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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수의힘 May 19. 2023

교사라는 직업을 추천하지 않는 이유

바뀌지 않으면 희망은 없습니다.

담임교사를 꽤 오래 하면서, 선생님들과 친한 관계를 유지하며 자신 또한 교사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학생을 많이 봤습니다. 그때마다 표정으로는 웃으며 '그래, 공부 열심히 하렴.'이라고 말했지만 솔직히는 '넌 교사 말고 다른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습니다.


지금은 교사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교사라는 직업에 대해 물어본다면, 특히 교사가 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정말 도시락 싸들고 다니며 말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교사라는 직업을 추천하지 않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과도한 책임

 교사에게는 교사가 아닌 사람들은 상상하기도 어려운 막대한 책임이 주어집니다. 학생에 대한 모든 일이 다 교사 책임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학생의 성적이 떨어지면 당연히 교사 탓입니다. 학생이 사고를 쳐도 당연히 교사 탓이죠. 심지어 학생이 학교 밖에서 친 사고도 교사의 탓입니다. 학생이 사고를 칠 때 교사는 무엇을 했는지를 따집니다. 교사라는 개인은 교육계라는 집단에 속한 사람이지만, 집단은 개인을 보호해 주지 않습니다.


2. 개인에게 요구되는 무한한 도덕심

 교사는 도덕적이야 합니다. 물론 맞는 말이고, 이를 각오하지 않고 교사라는 직업을 선택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교사 또한 연약한 사람입니다. 교사에게 거의 성인에 준할 정도의 도덕을 강요하는 것은 교사로서 살아가는 데 있어 목에 걸린 올가미처럼 점점 내 삶을 조여드는 느낌입니다.


3. 교사에 대한 이유 없는 적대감

사실 마지막 이유가 가장 큰 이유입니다. 살면서 누구나 최소 10명 이상의 교사를 만납니다. 모든 교사가 학생들에게 좋은 교사라면 가장 좋겠지만, 결국은 자신이 싫어하는 교사를 한 명 이상은 만날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 교사에 대한 나쁜 감정이, 모든 교사에 대한 인상을 결정합니다.


 이런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도, 이 글을 읽으실 분의 반응이 어느 정도 예상이 되긴 합니다. 그래도 너희들은 철밥통이지 않느냐, 퇴직하고 연금 받을 수 있지 않느냐, 그래도 방학이 있지 않느냐 기타 등등이요. 하지만 위와 같은 이유로 교사로 근무하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 것은 아닙니다. 


 이 글을 끝까지 읽어주시는 고마운 분들에게 여쭤보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자녀에게 교사라는 직업을 기꺼이 추천하시겠습니까? 만약 이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보다 부정적인 답변의 비중이 많다면, 이 나라의 교육엔 희망이 없는 것입니다. 교육은 미래의 일입니다. 지금의 교육에 발생한 문제는, 결국 미래의 문제가 되어 우리에게 돌아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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