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이노베이션 실무 매뉴얼
☕안녕하세요, Dr. Jin입니다.
오늘은 오픈이노베이션 실무에서 누구나 겪지만, 제대로 정리된 가이드가 없었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바로 '공모 마케팅'입니다. 중견기업 N사의 사례를 시작으로, 실전에서 검증된 6종 매스마케팅 세트와 함께 스텔스소싱의 병행 전략까지 낱낱이 살펴보겠습니다. 제 실무 노하우의 정수이니, 안전벨트 꽉 매고 함께 달려보시죠!
들어가기 앞서, 사례연구로 예열 좀 해보죠.
사례 연구
N사의 공고는 제가 3주 일정으로 오픈이노베이션 공모를 게시했습니다. 비록 일반적인 대중의 인지도는 낮은 중견기업이었지만, 글로벌 40개국에의 헬스케어 수출네트워크를 가진 점, 비교적 구체적인 협업 포인트, 그리고 협력기관의 추가 지원 등의 조건들이 내걸렸죠. 객관적으로 봤을 때 나쁘지 않은 조건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했던 대로였습니다. 공모로 들어온 숫자는 한자리수.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브랜드 인지도입니다. 삼성, 현대차, LG 같은 대기업이 공모를 열면 스타트업들이 줄을 섭니다. 심지어 까다로운 조건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반면 중견기업은 아무리 좋은 조건을 제시해도 "이 회사는 어디지? 믿을 만한가?"라는 시선부터 받습니다. 냉정하지만 이것이 현실입니다.
저와 N사는 이 상황을 사전에 예상하고 공모와 별개로 맞춤형 1대1 스텔스소싱을 병행 개시했었죠.
어쨌든 공모는 가장 일반적이고, 그 용처에 맞게 사용하면 효과적인 수단입니다. 소위 Mass Marketing 6종 세트라 제가 명명한 공모 수단별 활용법 및 장단점, 그리고 개별 소싱 발굴과의 하이브리드 전략. 이것이 바로 오늘 제가 말씀드릴 핵심입니다.
결과적으로 N사는 3주 공모 기간 동안 이렇게 움직였습니다:
1주차: 매스마케팅 전개
K-Startup 공고 등록
자체 플랫폼 공지
스티비 뉴스레터 발송 (보유 DB 당시 기준 약 18,000명)
페이스북 타겟 광고 집행 (업로드, 10만원 수준 마케팅비 집행)
결과: 신청 0건 (1주차에는 신청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2주차: 스텔스소싱 병행
더브이씨 DB 검색으로 적합 기업 50개사 추출
액셀러레이터 네트워크 통해 추천 기업 20개사 확보
개별 이메일/전화 컨택 70개사
업종 특화 카톡방에서 관계 있는 창업자 10명에게 개별 메시지
결과: 추가 신청 8건
3주차: 마무리 스퍼트
뉴스레터 1회 진행
신청 기업 대상 1:1 사전 상담 진행 (관심도 제고)
마감 2일 전 리마인더 메일 발송
결과: 최종 신청 16건
총 16건의 신청.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처음 예상했던 한자리수보다는 훨씬 나아졌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개별 소싱을 통해 들어온 6건 중 4건이 실제로 적합도가 높은 기업이었다는 점입니다.
매스마케팅 6종 세트 - 필드 매뉴얼
이제 몇가지 방법과 노하우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아래 6종 세트는 제가 2018년 이후 7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활용하고 살아남은 일반적이고 효과적인 오픈콜 수단들이라 보실 수 있습니다.
오픈이노베이션 공모를 성공시키려면 단순히 "공고 하나 올렸으니 기다리자"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체계적인 매스마케팅 전략이 필요합니다. 제가 현장에서 직접 활용하고 검증한 6종 세트를 소개합니다.
자체 플랫폼이나 웹사이트에 공모 공지를 게시하고, 기존 DB에 등록된 스타트업들에게 알림을 발송하는 방식입니다. 이노브랜치, OI마켓 같은 오픈이노베이션 전용 플랫폼이 대표적이죠.
장점
즉각적인 노출이 가능합니다
이미 관심을 보인 타겟층에게 직접 도달합니다
추가 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플랫폼 내 검색 노출로 자연 유입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단점
플랫폼 자체의 트래픽이 낮으면 효과가 제한적입니다
맞춤형 알림 기능이 없으면 정보가 묻히기 쉽습니다
참여기업 숫자가 적다면 실질적 의미가 없습니다
DB 품질에 따라 성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실전 팁) 플랫폼 공지는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하지만 "올려만 놓으면 되겠지"라는 생각은 금물입니다. 플랫폼의 알림 기능을 최대한 활용하고, 가능하다면 분야별 세분화된 타겟팅을 시도해야 합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운영하는 K-Startup 포털의 '모집중 사업' 섹션에 공모를 등록하는 방식입니다. 정부 공인 채널이라는 신뢰도에 더해, 우리 정보망에 없는 소위 뉴비, 예비창업가나 초기창업가와 같은 새로운 선수들에게 노출이 좋은 채널이기도 합니다. 손이 좀 가긴 하지만, 초기 신규 플레이어 발굴이 필요하다면 한번씩 신경써줍시다. 이건, 사이트 운영자인 창업진흥원측과 협의를 통해 권한을 받아 ID로 로그인하여 정해진 형식대로 올리는 방식입니다.
장점
정부 공인 플랫폼의 신뢰도 효과
창업 지원 사업을 찾는 스타트업의 집중 유입 및 신규 예비/초기 창업가 노출 효과
무료로 이용 가능
검색 엔진 최적화(SEO)가 잘 되어 있어 구글 검색에도 노출
단점
등록 절차가 다소 복잡할 수 있습니다.
정부 사업과의 구분이 모호해질 수 있습니다.
업데이트 주기가 느려 실시간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너무 많은 공고가 올라와 경쟁이 치열합니다.
(실전 팁) K-Startup은 큰 노력 없이도 소싱에 효과적일 홍보 채널입니다. 다만 제목과 썸네일이 중요합니다. 수많은 공고 사이에서 눈에 띄려면 핵심 혜택을 명확히 드러내야 합니다. (없어보이게) "최대 5천만원 지원"보다는 "글로벌 진출 실증 지원 + PoC 5천만원"처럼 구체적으로 작성하세요.
스티비(Stibee) 같은 전문 메일링 툴을 활용해 타겟 스타트업에게 뉴스레터 형식으로 공모를 알리는 방식입니다. 여러 건의 공모가 있다면 매주 특정 요일에 정기 뉴스레터로 발송합니다.
제가 일하는 무역협회에서는 2019년부터 매주 1회, 화요일(혹은 수요일 중 택일) 아침 8시 발송을 꾸준히 해왔습니다. 오늘 2025년 11월 29일 기준으로, 어느새 283회차가 됐네요.
- KITA 스타트업위클리 뉴스레터 보기 (구독 가능)
저희도 별도 segment 구분까지는 못하고 약 2만여명의 대상에게 매주 규칙적인 뉴스레터로 보내다보니, 리드율, 오픈율 등을 보아도 보는 사람은 보고, 안 보는 사람은 거의 읽지 않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뉴스레터는 타겟팅이 모호해질 수밖에 없으니 썩 효과적인 수단이라 하기는 어렵습니다만, 루틴으로 유지하며 기본값을 확보하기에는 괜찮습니다. 또한 스티비와 같은 툴은 모바일친화적인 UI의 별도 링크를 딸 수 있어, 카카오톡방이나 1대1 컨택을 통한 개별 소싱 등에 편리합니다.
* 스티비 사용법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를 클릭해보세요.
- 스티비 도움말 홈(공식 홈페이지)
- 진형석 작성, 스티비 활용 실무 매뉴얼 (제가 실제 현업에 쓰는 use case 중심 매뉴얼입니다)
장점
개인화된 메시지 전달이 가능합니다
오픈율, 클릭율 등 성과 측정이 명확합니다
정기 발송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점진적으로 높일 수 있습니다
스티비의 경우 한국어 인터페이스와 국내법 준수(광고 표시 등)가 편리합니다
단점
초기 DB 구축에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스팸으로 분류될 위험이 있습니다
정기 발송을 위한 콘텐츠 기획이 필요합니다
무료 플랜의 경우 발송 횟수 제한이 있습니다
(실전 팁) 저희 무역협회 스타트업 위클리 뉴스레터(https://innobranch.stibee.com/) 좋은 참고 사례입니다. 단순히 공모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스타트업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함께 제공하면서 자연스럽게 공모를 소개하는 방식이죠.
스티비를 활용할 때는 제목이 생명입니다. "[이노브랜치] 이번 주 꼭 확인해야 할 공모 3건" 같은 식으로 가치를 명확히 전달하세요. 그리고 SPF, DKIM 같은 메일 인증 설정을 반드시 해야 합니다. 이것이 없으면 기업 메일 시스템에서 스팸으로 걸러질 확률이 높아집니다.
좀더 섬세하게 하려면 메일머지/개인화된 메시지를 통한 개인화를 꼭 하면 좋습니다.
예) 진형석 차장님, 한국무역협회에서 관심가질 오픈이노베이션 챌린지를 보내드리겠습니다.
페이스북, 링크드인, 인스타그램 등 SNS에 공모 정보를 게시하고, 필요시 타겟 광고를 집행하는 방식입니다. 소싱 퀄리티 면에서 그리 추천하지는 않습니다만, PR효과와 브랜딩, 그리고 미미하지만 새로운 후보를 발굴하는 효과를 감안하면 병행해볼 수 있습니다.
장점
시각적 콘텐츠로 어필이 가능합니다
공유와 확산이 쉽습니다
타겟 광고로 정밀한 접근이 가능합니다
댓글을 통한 즉각적인 피드백 수집이 가능합니다
단점
진성 팔로어가 적다면 오가닉(자연) 도달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광고비가 필수입니다
지속적인 콘텐츠 생산과 커뮤니티 관리가 필요합니다
난이도가 높아 전문 인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실전 팁) 무역협회 스타트업 페이스북 페이지(https://www.facebook.com/Innobranch/)처럼 공모만 올리는 것이 아니라 스타트업 성공 사례, 산업 트렌드, 팁 등을 지속적으로 공유하며 팔로어를 늘려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SNS는 장기전입니다. 당장 공모 참여자를 늘리기보다는 중장기적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쌓는다는 관점에서 접근하세요. 그리고 광고비를 쓸 거라면 "스타트업" "창업자" "혁신 기술" 같은 키워드로 타겟팅하되, 연령대와 지역을 세밀하게 설정해야 예산 낭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 커뮤니티 단체 카톡방에 공모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입니다. 창업자 모임, 액셀러레이터 출신 네트워크, 업종별 커뮤니티 등이 해당됩니다. 저도 대략 합쳐보니 (물론 중복이 많겠지만) 15개 내외의 단톡방들 도합 1만여명에게 뿌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찌라시 날리는 사람도 아니고, 또 방마다 무작정 살포하면 안 되는 곳들도 많기에, 실제로 이 정도 물량으로 홍보하는 경우는 자주 없습니다.
장점
즉각적인 대량 노출이 가능합니다.
추가 비용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신뢰할 수 있는 커뮤니티 내에서의 추천 효과가 있습니다.
단점
효과가 매우 애매합니다. 보통 오픈챗방이 1,500명이 한도인 경우가 많은데, 그와 같은 규모의 방에 투척해도, 실제로 몇명 정도가 열람하는지 알 수가 없고, 그들이 진성 타겟일 경우는 매우 낮습니다.
광범위한 타겟의 경우 적중률이 떨어지고, 세분류 소싱처럼 뾰족한 분야일수록 맞는 사람을 찾기 어렵습니다.
커뮤니티 성격이 강한 곳에 노골적인 광고를 계속하면 단톡방에서 쫓겨나거나 무시당합니다.
광고가 쏟아지는 만만한 톡방이라면, 역시 거기 올리는 우리 광고도 홍보 효과가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실전 팁) 카톡방 공지는 보조 수단으로만 활용하세요. 평소에 단톡방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관계를 쌓은 사람이 "이런 좋은 기회가 있어서 공유드립니다"라고 할 때만 효과가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공모를 올리면 거의 항상 스팸으로 인식됩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단톡방 관리자나 영향력 있는 멤버에게 먼저 개인적으로 양해를 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혹시 이런 정보 공유해도 될까요?"라고 묻는 한 마디가 반응을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죠, 어떤 방은 커피 몇개 선물로 쏘면서 홍보하라 권고하여, 실제로 제 개인돈으로 커피 5잔 선착순, 을 쏘며 홍보해본적도 있습니다.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에 배너 광고나 네이티브 광고를 게재하는 방식입니다. 예산에 따라 단순 배너부터 기사형 광고까지 다양하게 활용 가능합니다.
주요 채널
온오프믹스 (https://www.onoffmix.com/) : 이벤트 플랫폼, 월 140만 회원 보유
이 벤 터 스 (https://event-us.kr/ : 국내 대표 이벤트 플랫폼
벤처스퀘어 (https://www.venturesquare.net/) :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의 원조
플 래 텀(https://platum.kr/) : 스타트업 미디어의 명가, 중화권 연결에 강점
스타트업레시피(https://startuprecipe.co.kr/) : 투자 정보 중심 뉴스레터
로켓 펀치 (https://www.rocketpunch.com/) : 채용 플랫폼이지만 스타트업 DB가 풍부
혁신의 숲 (https://www.innoforest.co.kr/) : 스타트업 성장 데이터 플랫폼
장점
정확한 타겟층(스타트업 창업자, 임직원)에게 도달합니다
미디어의 신뢰도가 광고에 전이됩니다
배너뿐만 아니라 기사, 인터뷰 등 다양한 형식이 가능합니다
성과 측정이 명확합니다(클릭수, 신청수 등)
단점
예산이 필요합니다(보통 100~500만원 선)
효과가 즉각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미디어별로 독자층과 분위기가 달라 선택이 중요합니다
한 번의 광고로 끝나면 지속 효과가 미미합니다
(실전 팁) 예산이 100만원 이하라면, 저는 온오프믹스나 스타트업레시피의 뉴스레터 광고를 추천합니다. 200~300만원이라면 벤처스퀘어나 플래텀의 배너와 네이티브 광고를 조합하세요. 500만원 이상이라면 여러 채널에 분산 투자하되, 하나의 채널에서는 최소 2~3회 반복 노출해야 인지도가 생깁니다.
혁신의숲처럼 데이터 플랫폼에 광고하면 투자자나 대기업 오픈이노베이션 담당자들의 눈에도 띕니다. 단순히 스타트업만 타겟팅하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 전체를 노리는 전략이죠.
포스터, 현수막, 창업 보육센터 게시판 등 오프라인 매체도 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투자 대비 효과가 매우 낮습니다. 저희는 이 방법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다만 대규모 행사나 컨퍼런스에서 부스를 운영하거나 스폰서로 참여할 경우에는 오프라인 홍보물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QR코드를 넣어서 즉시 온라인 신청으로 연결되게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많은 실무자들이 "일단 다 올려놓고 보자"는 식으로 접근합니다. 하지만 이는 효율적이지 않습니다. 각 채널마다 특성이 다르고, 도달하는 타겟층도 다릅니다.
예를 들어 B2B SaaS 스타트업을 찾는다면 링크드인과 혁신의숲이 효과적입니다. 반면 소비재 스타트업을 찾는다면 인스타그램과 온오프믹스가 더 잘 맞죠. 무작정 모든 채널에 뿌리기보다는, 우리가 찾는 스타트업이 어디에 있을지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특히 기관에서 일할 경우 조심해야 합니다. 관리자가 "왜 홍보를 이것밖에 안 했어?"라고 닦달하면, 실무자는 실제 효과보다 "홍보 숫자"를 늘리는 데 급급해집니다. 그러면 정작 효과적인 수단은 놓치고, 당장 홍보 지표가 눈에 띄는 수단들만 남발하게 됩니다.
매스마케팅은 광범위한 타겟에게는 효과적입니다. "AI 스타트업", "친환경 스타트업" 정도의 넓은 주제라면 공모 형식이 잘 작동합니다.
하지만 "항공 정비용 드론 솔루션 보유 스타트업" 같은 특정 기술이나 "동남아 진출 경험이 있는 헬스케어 스타트업" 같은 조건이 붙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이런 경우 매스마케팅으로는 적합한 기업을 찾기 어렵습니다.
이때는 개별 소싱, 즉 스텔스소싱을 병행해야 합니다. 혁신의숲이나 로켓펀치 같은 DB를 뒤지고, 특정 액셀러레이터 출신 기업들을 직접 컨택하고, 관련 컨퍼런스에서 만난 창업자들을 하나하나 접촉하는 방식이죠.
개별 소싱을 병행할 때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투명성 문제입니다. "어차피 내정자가 있는 거 아냐?"라는 의심을 받으면 공모 자체의 신뢰도가 무너집니다.
그래서 개별 접촉할 때는 반드시 아래와 같은 취지를 명시하거나 완곡하게라도 전달되도록 해야합니다:
"어디까지나 선발은 공모를 통해 공정하게 이루어집니다. 저는 귀사가 이 분야에 적합할 것 같아서 신청을 제안드리는 것뿐입니다."
실제 예시를 보시죠:
"ㅇㅇㅇ님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무역협회 스타트업글로벌성장실 진형석 차장이라 합니다. 저희 이노브랜치에 등록된 XXXX분야 관련 스타트업분들 중 인사 겸, 사업과 관련이 있어 보여 신청 제안드려보고자 연락드렸습니다.
현재 내일까지 글로벌 대기업 ㅁㅁㅁ와 공동주최하는 "ㅁㅁㅁ PoC" 사업 공모가 진행중입니다. (짧은 부연설명) 선정시 ㅇㅇㅇ PoC 지원도 있습니다.
내일로 마감인데 혹시 놓치셨다면 한번 확인해보시지요.
[KITA] 사업명. (~마감기한 10/27) 링크 https://innobranch.com/front/challenge/list "
이 메시지의 핵심은 "제안"일 뿐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감이 임박했다는 긴박감을 주면서도, 강압적이지 않게 톤을 유지해야 합니다.
이게 공모를 담당하는 사람들의 숙명, 가장 어려운 지점입니다. 대략적으로 흥행 여부, 많은 신청자가 있을지 알기 어렵지만, 막날까지 목표보다 신청기업 수가 적거나, 질적으로 초라하면 쫄릴 수밖에 없습니다.
저희가 최근에 진행한 오픈이노베이션 챌린지 중 신청 규모 면에서 소규모(15개사 신청), 대규모(77개사 신청)인 오픈콜 2건의 통계를 샘플로 보여드려보지요. 아래 그래프와 같습니다.

느낌 오시죠? 대규모, 소규모 공히 마지막날 전체 접수의 절반~1/3 이상이 들어왔습니다.
이것이 어려운 지점입니다. 위 두 건 사례는 결과적으로 접수 기한 연장은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느 챌린지든 막바지 주간까지 신청 현황이 목표 숫자/품질을 담보하지 못한다면, 최소 1주일 이상 연장 공고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어느 챌린지든 기한 연장은 기존 신청자들에게 핸디 이슈가 되고, 공모에 대한 신뢰도에도 부정적 영향이 가는 만큼, 마감 연장은 절대 하지 않도록 관리한다, 가 기본값으로 3주~5주 공모 관리에 임하는 것이 좋습니다.
더불어 사전 프로파일링 이후 스텔스 소싱이 준비된다면, 적어도 공모 마지막 주 쯤에, 예상했던 후보들의 신청 여부를 가늠할 수 있어, 마지막날까지 연장 여부를 정하지 못하는 불안함은 헷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픈이노베이션 공모를 준비하는 실무자라면 이 체크리스트를 활용하세요:
저는 아래와 같이 엑셀을 써서, 마감 날짜를 잡아두고, 3주를 기준으로 역산해서 체크리스트대로 진행하곤 합니다.
편의상 마감을 D-Day라고 하죠.
공모 전 (D-21 이상)
타겟 스타트업 프로필 명확히 정의 (업종, 기술, 성장단계 등)
예산 확보 (유료 광고 집행 여부 결정)
채널별 콘텐츠 제작 (공고문, 배너, 뉴스레터 초안 등)
DB 정리 (보유 스타트업 리스트, 협력 기관 네트워크 등, 개별 소싱 후보 정리)
공모 시작 (D-21)
K-Startup 등록
자체 플랫폼 공지
뉴스레터 1차 발송
SNS 포스팅
유료 광고 집행 (예산이 있다면)
(개별소싱) 프로파일링 완성 및 1차 컨택
공모 중반 (D-14)
1차 신청 현황 점검
목표 대비 부족하다면 스텔스소싱 개시
개별 컨택 리스트 작성 (최소 50개사)
(필요시) 신청 기업 대상 사전 Q&A 세션 (관심도 제고)
뉴스레터 2차 발송 (리마인더)
(개별소싱) 기 컨택 리스트 리마인더 및 필요시 추가 섭외
공모 마감 임박 (D-7)
최종 스퍼트: 추가 광고 집행 또는 개별 연락 강화
(개별소싱) 기 컨택 리스트 마감 2일 전 최종 리마인더 및 필요시 추가 섭외
내부 심사 준비
공모 마감 (D-Day) 후
접수결과 평가 및 (필요시) 연장 여부 결정
채널별 성과 분석 (어디서 몇 건 유입, ROI 계산)
다음 공모를 위한 개선사항 정리
미선정 기업 대상 피드백 제공 (관계 유지)
단기적으로는 6종 매스마케팅 + 스텔스소싱의 하이브리드가 답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결국 브랜드 빌딩이 가장 강력한 마케팅입니다.
삼성이나 현대차가 공모를 열면 홍보를 거의 안 해도 지원자가 몰립니다. 왜일까요? 브랜드 파워 때문입니다. "삼성과 일한다"는 것 자체가 스타트업에게는 엄청난 가치이고, 그 신뢰도가 이미 쌓여 있기 때문이죠.
중견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두 번의 공모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스타트업과 협업하고, 그 성과를 알리고, 생태계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저희 무역협회도 발굴/모집/매칭 퀄리티에 집중한다고 하는 측면에서,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도록 전담 소싱팀을 두고 애쓰고 있습니다. 이노브랜치 플랫폼을 꾸준히 운영하면서 매주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성공 사례를 공유하고, 스타트업 커뮤니티에 참여합니다. 그럼으로써 "무역협회 공모"라고 하면 스타트업들이 신뢰하고 지원하도록 브랜딩하고, 그 브랜드가 깨지지 않도록 관리하는데 신경쓰고 있습니다.
브랜드 빌딩을 위한 장기 전략:
정기 뉴스레터 발행: 매주 또는 격주로 스타트업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 제공
성공 사례 발굴 및 홍보: 협업 스타트업의 성과를 적극적으로 알림
오프라인 네트워킹: 컨퍼런스, 밋업 등에서 직접 얼굴을 보이고 관계 형성
콘텐츠 마케팅: 블로그, 유튜브 등을 통해 전문성 있는 콘텐츠 꾸준히 생산
커뮤니티 참여: 스타트업 커뮤니티의 일원으로서 활동 (일방적 홍보가 아닌 기여)
이런 활동들이 6개월, 1년 쌓이면, 매스마케팅을 덜 해도 자연스럽게 좋은 스타트업들이 찾아옵니다.
오픈이노베이션 공모는 단순히 "공고 올리고 기다리기"가 아닙니다. 체계적인 매스마케팅 전략과 타겟 맞춤형 스텔스소싱, 그리고 무엇보다 장기적인 브랜드 빌딩이 결합되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중견기업 N사의 사례가 보여주듯, 브랜드 인지도가 낮다면 더욱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6종 매스마케팅 세트를 상황에 맞게 조합하고, 분야가 좁아질수록 개별 소싱에 더 많은 에너지를 투입하세요.
그리고 잊지 마세요. 매스마케팅의 목적은 단순히 "숫자 채우기"가 아닙니다. 우리와 진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스타트업을 찾는 것입니다. 100개사가 지원했지만 모두 부적합한 것보다, 10개사가 지원했는데 그중 5개사가 완벽하게 맞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채널별 가성비를 냉정하게 판단하고, 투명성을 유지하며, 장기적 관점에서 브랜드를 쌓아가세요. 그것이 오픈이노베이션 공모를 성공으로 이끄는 유일한 길입니다.
오늘도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모든 오픈이노베이션 실무자들을 응원합니다.
이상 Dr. Jin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