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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Jan 26. 2023

어쩌다, 시낭송 018

여운을 좋아해

I      나는 여운만 믿어요 진심은 거기에 다 있더라


책을 읽어도 독서 중의 감정보다 덮고 나서의 여운을 더 의미 있게 생각한다.

아무리 신나거나 슬픈 영화를 보아도 극장을 나온 후의 여운을 살펴본다.

내가 외우고 부르는 노래들은 오래고 깊은 여운들의 축적이다.

세상 아름다운 풍경과 사람을 만나도 돌아오는 길에 여운이 없으면 소용없다.


여운이여!

그것은 아직 가시지 않은 채 남아 있는 운치.

그것은 여전히 내 귓가를 어루만지는 어렴풋한 울림.

그것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너와 나의 스토리.

그것은 그대가 남겨 놓은 향기로운 영향력. 


여운이 없는 만남은 서로의 진심을 꽁꽁 숨기고 만나는 거래일뿐.

여운이 없는 이야기는 어제의 나를 오늘의 나로 고스란히 옮기는 헛걸음일 뿐.

여운이 없는 여행은 정해놓은 길 위에서 내 걸음의 발자국을 허공에 찍는 일이다.

여운이 없는 하루는 안전하게 타인을 죽이고 불행하게 나를 연명하는 것과 같다.




II      뒤끝 말고 여운


요즘은 자꾸 여운을 음미하는 일보다 뒤끝을 염려하는 경우가 잦다.

친구와의 술자리도 

업무관련 만남에도

뒤끝은 여운이 아니다. 나쁜 기운은 여운이 아니다.

여운이 점점 희박해져서 무섭고 답답하고 슬프다.




III    가끔은 노래를 듣다가 가사만 읊조리기도 해


https://youtube.com/watch?v=UnTDoUvAc4g&feature=shares

별 보러 가자_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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