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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 Oct 20. 2023

기쁨과 슬픔

다르면서도 비슷한 감정


 문득, 정말 갑자기 떠오른 생각이 있다. 기쁨과 슬픔, 이 두 감정은 서로 다르지만 묘하게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 길거리를 걷다가 카페 안에서 울고 있는 것인지 웃고 있는 것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누군가의 뒷모습을 볼 때, 미처 소리를 듣지 못하는 상황에서 TV 속 등장인물의 어깨가 들썩이고 있는 뒷모습을 볼 때, 나는 그 모습들을 통해 기쁨의 웃음인지, 슬픔의 울음인지를 쉽게 구분할 수가 없었다.


 내가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단순했다. 학교 과제로 영상 촬영을 했을 때, 슬퍼하는 주인공의 뒷모습을 촬영하고 있는데, 배우의 뒷모습에서 나는 그것이 기쁨인지 슬픔인지를 구분할 수가 없었다. 결국 기쁨인지 슬픔인지를 구분하지 못한 채 해당 장면을 최종적으로 사용하면서 마무리가 됐는데, 나는 그 순간에 두 감정 모두 비슷한 겉모습을 가지고 있음을 깨닫게 됐다.


 울고 있는 사람의 모습을 상상해 보면 어깨를 들썩이면서 고개를 아래로 떨구고 있는 모습인데, 이는 웃고 있는 사람의 뒷모습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간혹 너무 웃겨서 숨이 넘어갈 정도로 크게 웃느라 몸이 뒤로 젖혀지거나, 아니면 너무 슬퍼서 몸을 앞으로 숙이는 등의 모습들도 보이지만, 만약 소리를 듣지 않고 이 둘의 차이를 구분하려고 한다면 개인적으로는 힘들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둘의 차이점을 명확하게 알려면 소리를 들어야 하지 않을까.


 물론, 이 생각은 소리가 들리지 않는, 누군가의 뒷모습을 보는 상황에서 떠올린 것이다. 감정은 속마음의 표현이고,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게 되는 것이다. 아무리 우리가 감정에 대해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감정이 표현되는 눈과 입이 보이질 않는다면, 그리고 그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면, 우리는 절대, 그 감정에 대해 명확하게 확신할 수 없다. 아무리 친하고 가까운 사이라도 그 사람의 앞모습을 똑바로 쳐다봐야 그 사람의 기분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만일, 나의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확실하지 않은 감정의 표현이 느껴진다면, 그에게 다가가 이야기를 들어주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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