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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Jan 25. 2023

어쩌다, 시낭송 017

흑백영화

I  여자들은 눈물을 보이고 남자들은 지루해합니다


옛날 영화를 보러 갔다.

60년 전에 프랑스에서 개봉한 영화교과서에 자주 등장하는 그 영화를 스크린으로 비로소 보았다.

영화 속에서는 그로부터 50년 전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한 세기나 지난 이야기가 고리타분할 것이라는 짐작은 보기 좋게 벗어났다.

표면에 흐르는 스토리는 그야말로 콩가루 이야기지만 메타포로 읽으면 다분히 철학적이고 문학적이다.

게다가 흑백영상은 화려한 미장센으로 점철된 요즘 영화와 달리 볼거리보다 들을 거리에 집중하게 했다.

정작 대사보다 내레이션은 적잖은 영감을 안겨주었다.

그 당시 처음 사용한 기법들은 지금 보아도 여전히 생동감 있는 젊은 영화로 몰입하게 한다.

이야기도 충격적이니 들려주는 방식도 평범해서는 안될 노릇이었을 것이다.

꼭 봐야 할 옛날영화를 오늘 보았다.



II  더위는 피하지만 추위는 넘어야 한다


더위는 더러워서 피하니 피서라고 한다.

추위는 무섭지만 넘으니 월동이라 한다.

더위는 피하는 게 상책

덤비면 더위를 먹게 된다.

추위 먹는다는 말이 없는 건 덤비라는 것이다.

돌아가지 말고 온몸으로 밀고 넘는 것이다.

하장군은 없지만 동장군은 떡하니 존재한다.

대상이 있으니 맞설 명분과 상대가 마련되었다.

추워질수록 밖으로 나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대는 아직도 이불밖이 위험하다고 엄살을 부릴 것인가.



III   버지니아울프의 생을 노래하며


https://youtube.com/watch?v=d9dPlP74bJM&feature=shares

목마와 숙녀_박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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