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에 대하여
영화 소개
최근 이 두 영화를 아름다운 사람들과 봤는데 이게 '사랑'이다. 내가 생각하는 '사랑'. 다름을 받아들이는 것.
와일드 로봇은 내 시각으로 봤을때, 완전한 이방인(로봇 로즈)이 고인물들(야생의 동물들) 사이에 섞이는 내용이다. 내가 이 개떡같은 회사에 왔을 때, 지금은 손절한 개같은 인간관계들을 붙잡겠다고 어떻게든 그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모습을 보여주려 용을 썼을 때가 떠올라서 상당히 몰입하게 됐다.
대도시의 사랑법도 도저히 한국적인 문화에 섞일 수 없는 두 사람이 동맹을 맺고 함께 살아가는 내용이다. 다름을 도저히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열등하게 쳐내려야 직성이 풀리는 꼴통들, 어딜가나 꼴통은 있지만, 한국 사는 사람들은 특히나 많이 접했을 거다. 워낙에 남한테 관심이 많은 민족이라. 남에 대한 이해도 낮고. 타인을 자기 잣대로 판단해버리는 무례함을 학습하며 살아온 민족.
두 영화의 공통점 1 소설 원작
소설원작인 영화는 스토리라인 하나는 믿고 봐도 된다 생각하는데, 역시! 이야기 구성이 탄탄해서 설득력도 좋고 몰입도 잘됐다.
두 영화의 공통점 2 특별함
특별함이 평범함에 어떻게 섞일 수 있는지. 재밌는건 두 영화 모두 일단 유별난 주인공들이 평범한 걸 따라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나온다는 거다. 하지만 결국은 어떻게 되게? 생긴대로 살게된다. 자신을 꾸며내고서는 살 수가 없다. 나도 그랬다. 결국은 '나'로 살아야 행복하고, '내 방식'대로 살아야 문제도 해결되는 마법.
와일드 로봇의 로봇 로즈와 아기 기러기 브라이트빌도, 대도시의 사랑법의 재희와 흥수도, 모두 본인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다. 당연하다. 다르다는 건 본인이 훨씬 잘 안다. 아, 내가 다르구나. 남들은 저러는데, 나는 왜 이러지? 내가 이상한가?
두 영화의 차이점: 문제해결 접근방식
애니메이션인 와일드로봇은 순하게 접근한다. 남을 해치면 안되는 프로그래밍이 되어 있어서 더 그렇다. 처음엔 학습도 해보고, 그러다 흉내도 내보고, 도움도 줘보고.
대도시의 사랑법은 좀 더 날것이다. 욕하고 지랄한다. 그러다 더 상처받고 숨고 똑같이 지낸다.
그러다 두 영화 모두 각성. 그건 감춘다고 감춰지는 게 아니거든.
와일드 로봇은 화합으로, 대도시의 사랑법은 맞는 사람들끼리의 행복으로.
아무래도 아이들 보는 와일드로봇은 화합을 엔딩으로 함으로써, 우리가 계속 지향해야하는 대의와 이상을 보여주고 방향을 제시했다. 교육적인 측면이 강하다.
반면 대도시의 사랑법은 현실적이라 좀 더 즐기기 좋은 것 같다. 하지만 굉장히 현실적인만큼 느끼는 것도 큰. 특히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많이 와닿을 것 같은 내용들.
+
OST도 좋아서 여운을 노래 들으며 길게 가져가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