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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비문 1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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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o Choi Aug 06. 2015

아까워

비문

대충 입고 나와, 시간이 너무 아까워.


arco.choi - 찍고, 쓰다.

왜, 그럴까. 참 이상도 하지.


참- 아까워 시간이란 건.

값을 지불할 필요가 없는 Free coupon 인데도 말이야.


기억하려 노력하기보다는 느끼려고 해 봤어.

참- 우리는 많은 일들을 했더라.

그런데 그 시간 속의 우리 모습들은 마치 무언가에 쫓기듯이 초조해했던 것 같아.


마치- 우린 사라질 것이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던  것처럼.


그래, 마치 알고 있는  것처럼.


하루-종일 손을 잡고 입을 맞추고 골목길을 해 집고 다니던 우리.

과도한 업무로 만신창이가 된 몸 상태로도 달려가 서로를 안고, 포게던 우리.


당신 앞에 서면 슈퍼맨으로.

내 앞에 서면 원더우먼으로.


모든 것을 이겨내고, 모든 것을 참아낼 수 있을  것처럼 강해 보였던 우리.


그래, 마치 알고 있는  것처럼.

그래, 마치 알고 있던  것처럼.


그렇게- 너무나 아련하게 안녕.


안녕- 옷 입는 시간도 아깝던 우리의 당신.


시간으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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