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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 Oct 20. 2023

존재감

내가 나로 살아갈 각오


 존재감은 나를 상대방에게 표현하는 수단 중 하나다. 나의 단점을 보완하고, 나의 개성을 살려서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어필한다. 그렇게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과 어려움을 감내하여야 하지만, 사람들은 그 노력을 통해서라도 자신이 과거에 표출해 왔던 자신의 단점을 가리고 싶어 한다.


 존재감을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머리를 염색한다거나 눈에 띄는 화사한 의상을 입는다거나, 자신의 특기를 살려 행동을 하는 등의 방법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본인에게 어울리는 옷(모습)을 찾기란 힘들다. 우리가 주변에서 보는 사람들 중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모습)을 찾아 입고 다닌다고 생각하는가. 막상 주변을 둘러보면 비슷한 머리스타일과 비슷한 머리색, 비슷한 디자인의 옷과 비슷한 디자인의 운동화들 뿐이며 그들이 표현해 내는 행동들 역시 다 비슷하다. 그들 중에도 그 옷들이 잘 어울리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아서 오히려 더 눈에 띄는 경우도 분명 존재한다.


 사람들이 존재감을 살려내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일 테지만, 그보다 더 잔인하게는, 타인과 비교되어 더 우월한 취급을 받기 위함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 옆을 지나가는 사람보다 더 잘생기고, 더 이쁘게 보이기 위해, 내 옆을 지나가는 사람과 비교당하지 않기 위해, 내 옆에서 일하는 사람보다 더 돋보여서 칭찬을 받기 위해, 내 옆에서 힘들어하는 사람처럼 되지 않기 위해.


 마트에서 질 좋은 체소를 고르는 것도, 이제 막 출시된 전자제품을 고르는 것도, 신상이라 불리는 값비싼 물건에 집착하는 것도, 그렇게 질 좋은 상품들만을 판매하는 것도, 모두 자신이 가진 존재감을 어필하기 위해, 나를 가꾸기 위해, 나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다. 작고 말라비틀어진 것은 외면받고, 크고 듬직한 것은 환영받는다. 그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존재들은 자신들의 겉모습을 바꿔나간다. 살기 위해 자신을 깎아내리기도 하고, 선택받기 위해 겉모습을 화려하게 치장한다.


 가장 하찮은 존재마저도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하기 위해 자신을 치장하고, 가꿔나가고, 사치를 부리지만, 그 결과가 어울리지 않는다면, 결국은 '하찮을 뿐'이다. 존재감은 눈에 띄는 가장 확실한 표현이지만, 그 기준은 그 존재가 속한 환경이 결정한다. 내가 그 기준에 속하고 싶지 않다면, 등을 돌리면 그만이지만, 그 기준에 속해있는 자들에게서 그저 외면받게 될 뿐이다. 꾸밈없이 내가 나로 살고자 한다면, 힘겨운 고독 속에서 살아남을 각오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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