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이노베이션 실무 매뉴얼
☕안녕하세요, Dr. Jin입니다.
앞서 제16편에서 다룬 바와 같이,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준비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하게 되는 지점이 있습니다. "홈페이지에 공고 올리고, SNS에 홍보하면 좋은 스타트업들이 알아서 지원할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2024년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업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어려움 1순위가 바로 "우리 눈높이에 맞는 스타트업을 찾기 어렵다"였습니다.
오늘은 단순히 공고를 올리고 기다리는 수동적 접근을 넘어서, 공모와 보통 듀얼로 진행하되 중개자나 발주처가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1대1 '개별소싱(Direct Sourcing)'과 더 나아가 공모 없이 완전히 비공개로 진행하는 '스텔스 소싱(Stealth Sourcing)'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이 두 가지 방법론은 오픈이노베이션의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또한, 혁신중개자가 신뢰할 만한 서드파티로서 기능하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들어가기 앞서, 사례연구로 예열 좀 해보죠.
사례 연구
앞서 제16편에서, N사는 충분한 브랜드 파워가 부족했습니다. 이 경우는 아무리 공고를 노출시키고 Mass Marketing을 하더라도 유효한 스타트업이 내용을 열람하더라도 실제 신청을 선택할 확률이 극도로 낮아집니다. 1대1 개별 접촉이 필요한 시점이었습니다.
하여 정석대로, 제 나름의 궁합이 좋은 기업들 리스트를 뽑고, 저희 내부의 연락처 정보, 또는 대표적인 연락처 등으로 1차로 프로파일링한 후, 하나하나 컨택하여 6개사를 직접 소싱했습니다. 나중에 뚜껑을 열어보니, 결국 이 회사들과 N사의 미팅이 제일 만족도가 높았지요.
필드 매뉴얼
이제 몇가지 방법과 노하우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오픈이노베이션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입니다. 한국만 해도 2023년 기준 87건의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에 361개 대기업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어디에 지원해야 할지 선택장애에 빠지기 쉽고, 대기업 입장에서는 수백 개의 지원서 속에서 진주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더 큰 문제는 정말 좋은 스타트업일수록 바쁘다는 점입니다. 이미 고객 확보에 집중하고 있거나, 투자 유치로 정신이 없는 스타트업들은 '또 하나의 오픈콜'에 시간을 투자할 여력이 없습니다. StartUs Insights의 2024년 연구에 따르면, 고품질 스타트업 지원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타겟화된 직접 접촉(targeted direct outreach)"이 필수적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첫 번째 단계는 철저한 리서치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많이'가 아니라 '정확히'입니다.
무작정 '핀테크 스타트업 100개'를 찾는 것이 아니라, 우리 회사의 전략적 수요와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스타트업을 찾아야 합니다. 2024년 한국무역협회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들이 PoC(Proof of Concept) 파트너를 선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 1순위가 바로 '자사 전략수요와의 적합성(Strategic Fit)'이었습니다. 제품 우수성보다도 높은 순위였죠.
리서치 방법론은 다양합니다. Crunchbase, PitchBook, Harmonic.ai 같은 스타트업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할 수도 있고, 업계 특화 플랫폼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AI 기반 스타트업 스카우팅 도구들도 등장했는데, Novable이나 StartUs Insights 같은 플랫폼들이 LLM 프롬프트를 활용해 스타트업 발굴과 검증을 자동화하고 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스타트업을 필터링합니다:
기술 성숙도: 우리가 원하는 것은 아이디어 단계인가, 이미 상용화된 제품인가?
비즈니스 모델 적합성: B2B에 익숙한가, B2C 중심인가?
규모와 성장 단계: Seed 단계? Series A 이후?
지리적 위치: 글로벌 협업이 가능한가, 로컬 파트너십이 필요한가?
기존 고객 포트폴리오: 이미 유사한 대기업과 일한 경험이 있는가?
이 단계에서 100개 후보 롱리스트(Long-List)를 30개 숏리스트(Short-List)로, 다시 10개의 최종 후보로 압축하는 작업이 이뤄집니다.
좋은 스타트업을 찾았다면, 이제 '어떻게 연락할 것인가'가 관건입니다. 여기서 만약 그냥 회사 대표 이메일로 메일링한다면, 매우 높은 확률로 스팸 메일함이나 읽지 않은 수천통의 메일 속에 파묻혀 있게 됩니다.
프로파일링 단계에서는 다음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면 좋습니다:
기본 정보
회사명, 웹사이트, 간단한 사업 설명
창업연도, 직원 수, 최근 펀딩 라운드
주요 제품/서비스, 핵심 기술
연락처 정보 (이게 핵심입니다)
CEO 이름 및 LinkedIn 프로필
파트너십/비즈니스 개발 담당자 정보
공식 이메일 주소 (info@가 아닌 담당자 직통)
개인 내선 또는 핸드폰 전화번호 (있다면)
컨택 채널 우선순위
소개/추천 경로 (있다면 최우선)
카카오톡 / LinkedIn 메시지 (가장 효과적)
직접 이메일
콜드콜 (최후의 수단)
추가 인텔리전스
최근 뉴스나 프레스 릴리스
SNS 활동 패턴
기존 파트너십 현황
창업자의 관심사나 과거 경력
이 모든 정보를 구글 시트나 Airtable 같은 도구로 정리합니다. 컬럼은 다음과 같이 구성하면 좋습니다:
회사명 | 웹사이트 | 담당자명 | 직책 | 이메일 | LinkedIn | 전화 | 컨택 우선순위 | 1차 컨택일 | 2차 컨택일 | 응답여부 | 상태 | 비고
2024년 데이터 분석 트렌드를 보면, 성공적인 기업들은 단순 스프레드시트를 넘어 Harmonic.ai나 Coresignal 같은 데이터 플랫폼과 연동해 실시간으로 스타트업 정보를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특히 "누가 최근에 펀딩을 받았는지", "누가 CTO를 새로 채용했는지" 같은 시그널은 컨택 타이밍을 잡는 데 결정적입니다.
이제 실제로 연락할 차례입니다. 콜드컨택(Cold Contact)은 말 그대로 사전 관계가 전혀 없는 상대에게 처음 연락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2025년 최신 연구에 따르면, 콜드 이메일의 평균 응답률은 1-10% 수준입니다. 낮아 보이지만, 제대로 하면 충분히 의미 있는 숫자입니다.
콜드컨택의 황금률
첫째, 개인화(Personalization)가 생명입니다. "안녕하세요, 귀사의 혁신적인 솔루션에 관심이 있습니다"로 시작하는 템플릿 메시지는 휴지통 직행입니다. HubSpot 연구에 따르면, 개인화된 메시지는 응답률을 26%까지 높입니다.
효과적인 첫 문장 예시:
"최근 벤처스퀘어에서 귀사의 Series A 소식을 봤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귀사가 XX고객사와 진행한 프로젝트 케이스를 보고 감명받았습니다."
"귀사의 CEO께서 지난달 컨퍼런스에서 하신 AI 거버넌스에 대한 발표가 인상 깊었습니다."
둘째, 가치 제안을 명확히 하되, 너무 길게 쓰지 않습니다. 이메일은 5-7문장 이내가 이상적입니다. 2024년 Boomerang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하루 평균 147개의 이메일을 받고 그 중 71개를 3.2초 만에 삭제한다고 합니다. 여러분의 메시지는 3.2초 안에 생존해야 합니다.
셋째, 구체적인 CTA(Call to Action)를 제시합니다. "혹시 관심 있으시면 연락 주세요"가 아니라 "다음 주 화요일이나 수요일 오전 중 15분 정도 화상 미팅이 가능하신가요?"처럼 구체적으로 제안합니다.
채널별 전략
이메일: 제목이 50% 이상을 좌우합니다. 64%의 사람들이 제목만 보고 열지 여부를 결정합니다. "협업 제안", "미팅 요청" 같은 뻔한 제목은 피하세요. "XX 분야에서 ABC사와 귀사의 시너지에 대해" 같이 구체적이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이 좋습니다.
LinkedIn: 이메일보다 응답률이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LinkedIn을 활발히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연결 요청 시 맞춤 메시지를 반드시 포함하고, 연결 수락 후 바로 영업 메시지를 보내지 마세요. 먼저 상대의 포스트에 의미 있는 댓글을 남기는 등 관계를 조금 쌓은 후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전화: 가장 직접적이지만 가장 거부감도 큰 방법입니다. 콜드콜의 평균 성공률은 1-3% 수준입니다. 하지만 제대로 준비하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통화 시간은 아침 11-12시, 오후 2-5시가 좋고, 첫 10초가 승부를 가릅니다. "귀찮게 해서 죄송하지만..." 같은 약한 시작 대신, "안녕하세요 XX님, 저는 ABC사의 오픈이노베이션 담당 김철수입니다. 귀사의 YY 기술이 저희 ZZ 프로젝트와 완벽히 맞을 것 같아 연락드렸습니다"처럼 자신감 있게 시작하세요.
콜센터 활용: 규모의 경제
대상이 많을 경우(예: 500개 이상 스타트업), 콜센터 아웃소싱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저는 초창기에, 들으면 누구나 알법한 브랜드 있는 클라이언트를 앞세워 진행할 때, 오픈율을 강제하기 위해 콜센터를 몇번 써본 적이 있습니다.
콜센터 활용의 장점:
규모 확장성: 수백 건의 컨택을 동시에 진행 가능
비용 효율: 정규직 채용 대비 유연한 운영
전문성: 콜드콜에 익숙한 전문 인력 활용
하지만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콜센터 직원들은 여러분 회사의 기술이나 전략을 깊이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초기 컨택(initial outreach)만 콜센터에 맡기고, 실제로 관심을 보인 스타트업에게는 메일/공고 링크로 열람 유도하는 것이 목표가 되고, 좀더 심화 대화는 내부 팀이 직접 따로 응대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또한 콜센터로 받는 제안요청을 유쾌하게 여기지 않거나, 우리의 전문성을 의심하게 되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우리 브랜딩을 위하여, 콜센터는 위 목적에 충실한 극소수의 경우 전략적으로 사용하시기를 권고드립니다.
리마인드의 과학
가장 중요한 사실 하나: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첫 번째 메시지에 바로 답하지 않습니다. 바빠서일 수도 있고, 나중에 답하려다 까먹었을 수도 있습니다.
어느 통계를 보면:
첫 번째 이메일 응답률: 약 8.5%
1회 후속 메시지 후: 추가 10-15% 응답
2회 후속 메시지 후: 추가 5-10% 응답
즉, 포기하지 않고 정중하게 리마인드하면 응답률을 두 배 이상 높일 수 있습니다. 최소 2회의 후속 컨택은 필수입니다.
효과적인 후속 메시지 구성:
1차 후속 (1주일 후): "안녕하세요 XX님, 지난주에 보내드린 메시지 확인하셨는지 궁금합니다. 혹시 공고를 확인하지 못하셨다면 다시 한번 간략히 말씀드리면..."
2차 후속 (1차 후속 후 1주일): "XX님, 바쁘실 텐데 계속 연락드려 실례합니다. 다만 이번 기회가 귀사에 정말 의미 있을 것 같아 한 번만 더 연락드립니다. (만약 지금 시점이 적절하지 않다면 언제쯤 다시 연락드리면 좋을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타이밍도 중요합니다. 이메일은 화요일 오전 9-12시에 가장 높은 오픈율을 보입니다. 월요일은 피하세요. 다들 한 주를 시작하느라 바쁩니다. 금요일 오후도 좋지 않습니다. 주말 모드로 들어가 있거든요.
이제 가장 고급 전략인 스텔스 소싱(Stealth Sourcing)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스텔스 소싱은 오픈콜과 완전히 별개로, 아예 드러나지 않게 물밑에서 진행하는 소싱 방식입니다. 공개 프로그램 없이, 선별된 몇몇 스타트업에게만 비공개로 접근하는 것이죠.
왜 스텔스 소싱이 필요한가?
첫째, 전략적 민감성입니다. 때로는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다는 것 자체가 경쟁사에게 전략적 정보를 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A사가 블록체인 기반 공급망 스타트업을 찾고 있다"는 정보만으로도 경쟁사는 A사의 다음 행보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둘째, 독점성 확보입니다. 정말 좋은 스타트업은 여러 대기업이 동시에 접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텔스 소싱을 통해 먼저 접촉하고 관계를 구축하면, 남들이 모르는 사이에 파트너십을 선점할 수 있습니다.
셋째, 품질 집중입니다. 오픈콜은 수백 개의 지원서를 받지만 그 중 90%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스텔스 소싱은 처음부터 미팅이 거의 확정적인 10개 안팎의 후보만 엄선해서 접근하므로, 훨씬 효율적입니다.
스텔스 소싱의 실제
2024년 스텔스 스타트업 트렌드를 보면 흥미로운 현상이 있습니다. 많은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이 의도적으로 "스텔스 모드(Stealth Mode)"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제품 출시 전까지 대중에게 알리지 않고 조용히 개발하는 것이죠. Y Combinator 출신 스타트업들 중에도 상당수가 이런 전략을 취합니다.
이런 스타트업들은 공개 오픈콜에 절대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들을 찾으려면 다른 접근이 필요합니다:
인적 네트워크 활용
VC 및 액셀러레이터 네트워크: "요즘 주목할만한 시드 단계 AI 스타트업 있나요?"
업계 전문가: 컨퍼런스, 포럼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추천 요청
기존 포트폴리오 스타트업: "같은 분야에서 협업하면 좋을 다른 스타트업 아시나요?"
접근 방식의 차별화
스텔스 소싱에서는 첫 컨택부터 다릅니다. 일반 콜드컨택처럼 "저희 프로그램에 지원하세요"가 아니라, "귀사와 저희가 특정 프로젝트에서 어떻게 협업할 수 있을지 논의하고 싶습니다"라는 톤입니다.
실제 메시지 예시
"XX님, 저는 ABC사의 전략기획팀에서 일하는 김철수입니다. 귀사가 개발 중인 YY 기술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올해 3분기에 런칭할 ZZ 프로젝트와 시너지가 클 것 같아, 비공개로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이번 주 중 30분 정도 화상 미팅이 가능하실까요?"
미팅은 거의 확정적으로 생각하고 접근합니다. 광범위하게 뿌리는 것이 아니라, 5-10개 업체를 정말 깊이 리서치해서 "이 회사들과는 반드시 미팅을 잡겠다"는 마인드로 움직입니다.
스텔스 소싱의 도전과제
물론 쉽지만은 않습니다.
정보 접근성 문제: 공개되지 않은 스타트업 정보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여기서 인적 네트워크와 전문 도구가 중요해집니다.
거절 리스크: 일대일로 접근하다 보니 거절당했을 때의 타격이 큽니다. 오픈콜에서 100명 중 5명 응답하는 것과 타겟 10곳 중 2곳만 응답하는 것은 심리적으로 다릅니다.
시간과 자원: 각 스타트업을 깊이 리서치하고 맞춤형 접근 전략을 짜는 데 상당한 시간이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텔스 소싱은 정말 전략적으로 중요한 파트너십을 구축할 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Google이 지난 10년간 1,000개 이상의 기업을 인수한 것도 대부분 스텔스 소싱을 통한 선제적 접근 덕분이었습니다.
한국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1) 관계 중심 문화
- 한국에서는 여전히 "레퍼런스"의 힘이 큽니다. 직접 콜드컨택하는 것보다 누군가 신뢰할만한 곳을 통한 소개가 훨씬 높은 응답률, 전환율을 보입니다. 따라서 창업진흥원, 한국무역협회,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같은 중개기관과의 네트워크가 중요합니다.
2)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 활성화
- OI마켓(oimarket.kr) 같은 공공, 이노브랜치, 혁신의숲 같은 민간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이 있어, 여기서 스타트업 정보를 얻고 초기 컨택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쟁도 치열하므로, 플랫폼 활용과 개별소싱을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Fit에 대한 강조 한국 대기업들은 '전략적 적합성(Strategic Fit)'을 유독 강조합니다. 무역협회 2025년 조사에서도 이것이 1순위였죠. 따라서 컨택 시 "귀사 기술이 우리 XX 사업부의 YY 전략과 정확히 맞는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합니다.
글로벌 역량에 대한 갈증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준비도에 대한 평가가 4.93점(대기업 평가)으로 매우 낮게 나왔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글로벌 경험이나 해외 고객을 보유한 스타트업은 큰 어드밴티지가 있다는 뜻입니다.
개별소싱과 스텔스 소싱을 시작하기 전에 점검할 사항들:
전략적 준비
우리가 찾는 스타트업의 프로필이 명확한가?
PoC나 파일럿을 위한 예산 등 스타트업에게 제시할 확보된 인센티브가 있는가?
우리쪽 내부 의사결정 프로세스가 준비되어 있는가?
우리쪽 실무 담당자의 권한과 책임이 명확한가?
실행 역량
리서치 도구와 데이터베이스 접근 경험과 노하우가 있는가?
프로파일링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시스템이 있는가?
컨택 메시지를 작성하고 검토할 프로세스가 있는가?
후속 관리를 놓치지 않을 리마인더 체제와 내재화된 경험이 있는가?
측정과 개선
응답률, 미팅 전환율 등 KPI를 추적하는가?
A/B 테스트를 통해 메시지를 개선하는가?
거절 사유를 분석해서 다음에 반영하는가?
2025년을 바라보며, 개별소싱 분야에도 큰 변화가 오고 있습니다.
AI 기반 스카우팅 도구들이 LLM을 활용해 수백만 개 스타트업 중에서 정확히 우리 기준에 맞는 업체를 찾아냅니다. Novable, StartUs Insights 같은 플랫폼들이 이미 이 기능을 제공하고 있고, 정확도도 계속 높아지고 있습니다.
개인화된 메시지 작성도 AI가 도와줍니다. 각 스타트업의 웹사이트, 보도자료, SNS 포스트를 분석해서 맞춤형 첫 문장을 자동 생성하는 도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최종 검토는 사람이 해야 하지만, 초안 작성 시간을 크게 줄여줍니다.
자동 후속 관리 시스템도 발전하고 있습니다. 일정 기간 응답이 없으면 자동으로 정중한 리마인더를 보내고, 응답이 오면 담당자에게 알림을 주는 워크플로우를 쉽게 구축할 수 있습니다.
- AI 심사역 및 소싱에 대해 부연한 글로 오픈이노베이션 산업화의 근 미래(https://brunch.co.kr/@redmoeye/39)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결국 오픈이노베이션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협업입니다. AI는 도구일 뿐, 진정성 있는 관계 구축은 여전히 사람의 몫입니다.
오픈이노베이션에서 "좋은 스타트업이 없다"고 불평하는 기업과 "좋은 대기업 파트너를 못 찾겠다"고 고민하는 스타트업이 동시에 존재하는 이유가 뭘까요? 연결(Connection)과 중개(Intermediary)의 문제입니다.
오픈콜을 올리고 기다리는 수동적 접근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찾고, 맞춤형으로 접근하고, 포기하지 않고 후속 관리해야 합니다. 그리고 정말 전략적으로 중요한 파트너십은 스텔스 소싱을 통해 남들보다 먼저 선점해야 합니다.
개별소싱과 스텔스 소싱은 시간과 노력이 더 들어가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투자는 확실히 보상받습니다. 100개의 부적합한 지원서를 검토하는 것보다, 10개의 완벽히 맞는 스타트업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것이 훨씬 가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조언을 드린다면, 너무 완벽하려고 기다리지 마세요. 리서치도 80% 정도면 시작하고, 실행하면서 배우세요. 첫 번째 10개 스타트업에게 컨택하면서 얻은 인사이트가 다음 100개를 찾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여러분의 오픈이노베이션이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진짜 혁신을 만드는 파트너십으로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이상 Dr. Jin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