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지금 시낭송이 필요하다 8회

시가 아름다움을 다스린다

8

詩.治.美

시..치? 미..!

소년은 문 앞에 세로로 적힌 팻말을 한 자씩 천천히 음독하고나자 그 옆에 적힌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수요 낭송 모임!

시낭송은 혼자서 고민하는 사적인 예술이라 여겼던 소년은 여럿이 모여서 낭송을 위해 모임을 한다는 사실이 궁금해 용기내어 찾아온 것이다.

어떤이들이 모여 어떤 이야기를 나눌까.

요즘들어 소년은 시낭송과 관련한 검색어들을 쳐보는 일이 잦았다.

시낭송대회. 시낭송모임. 낭송이란. 시낭송 역사...

인터넷에서 관련 글을 읽을수록 궁금증은 더욱 커져만갔다. 지나치게 많은 정보가 본질적인 질문들을 해소해주진 못했다.  망망대해에 서있는 마라토너같이 물을 앞에 두고도 소년의 갈증을 덜어줄 물로 보이지 않았다. 소년은 자신이 하는 일을 똑같이 행하는 이들을 만나는 것이 좋겠다고 여긴 것이다.  하반기 신입멤버를 모집한다는 안내를 웹서핑을 허던중 발견하고 곧장 연락했다.

-혹시 모집이 마감되었나요?

답은 바로왔다.

-아직요.

참관이 가능한지를 물었고 그러라며 찾아오는길을  알려주었다. 불쑥 설렜다가 이내 분주한 마음이 들었다. 약속한 날이 되자 오히려 담담했다. 현관을 나서기전 거울 앞에서 짧은 시를 낮게 암송하다가 다시 작은 긴장이 스물스물 올라왔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이 기분이 소년은 나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