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뽀란다이어리 May 18. 2019

[뽀란's Diary] 11 day 3월 10일

에든버러 뽀 투어 시작

뽀가 쓰는 3월 10일 Diary     


 오늘은 에든버러에서 맞는 여유로운 아침이다.

 에든버러는 내가 계획한 일정대로 움직이기로 했다. 란이는 ‘뽀 투어’라며, 엄청 기대하는 것 같다. ‘재미없으면 어떡하지...’ 살짝 부담이 되지만, 그래도 유명한 곳만 모아서 동선대로 일정을 짠 거라 괜찮을 것 같다.     


 하... 너무 배가 고파서 어지러울 지경이다. 점심을 먹으러 조앤 K. 롤링이 해리포터 책을 썼다는 카페 'The Elephant House'에 갔다. 줄 서서 기다리는 곳이라던데... 운 좋은 우리는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카페 곳곳에 코끼리 관련 그림과 모형들이 있어서 독특한 분위기를 가진 카페였다. 창가 구석 자리로 안내를 받았는데, 창가에 있는 하얀 부엉이 모형이 너무 귀여웠다. 부엉이를 보니, 더욱 더 해리포터가 생각난다.


'The Elephant House'의 창가 자리 하얀 부엉이.


 메뉴를 살펴봐도 어떤 음식이 나올지 가늠이 안 되서 추천 메뉴로 표시된 두 가지를 주문했다. 음식도 괜찮고, 자리도 구석이라서 여유를 즐기다가 나왔다. 여기 이 카페에서 해리포터가 나왔다니, 그 작가는 어떤 상상력을 펼치며 이 자리에 앉아 있었을까.      


 나오면서 보니 사람들이 길게 줄 서 있었다. 우린 역시 운이 좋다.     


 카페에서 나왔는데 비바람이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우린 호텔에 다시 들어가 발열 조끼를 입고 나왔다. 사진을 예쁘게 찍고 싶은 마음에 얇게 입고 나왔더니, 너무 추워서 이대로는 도저히 돌아다닐 수가 없다. 옷을 더 챙겨 입고, 따뜻해진 우리는 다시 뽀 투어를 시작했다.     


 'Victoria St'은 해리포터의 다이애건 앨리와 비슷한 느낌의 거리라고 한다. 사실 그 느낌은 잘 모르겠지만... 길가에 예쁜 상점들이 많아서 구경할만한 곳이다.


여러 가지 마그넷 구경중 (부엉이 마그넷을 결국 샀다!) - Photo 란

 

 구경하면서 돌아다니다가 너무 추워서 둘이 목도리 하나씩 샀다. 란이의 지인이 스코틀랜드에서는 꼭 목도리 쇼핑을 하라고 알려줬다고 한다. 색색깔의 목도리들이 펼쳐져 있고, 다 예뻐서 하나만 고르려니 힘들었다. 따뜻한 목도리를 두르니까 확실히 덜 추운 것 같다.


에든버러의 길거리 - Photo 란


 거리를 따라가다가 '에든버러 캐슬'이 가까워서 올라가 보기로 했다.

 멀리서 봐도 웅장한 성의 모습이었다. 성 위에서 내려다본 시내도 너무 멋있다. 연신 '멋있다!'라고만 말하게 되는 에든버러이다.


에든버러 캐슬로 가는 길 - Photo 란

  

 찾아가기 힘들어 보였던 'The Writer's Museum' 은 의외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3명의 작가들의 삶과 작품들은 전시해 놓은 곳이다. 작품들도 멋있지만, 마차 작가의 집에 초대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내부 모습이 더 좋았다. 기념품 파는 곳에서 예쁜 공책들이 많아서 유심히 구경하고 있었는데, 란이가 무언가를 재빨리 구매하였다. '응? 원래 저렇게 빨리 구매하는 애가 아닌데.. 뭐지..' 했는데...      


“아직 이르지만 생일선물이야!!” 

 하며 나에게 깃털 펜과 공책을 건넸다. 너무 놀라고, 감동이다. 내 생일 며칠 후라서 선물 고민을 계속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아까 내가 맘에 들어 하는 것 같아서 '이거다!' 싶었다고... 역시 내 친구다.


'The Writer's Museum' 앞에서 - Photo 란


 란이를 미술관 'Scottish National Gallery'으로 데려갔다.

 미술작품 구경을 시작하는데, 란이가 옆에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림을 보고 엄청 감동받은 것 같았다. 그래도 여기서 울면 이상하다는 걸 아는지 눈물을 꾹꾹 참으며 하품하는 척을 한다. 다 보고 나와서 옆에서 마음이 풍족하게 채워졌다며, 엄청 만족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다. 이번 뽀 투어를 만족해서 나도 기쁘다.     


 예정대로면 ‘칼튼 힐’을 올라가서 노을을 보려고 했는데, 샌드위치 가게에서 여유롭게 있다 보니, 직원이 이제 문 닫을 시간이라며 나가라고 한다. '지금 저녁 6시인데.....?' 여긴 정말 일찍 문을 닫는다. 당황스럽다.    

 

 저녁 7시 반. 

 일찍 숙소에 돌아와서 차 마시면서 시간을 여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런 시간이 너무 좋다. 

     

 밤 9시. 

 분명 저녁을 먹었는데 둘 다 배고프다며 밤 9시에 마트에서 산 시리얼을 뜯었다. 처음에는 건강한 곡물 맛이라 별로였는데, 먹다 보니 먹을 만하다. 우유랑 초콜릿도 먹어서 배부르다. 다이어트는 물 건너간 것 같다...



란이 쓰는 3월 10일 Diary   


오후 1시     


 우리는 지금 해리포터가 탄생된 카페에 와있다. 우리의 에든버러 여행은 마법사가 되기 위한 여정이기 때문에 해리포터가 만들어진 곳에 먼저 들르게 되었다.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기 때문에, 도대체 어떤 곳이기에 어떤 영감을 받아 해리포터라는 대작을 쓰게 만들었는지 너무나 궁금했다. 궁금한 만큼 엄청난 기대를 하고 카페로 들어왔다. 

    

 들어와서 보니, 카페였다. 아주 평범한 카페 그 자체였다. 분위기는 매우 좋지만 어떤 특별함이 있는지 아직 느끼지 못했다.     

 아마 에든버러를 걸어 다니다 보면 더 특별함이 느껴지겠지? 기대를 하며 나가봐야겠다.      

         

오후 5시 10분     


 에든버러의 한 쇼핑센터에 있는 음식점에서 저녁밥을 해결하는 중이다.     

 생각보다 식비가 많이 안 비싸서 놀라는 중이다. 아이슬란드의 살인적인 물가를 경험하고 와서 그런지 더 싸다고 느껴지는 영국의 식비다. 저예산으로 여행을 다니는 입장에서 너무 행복하다.

 이 행복함을 안고 오늘을 정리하려한다.     


 오늘은 뽀 투어를 다닌 날이다. 엘리펀트 하우스에서 밥을 먹은 후 숙소에서부터 시작해서 빅토리아 스트리트, 에든버러 캐슬, 세인트 자일스 대성당, 작가 박물관(The Writers' Museum) 스코틀랜드 국립미술관, 스콧 기념탑까지, 현재까지 다녀온 곳이다. 지금은 칼튼 힐에서 야경을 보려고 기다리고 있다.   

  

 엘리펀트 하우스를 나온 후, 너무나도 추웠던 우리는 방으로 다시 들러 발열조끼를 입고 나왔다. 발열조끼는 여행을 준비할 때, 사진을 함께 찍었던 오빠한테 추천받은 아이템인데 아이슬란드 때부터 아주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발열조끼까지 장착한 우리는 빅토리아 스트리트로 향했고, 역시나 줄지어 있는 기념품 가게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 해리포터 아이템이 즐비한 빅토리아 스트리트의 가게들은 하나같이 아기자기했고, 그 아기자기한 매력에 빠져 모든 가게를 들르며 사진을 찍고 놀기도 하였다.     


아기자기한 상점 안에서  - Photo 뽀

 

 빅토리아 스트리트를 지나 에든버러 캐슬을 가는 길 우리는 아주 매서운 바람을 만났다. 이 추움을 견디기 위해서는 목에 무언가를 하는 게 좋다고 느낀 우리는 캐슬 바로 앞에 있는 기념품 가게에 들렀고, 거기서 스코틀랜드 느낌이 물씬 나는 목도리를 하나씩 샀다. 


 뽀와 나는 어울리는 색을 고르느라 거울에 이리저리 대보았고, 그중 가장 무난한 아이들을 데리고 나왔다. 이제 우리는 어떤 비바람도 견딜 수 있게 되었다. 목에 하나를 더 두른 것만으로도 이렇게 푸근해 질 수 있다니 역시 목을 보호해야한다.


에든버러의 길거리 - Photo 뽀

 

 에든버러 캐슬은 밖에서 보는데 굉장히 웅장했다. 

 올라가는 길목도 멋있었지만 바로 앞에서 보는 풍경이 굉장했다. 비록 약간의 눈이 내리긴 했지만, 그 눈조차 멋있게 만드는 풍경이었다. 사실 우리는 무료 지역만 둘러보고 와서 내부는 어떤지 모른다. 근데, 밖이 너무 멋있기에, 충분하다 느꼈다.


에든버러 캐슬. 우박이 내리는 중...? - Photo 뽀

 

 캐슬을 지나 자일스 대성당을 들르고, 그 다음부터의 투어가 정말 감동의 향연이었다. 

 먼저 간 곳은 The Writers' Museum. 한국어로 직역하면 작가 박물관일 듯하다. 이름부터가 뽀와 잘 어울릴 것 같은 이름이었다. 표현은 안 하지만 조금 설레는 듯한 느낌이 드는 뽀를 열심히 사진으로 담으려 파파라치처럼 사진을 찍었다.     


 도착한 곳은 생각보다도 더 예뻤던 가정집에 있는 박물관. 정말 뽀와 잘 어울리는 공간이었다. 아쉽게도 내부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내부에서는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그와 비슷한 곳들에서 꼭 사진을 찍어 주리라 맘을 먹었다. 작가들의 물건들이 놓인 박물관에는 멋진 예술 작품들도 함께 있었다. 나는 그 예술 작품들을 보고 있었지만 뽀는 이 공간 자체에서 멋진 영감을 받길 바랬다.     


 우리는 역시 어느 곳을 가든 기념품 가게를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이번에도 1층에 있는 기념품 가게를 발견하고는 그 가게에서 예쁜 소품들을 구경했다. 앞으로 3일 뒤면 뽀의 생일이라서 나는 사실 전부터 생일 선물로 뭘 하면 좋을지 생각하면서 기념품 가게를 들르곤 했는데, ‘옳다구나!’ 바로 이곳에서 고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뽀의 미래에 아주 작은 하나의 이정표처럼 두고두고 영감을 받을 수 있는 무언가를 주고 싶었다. 마침 작가 박물관을 왔고, 또 마침 뽀가 마음에 들어 하는 수첩이 있었다. 내가 주고 싶었던 깃털 만년필과 뽀가 마음에 들어 하는 수첩을 들으며 "나는 이거 살래!" 하면서 계산을 했다.


 이때 뽀가 수첩을 구매할까 봐 눈치를 보면서 빠르게 구입했다. 뽀는 '뭘 잘 안 사는 애가 웬일이지?' 하는 눈빛이었고, 본인은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는 듯했다. 그래서 구매하자마자 곧장 "이건 내가 주는 생일선물이야! 편지를 써서 주고 싶었는데 일단 그냥 줄래!" 하고 건네줬다.


 다행히 뽀가 너무 좋아했고, 선물을 준 나는 뿌듯했다.    

  

'뽀야 아직 3일이나 남았지만 미리 생일 축하해!'     

 뽀가 선물을 받은 모습을 인증샷으로 남겨두고 다시 뽀 투어를 떠났다. 


뽀야 생일 축하해! - Photo 란


 그 다음 장소는 뽀가 준비한 나를 위한 장소.  

    

 스코틀랜드 국립미술관으로 향했다. 그림을 업으로 생활하는 나는 가기 전부터 너무나 설렜다. 드디어 동경하고 동경했던 유럽의 미술관을 만났고, 미술관의 문 앞에 서서 그 문을 열었다. 그 순간 느껴지는 느낌은 마치 어디론가 빨려 들어간 듯 한 신비로운 느낌이 느껴졌다. 나는 웅장한 작품 하나하나에 눈길을 뺏겼고, 사슴 몇 마리가 그려진 풍경화를 본 순간 이 작품들을 내 눈에 직접 담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감동을 받은 나를 보고 뽀는 기뻐했고, 내가 가장 마음에 들어 하는 그림과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했다. 나는 마지막에 눈물을 나게 한 사슴이 그려진 풍경화와 사진을 찍었다. 


 미술관의 구석구석 안 가본 곳 없이 둘러보다 보니 내가 오랫동안 미술 공부를 하면서 배워온 모네, 반 고흐, 고야, 세잔, 고갱 등의 멋진 화가들의 작품을 보게 되었다. 굉장히 신기한 기분이었다. 한국에서는 매번 사진으로 찍힌 작은 그림을 보다가 이렇게 큰 실물을 보다니 또 감동이었다.


 이 곳에서도 이렇게 감동을 받는데 루브르와 오르세, 대영박물관을 가면 어떨지 너무 기대가 된다.


 열심히 다이어리를 남기는데 이 식당의 직원이 문을 닫는다고 한다. 

 지금 시간은 6시밖에 안됐는데... 나가야겠다.


풍경화에 눈길을 빼앗긴 란 - Photo 뽀
에든버러에서 산 부엉이 마그넷 - Artist @_ran_art


이전 11화 [뽀란's Diary] 10 day 3월 9일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