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023 무고집멸도 (無苦集滅道)

by 동사로 살어리랏다

붓다는 고집멸도(苦集滅道) - 고통임을 알고(고) 고통의 원인이 집착임을 깨달아(집) 집착에 의해 일어난 번뇌를 없애(멸) 열반에 이른다(도)는 4가지 성스러운 진리, 사성제(四聖諦)를 설하셨다. 붓다 말씀의 진수이자, 불교의 핵심 교리다.


그런데, 반야심경 절정에 이르러 이 또 무슨 파천황인가!


고집멸도, 그것 또한 없다(무고집멸도 無苦集滅道).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스승을 만나면 스승을 죽여라.


살불살조(殺佛殺祖)! 임제(臨濟) 스님은 수행을 하다 부처를 만나면 망설이지 말고 그 부처를 죽이라 한다.


바로 이거다! 바로 이 지점에서 나는 붓다와 반야심경에 기어이 무릎 꿇는다. 불교는 자기를 불태운다. 자기를 죽인다. 숭고한 자기희생? 아니다! 무아(無我)이기 때문이다. 불(佛)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나를 따르지 말라! 아공(我空)이고 법공(法空)이기기에 추종(追從)이란 있을 수 없다. 필요치 않다. 그 무엇에도,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말고, 자기 스스로 마음의 등불을 밝히고 진리의 등불에 의지하라(자등명법등명 自燈明法燈明).


진리로부터 자유로워야 진리이고, 금지를 금지해야 진리인 것이다.


동사로 살어리랏다.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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