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외로워해

011 주말

주말 밤, 과히 배달의 민족이다. 온통 축제라도 벌이나?


정신없이 이리 뛰고 저리 달리던 중, 경사가 족히 30도는 됨직한 오르막길을 100여 미터는 타고 올라 겨우 찾았다. 몸을 옆으로 돌려야만 오를 수 있는 좁은 계단이 있는 다가구 주택. 계단을 밝히는 불빛도 없다.


‘3층 이랬는데, 여기가 3층이야, 2층이야? 다시 내려갔다 올라와야 하나? 에잇 모르겠다.’

똑똑똑!


계집아이 하나가 달그락 문을 연다. 자그맣다. 꾀죄죄하다. 이불, 옷, 고스란히 쌓여있는 설거지 거리들이 마구 뒤엉킨 단칸방에서 냉기가 확 쏟아져 나온다. 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아이의 손에 떡볶이를 쥐어주고 돌아 내려오는 계단이 흔들렸다.


바이크 시동을 켰다. 아래엔 화려한 불빛, 머리 위엔 반짝이는 별 하나, 그리고 아이의 깊고 맑은 눈이 뒤엉킨 주말 밤.


‘아이야, 조금만 외로워해’


유독 잊히지 않는 배달이었다.




20211011_정리해야할것이아니라없애야할것.jpg #난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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