻는 질문에 같은 반에 친구가 없으니 친구가 있는 다른 반으로 바꾸어달라고 했습니다. 그 외에는 원하는 것이 없다고 했습니다. 학교에서 반 교체는 학교폭력과 같은 구체적인 사항이 있을 때 절차를 거쳐서 이루어집니다. 상담이 학생의 어려움을 살펴서 함께 해결해 나가는 일이지만 할 수 없는 일을 원할 경우 도울 방법이 없습니다.
친구란 무엇일까요? 오은영 박사는 SBS [가로 채널]에서 같은 반 친구에 대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같은 반 아이들은 등교부터 하교까지 생활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에요. 그런데 친구는 친한 사람을 친구라 해요. 영어의 단어로 표현하자면 같은 반 아이들은 classmate에요. 친구는 friend에요. classmate가 friend가 같은 개념을 아니에요. 물론 친하게 지내면 좋죠. 정말 안 맞는 아이가 있어요. 그러면 꼭 친하게 지낼 필요가 없다고 하는 게 맞아요”
저 역시 친구가 없어서 고민인 학생들에게 오은영 박사님이 하신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학생들은 꼭 같은 반에 친한 친구가 있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물론 같은 반에 친한 친구가 있으면 학교생활이 더 즐거워집니다. 그러나 다른 반에 친구가 있거나, 다른 학교에 친구가 있어도 괜찮습니다. 혹은 특별히 친한 친구는 없지만 학교 내에서 두루두루 다른 학생들과 편안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면 그것도 괜찮습니다.
사이토 다카시는 [10대를 위한 관계수업]이라는 책에서 평생 나를 지탱할 세 가지 관계 기술을 “마음에 맞는 친구를 만드는 힘, 마음에 맞지 않는 상대와도 잘 지내는 힘, 혼자 있는 것을 즐기는 힘”이라고 설명합니다.
학교에서 친구 관계가 나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친구일수록 친구 관계로 인해서 더 많은 어려움을 느끼고 그로 인해 학업을 중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음에 맞는 친구도 있지만 마음에 맞지 않은 상대와도 잘 지내고 때로는 혼자 있는 것도 즐길 줄 알아야 어떠한 상황에서도 안정되게 지낼 수 있습니다.
일러두기
이 글의 사례는 개인의 사례가 아니며 청소년들의 보편적인 상황들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일부 설정은 각색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사진 출처 :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