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이노베이션 실무 매뉴얼
☕안녕하세요, Dr. Jin입니다.
오픈이노베이션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은 언제일까요? 바로 수요기업과 스타트업이 처음 만나는 1대1 밋업의 순간입니다. 7년간 국내외 대기업, 중견기업, 공공기관의 오픈이노베이션을 현장에서 직접 설계하고 운영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죠. 매칭 방식의 설계가 곧 프로젝트의 성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소개팅도 TPO(Time, Place, Occasion)가 중요하듯, 오픈이노베이션의 매칭도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오늘은 현장에서 검증된 세 가지 1대1 매칭 모드와, 이를 극대화하는 행사 구조화 노하우를 공유해보겠습니다.
평소 하듯 짧게, 앞서 N사 사례로 예열 좀 하고 갈까요?
사례 연구
N사는 면밀히 검토하여 4개사와 밋업을 결정했습니다. 다만 N사는 서울에서 떨어진 지역에 소재해 있었고, 그런만큼 스타트업 네 개사를 한 날 한 시에 모아서 만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웠습니다. (지명도 높은 대기업이 서울에서 할 경우와 다릅니다) 하여 3개 사는 온라인으로, 나머지 한 개 사는 마침 해당 지역 전시회에 부스로 나온다 하여 그 날짜에 N사가 맞춰 가서 오프라인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1개사 30분씩 오프라인 또는 화상 밋업 진행, 스타트업의 업력 및 기술/비즈니스, 상호 접점 탐색으로 1회차씩을 마쳤었죠. 많은 선택지가 아니었기에, 서로가 서로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접점을 탐색하고 가설을 다듬으며 방법론을 검증하는데 집중했습니다.
“자료만으로 알 수 없었던, 오프라인 미팅을 통해 N사와 상호 win-win 가능한 지점을 발견해 감사하다."
- A사 팀장
기대 이상이었던 사례는, A사였습니다. A사는, 사실 상당히 업력이 된 스타트업으로, 그 기업 외연은 N사에 그리 뒤지지 않는 규모였습니다. 특히 이곳은 처음에는, <과연 N사라는 곳과 우리가 실제 협업할 접점이 있기는 할까?> 긴가민가하며 참여했다가 제가 중개자의 입장에서 (사전에 N사와 브레인스토밍하며 발굴했던 많은 가능성들을 하나둘씩 꺼내보며) 접점을 찾다가, 둘다 서로 생각지 못했던, 상호보완적 강점을 찾아내어, 매우 만족하고 기대에 차 애프터를 기약했고 추진했습니다. 이것이, 열린 탐색적 밋업이 만들 수 있는 가치이죠. N사 역시,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처음 경험해본 대어의 손맛(!)에 감격했음은 물론입니다.
먼저 1대1 밋업 전후로 구조화 가능한 옵션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저는 실무 편의상, 모드 1~3로 명칭을 부여하여 각기 다른 방식을, 그 때 그 때 고객사측의 니즈나 상황에 따라 바꾸거나 조합하여 제안했습니다.

저게 뭐야? 싶겠지만, 그리 놀랄 것은 아닙니다.
새삼스러울게 없는 행사나 회의, 밋업이지만, 목적과 전술에 따라 그 효과를 달리 하는 디자인 방법입니다.
위 그림은 도식화한 것이니 눈으로 쭉 보시고, 모드 하나하나를 들여다볼까요?
이론 및 사례 정리 - Mode 1
구조: 모집한 스타트업들이 1명씩 자유롭게 피칭하고, 수요기업 실무진이 자유롭게 듣는 방식입니다. 공공에서도 흔히 하고, 가장 품이 덜 들고,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로 그 자유로운 피칭 방식이죠.
"일단 어떤 형식 없이 만나보자"는 접근 방식입니다. 스타트업들에게 균등한 기회를 주고, 수요기업 실무진들이 자율적으로 관심 있는 스타트업을 선택하도록 하죠.
운영 포인트:
피칭 시간은 1팀당 7~10분이 적정합니다. 너무 짧으면 제대로 전달이 안 되고, 너무 길면 집중도가 떨어집니다.
실무진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사전에 스타트업 리스트와 1줄 소개를 공유합니다.
네트워킹 타임을 피칭 이후에 충분히 배치해서 자연스러운 후속 접촉이 이루어지도록 합니다.
장점:
운영이 상대적으로 간편합니다.
계획한 범위를 벗어나는, 예상치 못한/의외의 케미스트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 공정하다고 느낍니다.
단점:
변수가 많기에, C레벨 참여를 유도하기 어렵습니다.
피칭만 듣고 실제 액션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요기업의 명확한 니즈가 없으면 소산됩니다.
최적 활용 시나리오: 수요기업이 다양한 분야를 탐색하는 초기 단계이거나, 참여 스타트업의 퀄리티가 검증된 경우에 활용하면 좋습니다.
사례: GS그룹의 Grow with GS 프로젝트 (2018년)
2018년 당시 활발한 벤처링 활동을 보여온 GS홈쇼핑은 GWG(Grow with GS)라는 명칭의 데모데이를 지속했습니다. 특정 분야의 스타트업들을 모집하여 데모데이를 개최하고, 정해진 시간 내에 자유롭게 발표하고, 네트워킹으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Mode 1 방식 매칭입니다. 이 과정에서 오픈이노베이션 관계자나 파트너기관들, 내부 및 외부 제3의 투자자 등을 초청해 비공개이나 외부에 열려 있는 만남들을 만듭니다.
아래는 제게 개인적으로 각별한, 제가 이 바닥에 입문하여 처음 치렀던 데모데이입니다. 후보들을 제가 직접 모집하고 추천받아, 약 40개사의 신청을 접수했고 이중 8개사를, GS측의 추천과 공동 선발을 통해, 피칭에 세웠습니다. 단순하고 펫 분야에 집중한 데모데이였지만 약 100명이 참석해 성황리에 행사가 진행됐고 이후 발표했던 모 회사와 M&A도, 그리고 수년후 타 GS계열사의 투자유치를 받은 곳도 생겼습니다.
이를 강화하여, 2018년 GS그룹 전체가 참여하는 그룹 규모의 GWG를 업그레이드하여 진행했습니다. GS홈쇼핑/칼텍스/리테일/건설/글로벌 등 5개사의 관련 임직원들이 모두 참여했고 5개 그룹사에서 신사업을 담당하는 정예 멤버들로 TF를 함께 꾸려 4개월간 준비해 그룹 차원의, 오픈이노베이션 활성화의 계기를 마련하고 내부에 혁신 DNA를 전파하는 의미를 함께 담아 그야말로 Grow With GS 행사를 치렀습니다.
대규모였으나 형식은 앞서 설명한 Mode 1의 강화판이었습니다. 5개 그룹 관련 분야로 약 200개사의 스타트업 접수를 받아 선별하여 8개사가 메인 피칭을, 50개사가 전시부스로 참가자들과 네트워킹의 기회를 가졌고, 행사장은 코엑스 1층 그랜드볼룸을 빌려 조성했습니다. 함께 초청했던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등 7개 VC들은 1대1 미팅을 별도로 만든 상담장에서 가졌습니다. 전체 참석자는 1천여명이었고, 지금은 유사한 행사가 많지만, 단일 대기업 단위에서 그룹 차원의, 밋업/전시회/피칭/네트워킹을 아우르는 종합행사는 드물었습니다.
이 행사는 생태계 내에서도 많은 기관들이 참여해 관전하고 하나의 표본 행사로 벤치마킹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협회의 파트너가 된 산업은행에서 관계자들이 찾아와, GWG를 모델로 정말 대규모 행사를 기획하자 제안했고, 이것이 오늘날 아시아 대표 혁신성장페어, NextRise의 첫 행사, 2019년판으로 이어졌습니다. 같은 장소인 그랜드볼룸, 2층, 3층까지 모두 빌리고 밋업/컨퍼런스/전시/네트워킹을 종합한 형태이며, 국내 최다 규모의 대기업들 참여 속에 오픈이노베이션을 엔진으로 기획한 행사였습니다. 모드1은 높은 자유도가 있기에 대규모 행사로 기획하면 그와 같이 확장될 수 있습니다.
이론 및 사례 정리 - Mode 2
구조: 모드2는 C레벨 등 명확한 타겟을 대상으로, 실무미팅을 통해 발표 내용을 제안서 등 통일된 형식으로 커스터마이징하여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보통 이는 스타트업 입장에서 기약 없는 품이 들어가고, 대기업측의 요구사항이 많아질 수밖에 없어, 보통 C레벨을 겨냥하거나 일관된 메시지로 설득해야하는 사업을 전제로 하는 만큼, 사전 준비의 밀도가 완전히 다릅니다. 스타트업별로 1~2회의 실무미팅을 거쳐 발표 내용을 수요기업의 페인포인트에 맞춰 재구성합니다.
운영 포인트:
스타트업 선정 기준을 극도로 높여야 합니다. 통상 Mode 1 팀 수를 제한할 수도 있습니다.
각 스타트업과 최소 1회 이상 심층 미팅을 진행해서 발표 방향을 잡아줍니다.
제안서 포맷을 통일하되, 각 팀의 특성은 살립니다.
행사 당일 Q&A 시간을 충분히 확보합니다 (당연하지만) 피칭보다 오히려 Q&A가 더 중요합니다.
장점:
C레벨의 즉각적인 의사결정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실제 PoC나 투자로 이어질 확률이 높습니다.
수요기업 입장에서 시간 대비 효율이 높습니다.
단점:
준비 기간과 리소스가 많이 소요됩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 진입장벽이 높습니다.
중개자의 역량에 따라 결과가 크게 좌우됩니다.
최적 활용 시나리오: 수요기업의 니즈가 명확하고, 예산과 의사결정 권한이 확보된 경우
사례: LG그룹의 프리미엄 전략
앞서 GS그룹과의 행사에 연이어 진행한 LG그룹과의 프로젝트는 Mode 2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일단 LG그룹측은 8개 계열사의 R&D 총괄 조직들이 모인 LG사이언스파크와 그룹 연구사무소 및 시설들이 모두 집중된 단지에서 철저히 이공계스럽게 진행했습니다. 핸드폰도 반드시 카메라를 스티커로 붙여 가린 뒤 반입이 가능했고, 오전 타임은 계열사의 대표자, 임원분들이 통일된 형식/양식의 전시부스들을 쭉 돌며 제안 내용과 트렌드 청취 등을 다루었습니다.
1차 심사 검증의 강도는 높았습니다. 기술 기반의 오픈이노베이션 시도였던 만큼, 가능성 면에서 엄격하게 기술적인 의문들을 논의했고, 심지어 어떤 팀은 물성 테스트를 위한 재료를 요구받기도 했습니다. 때는 2018년, LG그룹 계열사 내부 사업부도 아직 스타트업과 유연한 협업에 덜 익숙한 다소 엄격하던 때였다고도 생각합니다만, R&D 조직 다운 접근이었다 생각합니다.
20개사가 선발되어, 전시부스 형태로 참여하여, 통일된 레이아웃과 논리구조로, 행사 전날까지 정비해 만들었습니다. 보통 이 경우는, 수요기업의 문제 현황과, 그에 대한 스타트업의 강점과 차별화 포인트, 그리고 오픈이노베이션 제안의 3단 구조로 짜는 경우가 많습니다. 8개 계열사와 LG사이언스파크의 대표 및 임원들이 전체 20개 사를 회람하며 5분 내외의 시간을 집중해서 논의했습니다. 방식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C레벨에게 실무선을 걸러 처음 선보이며 바로 가능성을 탐색해보는 방법으로는 효율적이었습니다. 실제로, 이 결과, 사전에 LG그룹측과 교감이 있었던 곳 중심으로, 나중에 LG사이언스파크에 입주하여 협업과 PoC를 추진하거나 시드 투자를 받은 곳들이 일부 생겨났고, 이와 같은 학습과 경험이 밑바탕이 되어, 나중에 자력으로 상장에 성공한 AI 스타트업 1개, 바이오 스타트업 1개, 자율주행 관련 스타트업 1개가 나왔습니다.
이 경험, 그리고 이후 지속된 혁신 테크페어와 프로그램들이 밑바탕이 되어, 오늘날, LG사이언스파크를 대표하는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이자 프로그램인 LG슈퍼스타트가 탄생했고, LG그룹 계열사들과 유기적으로 협업하며 스타트업 생태계에 안테나와 파이프라인을 튼튼히 연결하며 자리잡았습니다.
이론 및 사례 정리 - Mode 3
구조: Mode 1이나 2에 PoC(Proof of Concept)를 결합하여, 매칭 즉시 검증(PoC) 프로세스로 진입하는 방식입니다. 오늘날에는 이제 PoC를 결합했다는 방의 의미가 큰 힘을 못 받는 것 같았습니다.
대표 사례: 강남구청과 동원그룹의 실험
강남구청과 동원그룹 프로젝트는 각각 공공과 민간에서 Mode 3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주는 대조적 사례입니다. 강남구청은 지역내 공공서비스의 문제 해결이라는 다양한 목표 아래 과제들을 발굴해 보수적인 공공 분야의 문화와 업무방식에도 불구하고 첫 발을 과감히 디뎠고, 동원그룹은 계열사 내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C레벨의 참여와 Mode 3로 구조화한 오픈이노베이션 접근을 통해 식품/물류 혁신이라는 구체적 과제에 PoC를 바로 붙이고 도입할 수 있었습니다.
운영 포인트:
PoC 예산은 반드시 사전에 확보되어야 합니다. 후속 조달은 희망사항에 가깝고, 동력을 그만큼 지속해 확보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PoC 평가 기준과 과제를 가능한한 명확히 하고, 이를 매칭 전에 스타트업들과 공유합니다
PoC 기간은 통상 2~3개월, 아무리 길어도 6개월 이내가 적정하죠. 너무 짧으면 제대로 검증이 안 되고, 너무 길면 동력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중간 점검 프로세스를 반드시 넣어, 방향 수정이 가능한 구조여야 합니다. 교토삼굴, 어떤 가설과 검증 방법이든 피봇 가능성은 염두에 둬야 합니다.
장점:
말뿐인 협력이 아닌 실질적 결과물이 나옵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 레퍼런스와 매출이 동시에 발생합니다
실패하더라도 학습이 축적됩니다
단점:
예산 확보가 선행되어야 해서 경험이 부족한 곳이나 초보 수요기업이 시도하기는 어렵습니다.
스타트업의 기회비용이 매우 높기 때문에 PoC 실패 시 관계가 어색해지거나 논쟁 리스크가 있습니다.
사내와 사외 중개자의 프로젝트 관리 역량이 필수적입니다.
최적 활용 시나리오: 수요기업의 예산과 의지가 확보되고, 검증 가능한 구체적 과제가 있는 경우죠.
아래는 그 주요한 사례 세 가지입니다.
특히 난이도와 시사점이 많았던 사례는 강남구청 오픈이노베이션 2020년 첫 건이었습니다. 비계획이었기에, 중개자인 제가 처음부터 구청측의 담당 팀장님을 설득해 반드시 첫 데모데이에 구청장님을 모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절대 힘을 못 받는다, 고 설득해, 위와 같은 Mode 3 전반부 행사를 성공적으로 해냈습니다. 그러나 예상대로, 구청장님의 전폭적인 지지에도 불구하고, 예산도 계획도 없었던 혁신 제안들에 대해 대부분의 사업부서들은 여러가지 반대 근거들을 바탕으로 도입에 반대해왔습니다. 이대로 두면 힘들게 한 행사도 의미를 잃고 실무도 성과를 내기 어렵겠다 싶어, 실무 부처들과 협의는 무조건 진행하되,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3~4개월 이내에 중간성과보고회를 갖자고 다시금 설득했습니다. 마침 그 타이밍에 구청장님이 등장하는 행사가 있었고, 이에, 중간보고회가 공개로 코엑스에서 갑자기 열리게 디자인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혁신성이 매우 높고 도전적이었던 제안은 지속되지 못했지만, 10개 중 4개가 실제 도입되거나 실증이 진행되는 성과를 거두었고, 이후 비계획임에도 예산 지출까지 이끌어낸 사례도 나왔습니다.
- (관련 보도자료) 무협, 지자체 최초 강남구와의 오픈 이노베이션 중간 성적표 공개
그리고 무엇보다, 강남구 오픈이노베이션은 지자체 최초의 시도로 각인되어 이후 기재부의 K-TESTBED의 모델 사업으로 벤치마킹되기도 하였고, 이 경험이 축적되어, 매년 혹은 격년으로 이어지는 강남구 정례 사업이 되었고, (팀장님은 과장님으로 승진했으며 ^^) 이제는 예산도 확보되어 정말 PoC가 이어지는 사례가 되었습니다. 오픈이노베이션에서 축적의 힘은, 정말 중요하죠.
- (관련 유튜브) 2024년 강남구 오픈이노베이션 영상
기타 글로벌 결합 유형
앞서 보았던 모드 1~3를 글로벌 필드와 결합하여 조립하면 다양한 유형이 해외 poc 및 테스트, 현지 엑셀러레이팅 사례를 만들 수 있습니다. 2020년도에 LG상사, 롯데마트, 대원칸타빌 등 다양한 영역에서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시도들이 있었습니다.
앞서 거듭 언급했듯, 오픈이노베이션 프로젝트는 단발성 이벤트가 아닙니다. 사업 개시 데모데이 → 중간보고회 → 성과공유회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전략적으로 배치하면 프로젝트가 힘을 받습니다.
프로젝트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자리이고. 여기서 중요한 건 기대치 관리(Expectation Management)이죠.
핵심 원칙:
참여 스타트업들의 기대치를 현실적으로 조정합니다. "투자 확약"이나 "계약 보장"은 절대 언급하지 말구요.
수요기업의 참여 인원과 직급을 사전에 공유해서 스타트업들이 준비 수준을 조절할 수 있게 합니다.
네트워킹 시간을 피칭 시간보다 길게 잡는다. 실제 소통과 관계 빌딩은 비공식 자리에서 비선형적 대화를 통해 이루어지게 되죠.
실전 팁:
명찰은 필수, 소속, 이름, 직급/역할을 명확히 표시합니다.
좌석 배치도 전략입니다. Mode 2의 경우 C레벨을 중앙에, Mode 1의 경우 실무진을 분산 배치하죠.
첫 행사에서 너무 많은 정보를 쏟아내지 않습니다. "다음이 기대되는" 수준이 적정합니다. 애프터를 기약케 해야죠.
많은 프로젝트가 킥오프 이후 사그라드는 이유는 중간 점검 메커니즘이 없기 때문입니다. 중간보고회는 프로젝트에 리듬을 부여하는 심장박동과 같죠.
핵심 원칙:
진행 상황뿐 아니라 어려움과 막힌 부분을 공유하는 자리로 만듭니다.
수요기업의 피드백을 즉각 반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입니다.
중개자는 이 자리에서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실전 팁:
중간보고회는 내부 행사로 운영합니다. 언론 노출이나 홍보는 최종 성과공유회에서만 합니다.
형식을 너무 무겁게 가져가지 않습니다. 발표 10분 + 토론 20분 정도가 적정합니다.
참여율이 떨어지면 프로젝트가 죽습니다. 필수 참석 대상을 명확히 하고, 일정을 최소 2주 전에 고지합니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어야죠. 오늘날, 오픈이노베이션 활동이 만개하며 공공과 민간의 교집합으로 자리잡힌 관행이 "성과공유회"입니다. 프로젝트의 가시적 성과를 대외에 알리고, 내부적으로는 다음 프로젝트의 동력을 확보하는 자리죠.
핵심 원칙:
숫자로 말한다. "좋은 반응"이 아니라 "3건의 PoC 진행, 1건의 투자 유치"처럼 구체적으로
실패 사례도 공유합니다. 단, 학습 포인트를 명확히 한다.
다음 프로젝트에 대한 암시를 남깁니다.
실전 팁:
성과공유회 자료는 대외 배포를 전제로 작성합니다. 민감한 내용은 구두로만 공유합니다.
참여 스타트업들의 피드백을 영상이나 인터뷰 형식으로 담으면 효과적이죠.
행사 후 1주일 내에 보도자료를 배포해서 모멘텀을 유지합니다.
최적 간격:
사업 개시 데모데이 → 중간보고회: 4~6주
중간보고회 → 성과공유회: 6~8주
전체 프로젝트 기간: 3~4개월
이 간격이 중요한 이유는? 너무 짧으면 실질적 진전이 없고, 너무 길면 동력을 잃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집중력과 조직의 관심은 유통기한이 있죠.
오픈이노베이션 프로젝트에는 네 명의 플레이어가 있습니다.
수요기업의 C레벨
수요기업의 실무진
스타트업
혁신 중개자(여러분)
이 넷이 팽팽하게 긴장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같은 방향을 바라보게 만드는 것, 그게 혁신중개자의 핵심 역할입니다.
- C레벨이 원하는 것: 가시적 성과와 혁신 브랜딩 - 실무진이 원하는 것: 실질적 문제 해결과 업무 부담 최소화
- 스타트업이 원하는 것: 매출과 레퍼런스, 그리고 성장 기회
이 세 가지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죠. 그래서 Mode 1, 2, 3 중 어떤 방식을 선택하느냐는 단순한 포맷의 문제가 아니라, 이해관계자들의 니즈를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7년간 현장에서 체득한 한 가지 진리가 있습니다. 오픈이노베이션의 성공은 열정 뿐만이 아니라 효과적인 구조에서 나온다는 것입니다.
좋은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수요기업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둘이 만나는 방식을 상황에 맞게 설계하고, 그 만남 이후의 여정을 치밀하게 구조화하는 것이죠.
Mode 1, 2, 3는 단순한 분류가 아닙니다. 현장에서 수없이 시행착오를 거치며 검증된 전술적 선택지죠. 여러분의 프로젝트에 맞는 모드를 선택하고, 행사를 공학적으로 배치해야 합니다. 그러면 오픈이노베이션은 더 이상 요란한 구호가 아니라,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내는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될 것입니다.
테크로 시작한 벤처 행사가, 변화관리를 이끌어내는 인문학적 예술이 되는 순간이죠.
이상 Dr. Jin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