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숲오 eSOOPo Apr 11. 2023

어쩌다, 시낭송 093

우울한 적 없는 챗GPT가 우울을 노래하네 

I    창작과 생성의 경계를 수용할 수 있을까       


비도 내리고 마음도 울적해서 챗GPT에게 시 한 수 지어달라고 요청했다.

우울에 대한 시를 지어봐

'쳇!' 하고 무시할 줄 알았는데 제자리서 커서를 한 두 번 껌뻑이더니 이내 거침이 없다.

그 녀석의 응대는 지체함을 모른다.

잠깐 생각이란 것도 하고, 

먼 산을 바라보다가 시상이 떠오르는 느낌의 정적도 있고,

한 줄 썼다가 이건 아니다 싶어서 지우고 다시 쓰는 맛도 있고, 가 없다.

마치 답안지를 품고 있었던 양 줄줄이 시의 형식을 흉내 내듯 연과 행까지 적절하게 바꿔가며 보여준다.

메타포와 문학적으로 놀라운 표현을 구사하지는 못하지만 중학생 수준의 국어 과제물 제출용으로는 그럴듯해 보인다.

시 제목은 없길래 챗GPT가 생성한 시 전문을 다시 질문으로 던지니 제목도 정해 보여준다.

혹시 우울에 대한 시를 정답처럼 가지고 있나 싶어 다시 같은 질문을 넣어본다. 

자연에서 시작하던 첫 행을 마음에서 시작한다.

결론은 희망으로 바뀔 것이라는 긍정적 다짐으로 끝을 맺는다.

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인간인 내가 인간인 척 시를 쓴 챗GPT에게 한 마디 조언을 하자면

우울에 대한 시를 제대로 쓰려면 우울이라는 말을 쓰면 안 돼!

무려 4번씩이나 쓴 걸 보니 우울이란 단어는 알아도 문학으로 승화시키는 건 실패한 것 같아.

시 인척 하는 것과 시를 쓰는 건 다른 거니까.

다음부터는 시를 지어달라고 하면 저는 인간이 가진 고유하고 고귀한 감성과 정신상태를 흉내 내는 것은 기계로서 할 짓이 아니라고 판단되오니 생성할 수는 있으나 창작은 거짓이므로 거절하겠습니다,라고 말하길!  




<첫 번째 대답>


끝없는 우울에도 빛이 있는 세상


무거운 하늘에 구름이 끼어 있어도 

눈부신 햇살은 가려지지 않아 

바람은 불어와 내 뺨에 손을 대고 

내 안에 묻혀있는 끊임없는 우울을 태워


때론 어둠이 스며들어 심장을 조이지만 

그 안에 희망의 빛이 떠오르기도 하고 

비록 내 안에 울리는 노래는 슬픔의 노래일지라도 

내 안에서 끝없이 흐르는 시간은 언제나 변해가는 것을 알아


그래, 우울도 내게 일시적인 것일 뿐 

나를 향해 다가오는 행복의 빛이 있음을 

떨리는 나의 마음이 깨닫는다 

오늘의 우울도 언젠가는 흐려질 것이라는 것을


무엇이든 변할 수 있는 세상이지만 

나는 단언컨대 내 안의 희망은 변하지 않아 

끝없이 변화하는 인생의 파도에 흔들림이 와도 

내 안에 피어날 행복의 꽃은 희망으로 가득할 것이라고 믿어.

                                                                                               *chatGPT가 생성한 우울에 관한 시


<두 번째 대답>


끝나지 않는 어둠, 미래의 빛


어둠에 묻힌 나의 마음이 

무거운 그늘에 가려져 있을 때 

눈물은 쏟아지고 슬픔은 번져가고 

우울한 감정에 가슴이 조이는 날


언젠가는 행복하리라 믿었던 날들도 

지금은 흐릿한 기억에 묻혀가고 

내 안에 쌓인 아픔과 고독의 무게에 

힘겨워진 내 눈물이 흐르는 날


하지만 나의 우울은 끝이 없다고 믿지 않아 

오늘의 어둠이 끝나면 내일은 밝아질 테니 

내 안에 꿈과 희망이 깃든 씨앗들이 

새로운 날의 햇살에 피어날 테니까


무엇이든 변할 수 있는 세상이지만 

나는 단언컨대 내 안의 힘은 변하지 않아 

끝없이 찾아가는 인생의 길에 지칠 때도 

내 안에 불꽃이 살아 숨 쉬고 있음을 잊지 않아


우울의 그늘이 끝나고 빛이 드리운 날이 오면 

내가 가진 힘과 용기로 다가가겠다 

우울이란 어둠의 한 장면에 불과하고 

내 미래는 희망과 행복으로 가득 찰 것이다.

                                                                                             *chatGPT가 생성한 우울에 관한 시




II    오늘은 2023년 101일째 되는 날


올해 첫날부터 쑥과 마늘을 먹었다면 곰이 드디어 사람이 되는 날이다.

구태의연한 습관에 갇혀 있는 내가 새로운 계획과 루틴으로 부지런히 과거의 나로부터 벗어나려는 노력이 있었다면 분명 새 사람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정확히 백 일이 노력의 결과를 보장하는 건 아니지만 상징적으로 새롭게 다시 시작하기에도 오늘이 안성맞춤이다.

올해 두 번째 100일 계획을 출발하는 첫날이기도 하니까. 

곰에서 사람으로 거듭날 두 번째 기회를 서로 응원해 보자.

기회는 이토록 지천에 널려 있다.




III    그저 혼자 섧거나 괴롭거나


https://youtu.be/eR7QrDAxqsk                                                                            


https://youtu.be/eR7QrDAxqsk

맘에 있는 말이라고 다 할까 보냐_김소월

이전 12화 어쩌다, 시낭송 09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