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는 지졌다
뻥뻥 뚫린 속을 지지고 지졌더니 피부조직들이 엉겨붙어 구멍을 메웠다.
이 지옥같은 시기에 지옥같은 곳에서 심장이 뜨거운 느낌을 간헐적으로 느끼곤 했었다.
이게 홧병일까..
나는 발산을 하지 않으면 살기 힘든 사람 같다.
한국이 표현의 자유(외적 표현)가 이토록 억압될 줄 누가 알았을까. 답답해서 못 살겠다. 그래서 이리 씨부리는 거다. 그럼 좀 낫거든. 아무나 보면 더 좋고.
근데 어쩌겠어.
한국은 이미.. 이미 거대한 정신병원이다. 나도 환자고.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잃어버렸거나, 기본 개념을 숙지하지 못한 채로 업데이트를 하는 혼돈의 세상.. 뭐 전세계가 다 마찬가지이긴 하지..
발산하고 나면 일시적으로 공허해진다. 공허하다는 감각은 차가움에 가까운데 그게 나를 좀 숨쉬게 해주는 듯하다. 무조건 차가운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다.
구멍이 뻥뻥 뚫려서 사랑과 웃음과 희망을 잃었는데, 어떻게든 그것들을 담아도 새어나가서 그걸 막고자 구멍을 지져버렸다.
돈도, 감정도, 생각도, 기억도 모든 것이 밑빠진 독에 물붓는 인생이었다. 더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다. 새는 곳을 막아야했다. 어디가 새는지 알아야 했다. 그게 살면서 겪어본 가장 폐쇄적인 이곳에서 확연히 보였다. 슬픈건 그 구멍들이 이제 어떠한 트라우마로 막이 쳐져있는 거다. 이건 당연히 건강하지 못하다. 어쩌면 평생 가져가야 할 방어기제가 생긴거다.
솔직히 괴롭힘 당하기 전으로 절대 돌아갈 수가 없다. 밝은 척하는 걸로 기분을 끌어올리는 것도 이젠 안 된다.
엄마와 언니의 폭언, 친구라고 생각했던 대학사람들의 음해,질투,멸시,조롱. 면전에다 대고 악의를 잔뜩 가진 채로 니가 연예인이냐, 니가 뭐냐며 지랄했던 사람, 악의를 잔뜩 가진 채로 아래턱을 쓰다듬었던 사람, 그 광경을 보고 놀란 눈을 하고도 모른 척하던 사람. 나를 개 취급 하던 사람. 열심히 잘 살고 있는 나를 질투하며 까내렸던 사람. 기어코 망가지니까 그제야 도와주는 사람들. 그 마음은 깨끗한 마음이 아니다. 내가 열심히 살 때도 도와줬어야 깨끗한 마음이지.
내가 진짜 어이없는 건 나는 내가 하고 싶어서 한 거고, 그걸 잘 했을 뿐인데, 내가 '사랑받고싶어서' 그런 줄 알고 악의를 가지고 상처를 주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거다. 그러니까 질투다. 근데 난 사랑받고 싶어서 그런 적 없다ㅋㅋㅋ 암울했던 가정사 덕분에 사랑엔 책임이 따른다는 걸 너무 알거든. 그냥 남 기분 좋게 해주면 나도 기분 좋았을 뿐이다. 내 표현력, 내 밝아보이는 외면이 그렇게 오해를 산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사랑을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에 사랑 같아 보이는 게 있나봐. 그래서 그냥 나를 버렸다. 감당하기 힘든 특성이다. 생각해보면 전부 외로움을 많이 타거나 외로운 사람들의 타겟이 됐던 것 같다. 난 별로 외로움을 안 타고, 누가 있든 없든 똑같고 상당히 독립적이다. 난 항상 나의 문제 때문에 기분이 움직이지, 타인에 의해 기분이 좌우되지 않는다. 저딴 식으로 악의를 잔뜩 가지고 공격하는 경우를 제외하곤. 그래서 저랬나? 개자식들. 본인을 사랑할 줄 알아야 남을 사랑한다는 게 정말 맞는 말이라니까.. 본인을 제대로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진짜 드물어.. 외롭고 심심한 사람들 풀에 그만 있어야겠다. 각자 바쁘고 각자 삶을 잘 살아내고 서로 윈윈하고 그 환경.. 난 그 환경을 기억한다. 내가 날아다닐 수 있었던 환경. 서로 기분 건드리지 않고 각자 빨리빨리해야 각자 자유가 생기는 걸 아는 그 상식적인 환경.. 자기 거나 제대로하고 남의 거엔 ㅈ도 관심없는 사람들.. 그런 곳으로 가야된다.. 확실히 알았음..
말단 9급을 조지겠다고 지랄났던 5급사무관 두명과 6급 팀장 두명. 조용히 다니는 나를 개무시했던 아랫직급 사람들. 그리고 평화유지를 빙자한 방관자들. 방관자들... 난 방관자들이 제일 싫다. 자기들이 대단히 착하신 줄 알지. 그 위선이 역겨워 미쳐버리겠다. 그 분위기를 조장하는 건 이들이다. 입다물고 눈치보고 아무것도 안하지. 누가봐도 옳지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본인 안위가 제일 중요해서. 그러면서 뒤로 공감만 해줌ㅋㅋㅋㅋㅋㅋ 이게 제일 역겨운 포인트인데, 아무런 힘이 안 되는데 지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거든ㅋㅋㅋㅋㅋㅋ 도와주려면 상대의 니즈를 파악해서 실질적으로 도와야지. 그냥 지가 하고 싶은 걸 해ㅋㅋㅋ
나중에 알았다. 저것들이 나르시스트라는 거. 지 딴에는 지가 착한 거야. ㅋㅋㅋㅋㅋㅋ 받는 게 당연한 사람들이 싫다. 근데 저런 사람들이 한국인 대다수다. 진짜 존나 토나옴. 그래서 난 한국을 사랑할 수가 없다. 한국문화에 절여진 한국인은 숨이 막힌다. 저런 사람들이면 차라리 서양처럼 개인주의여야 하는데 이상하게 집단주의랑 섞여서 길들이고 난리났음.
그래도 공무원이라는 직업은 정말 여러모로 내 가슴 속 구멍을 메우기 좋은 직업이었다. 한 번 해주면 계속 해달라하고, 점점 그게 당연한 게 되고, 그걸 잘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자동화하는 게 아니라 사람을 뜯어먹는다. 서비스는 당연한 게 아닌데 말이다.
'나'라는 사람이 공공재 같다는 생각도 했다. 왜이리 맡겨놨다는 듯이 구는 사람이 많을까? 단체주의가 너무 싫다. 사보다 공을 중시한다.. 그럼 그만큼의 존중과 대우가 있어야지. 아무런 대우가 없는데 내가 예수도 아니고ㅋㅋㅋ 나 뜯어먹고 지들은 잘먹고 잘살고 나한테 돌아오는 건 아무것도 없다. 무조건 속물로 살기로 결심한 이유다. 안 그러면 호구인생이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고운 법인데, 가는말을 곱게하면 돌아오는 건 함부로 대하는 거다. 고마울 줄을 모르고, 그저 들러붙는다. 죄다 정신병자들 밖에 없다.
음.. 진짜 가슴의 구멍을 전부 다 지져서 이제 이 감각은 체화가 되어버렸다. 새는 곳이 없으니, 이제야말로 정말 내가 채우고 싶은 것들로만 차곡차곡 쌓아야지. 확실한 건 이제 열정과 같은 뜨거운 것들은 담을 수가 없겠다는 것. 차가운 걸로만. 차갑고 싱그러운 것들로만 차곡차곡 쌓을 것이다.
이만큼 호구짓 했으면 됐지. 카르마? 지랄.. 내가 그동안 한 호구짓으로 이미 다 갚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