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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욕망과 사랑을 구분하자

by 이다한

욕망은 결핍에서 시작된다. 가지지 못한 것을 얻고자 하는 강렬한 충동, 그것이 욕망이다. 욕망은 대상이 아니라, 대상을 통해 얻으려는 감정이나 상태를 향한다. 그래서 욕망은 쉽게 식고, 쉽게 옮겨간다. 욕망하는 동안 우리는 상대를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을 채워줄 수단으로 본다.


사랑은 존재를 향한다. 사랑은 상대가 나에게 무엇을 주는지가 아니라, 상대가 그 자체로 있음을 바라보고 존중하는 마음이다. 사랑은 결핍이 아니라 충만함에서 출발한다. 사랑할 때 우리는 상대를 소유하거나 이용하려 하지 않는다. 다만, 그 존재가 살아있고 행복하기를 바란다.


욕망은 “나를 채우기 위해 너를 원한다”고 말하고, 사랑은 “너를 위해 내가 존재하고 싶다”고 말한다. 욕망은 나를 위한 것이고, 사랑은 너를 향한 것이다. 이 차이를 혼동하면, 우리는 끊임없이 상대를 갈아치우거나, 관계 안에서 상처를 주고받는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이라고 착각하며 욕망을 좇는다. 채워지지 않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욕망을 포장한다. 그러나 욕망은 결국 만족을 모른다. 반대로, 사랑은 비워진 자리에서도 살아남는다. 사랑은 잃음에도 불구하고 남는 감정이다.


욕망과 사랑을 구분할 수 있어야 진짜 관계가 가능하다. 욕망을 사랑인 줄 알고 매달리면, 결국 자신도 상대도 소모한다. 욕망은 인정하되, 사랑을 선택할 것. 그래야 우리는 서로를 있는 그대로 만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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