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함에 감사합니다

ADHD 자녀 주 양육자와 배우자께

by Journey

지난 주(7/24 목)에 아무런 공지 없이 글 연재를 쉬었습니다.

'혹여, 내 글을 기다리는 구독자가 한 분이라도 있다면 어쩌나?'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기도 했지만

글을 쓸 여력이 없었습니다.

(저는 어떤 생각에 빠지면 그것에 깊이 빠져들어 다른 것을 못합니다.)


번뜩이는 생각과 풍부한 호기심, 생각보다 행동이 앞서는 실행력을 가진,

의학적으로는 ADHD라 불리우는 아이를 어떻게 교육하는 것이 아이에게 조금 더 편안하고 좋을까?

에 대한 고민과 조사로 2주를 보냈습니다.


해외에 나가면 이 아이의 장점을 잘 발현시킬 수 있을까?

해외에 나간다면, 어디로 가는 것이 나와 아이 둘을 위한 최선의 선택일까?

근데, 내가 기러기 생활을 잘 해낼 수 있을까?

남편은 괜찮을까?


유학원과 통화하고, 각종 조기유학 카페에 가입해 정보를 수집하고 있지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아직 결론 내지는 못했습니다.


또, 아이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3개월 남은 마지막 휴직 끝에 복직을 할 것인지? 퇴사를 할 것인지?

하루에도 수 십 번씩 바뀌는 생각을 다스려야만 했습니다.


해외 단기 이주, 퇴사.

두 가지 결정이 우리 가족에게 크나 큰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기에

신중하되 늦지 않게 결정하려 합니다.

그리고, 선택한 이후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가 남을지라도

'그 당시에는 이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적 맥락이 있었다.'며

'지금 이 순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고 마음을 다잡습니다.


발행을 미루었던 글을 마무리하여 평소보다 4시간 늦게 올립니다.





나에게

| ADHD 자녀 주 양육자께


일상에서 아이와의 다이내믹한 갈등과 외부와의 크고 작은 갈등, 글 속에 모두 담을 수 없는 수많은 이야기,

현대인들의 관점에서는 조금 특별한 아이를 키우며 쌓여온 긴장, 불안, 분노, 슬픔이다.

Y가 원시시대에 태어났다면, 조금 더 자유분방한 환경에서 자란다면,

충만한 호기심으로 탐색하고 용감하게 개척해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환영받았겠지?


한 때는 모든 사람들이 나를 비난하는 것 같아 사람 만나는 것이 두려웠고,

그런 두려움으로 인해 마음에 철옹성을 쌓아놓은 듯

사람들의 말 한마디 한 마디, 모든 태도에 대해 방어적일 수밖에 없었다.

아마도 피해의식과 가벼운 대인기피증이 있었던 것 같다.


지금도 "어머니, 저녁에 전화드려도 될까요? 말씀드릴 것이 있어요."라는 선생님의 문자에,

내용을 확인하기 전까지 불안, 초조함을 느끼며 마음 졸이는 것은

'나'라서 그런 것일까? '누구나' 그럴 법한 일인가?


'그래도 잘하고 있다.', '수고했다.'

그 어떤 말로 나를 위로하고 다독일 수 있을까?

‘내 손톱 밑에 가시가 가장 아프다.’고 하지만 나에 대한 한 마디 비판조차 견디기 어려운 성격의 나인데,

내 아이가 따가운 눈초리와 비난을 받았을 때의 무너짐과 분노는

같은 입장이 되어본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ADHD도 스펙트럼이 넓기 때문에 서로를 모두 이해할 수는 없다.)


아이가 독립할 때까지 긴장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만,

‘아이도, 내 생활도 점점 나아지리라.’라는 믿음을 갖자.

‘전전두엽 성장이 느려서 천천히 가더라도 아이의 속도에 맞춰 기다리자. 결국 모두 다 잘 될 테니!’

믿음의 힘, 말의 힘을 믿는다.


내가 할 수 있는 것, 해야 하는 것은

내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서 안정된 삶을 살 수 있도록

정서 안정을 바탕으로 한 자존감과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하는 것이겠지.

그 과정이 남들보다 고될지라도 ‘하늘이 나를 믿고 맡기신 것이다.’라고 생각하자.

누구에게나 아픈 손가락 하나쯤은 있는 법이니까.


내가 아이와 유사한 기질을 갖고 있음으로써 아이를 조금이나마 더 잘 이해할 수 있음에도 감사하자.

'의도치 않은 덤벙거림과 그것을 뒤늦게 자각했을 때의 가슴 철렁함.'

나도 잘 알고있지 않은가?

스스로 조절되지 않는 것을 어떻게 하랴.

'기침감기 환자에게 기침하지 마.'라고 한들 기침을 멈출 수 없기에,

춥고 건조한 환경에 놓이지 않게 예측하고 대비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의 남편에게

| ADHD를 가진 사람의 배우자께


궂은 비가 오면
세상 가장 큰 그대 우산이 될게
그댄 편히 걸어가요.
걷다가 지치면
내가 그대를 안고 어디든 갈게
이제 나만 믿어요.

- 임영웅 <이젠 나만 믿어요> 중 -



자주 불안하고 걱정하며, 무엇이든 완벽하길 바라는 기질의 저에게,

임영웅의 <이젠 나만 믿어요> 가사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커다란 우산이 되어준 사람.

인생의 동반자로서 내 배우자에게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깨달음을 준 사람.


<잦은 바람에 흔들릴지라도 CHAPTER 4. 바람을 타고 넘는 힘 | 불안도 높은 사람에게 필요한 지지>에 쓴,

'온전한 믿음을 주고 애정 어린 표현을 지속적으로 해주는 사람.'이 저에겐 바로 당신입니다.


매사 차분하고 감정기복이 없는 당신은 ADHD 기질의 저와 아이들을 이해하기 어렵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기질을 있는 그대로 보고 장점으로 바꾸어 바라봐 주는 것에 감사합니다.


특히, 걱정 많고 긴장도 높은 저에게 안정감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삶의 기둥인데

그러한 기둥이 되어주어서 감사합니다.





나의 아이들에게

| 특별한 호기심과 에너지를 가지고 태어난 아이들에게


엄마아빠는 우리 Y와 S를 믿어.

언제나 사랑하고, 언제나 든든한 엄마아빠가 될게.


엄마아빠의 아들이 되어줘서 고마워.



*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많아 긴 글을 썼다가,

아이들에 대한 '부모의 사랑과 믿음' 이 두 가지면 충분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모두 지웠습니다.

아이가 ADHD이든 아니든.


Y와 S의 존재를 확인했을 때 남편과 함께 작성한 <부모로서의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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