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5 수상행식 역부여시 (受想行識 亦復如是)
‘색이 공이고 공이 색이다’에 그치지 않는다. 나를 구성한다고 일컫는 물리적 육체(색色) 외 나머지, 즉 느낌(수受), 지각(상想), 의지(행行), 의식(식識) 또한 모두 이와 같다.
‘수즉시공 공즉시수, 상즉시공 공즉시상, 행즉시공 공즉시행, 식즉시공 공즉시식’을 ‘색즉시공 공즉시색’에 이어 ‘수상행식 역부역시(受想行識 亦復如是)’로 압축한다. 이래서 반야심경은 한 글자 한 글자 놓칠 수 없다.
내 생각의 모든 것 – 느낌, 지각, 의지, 의식이 모두 자생적이지 않다. 독립적 자성일 수가 없다. 그것이 그것이기 위해서는 그것 아닌 모든 것들이 만나 이루어졌기에 임시로 그것이라 부를 뿐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연기가합(緣起加合), 공(空).
이제는 몸도 마음도 나라고 할 수 없게 된다. 내 것이라 할 것도, 나라도 할 것도 없게 된다.
이제는 내가 아닌 것이 없게 된다. 세상 모든 것이 나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