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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편 국내 오픈이노베이션 활성화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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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Dr. Jin입니다.


이번 편은, 우리나라의 오픈이노베이션 현황에 대해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특히 2018년 이후 우리나라 스타트업 생태계는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 속에서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새로운 혁신 성장의 전기를 맞이했습니다.


흥미로운 통계 하나를 먼저 공유하겠습니다. 최근 5년간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과 참여하는 대기업 규모는 2018년 최소 7건 18개사에서 2023년 87건 361개사로 무려 20배 가까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업종도 바이오·소부장 등 제조업 중심에서 플랫폼·핀테크·헬스케어 등 서비스산업 전반으로 확대되었죠. 이건 단순한 숫자 놀이가 아닙니다. 한국 경제 지형 자체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복병은 있습니다. 2022년 벤처불황을 기점으로 국내외 오픈이노베이션 관련 투자가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고, 2025년 활동 계획 역시 위축되는 조짐이 보입니다. 대기업의 54.3%는 2025년 환경 전망을 '금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보수적으로 전망했지만, 스타트업의 52.5%는 오히려 '확대'를 기대하는 흥미로운 온도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런 역동적인 상황 속에서 국내 오픈이노베이션이 어떻게 활성화되고 있는지, 대기업과 공공기관은 어떤 구조로 추진하고 있는지, 중개자 역할을 하는 플랫폼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그리고 정부와 지자체는 어떤 정책으로 지원하고 있는지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1. 한국의 오픈이노베이션 역사


한국 기업의 오픈이노베이션 도입 배경

2016년에는 우리 주변의 유행처럼 번지던 단어가 '4차 산업혁명'이었습니다. 사실 주위의 학자나 공공기관 분들이 "대체 4차 산업혁명은 뭐지?"라고 되뇌면서도, 소위 빅데이터, 클라우드, VR/AR, 3D프린팅, 사물인터넷 등의 용어가 확산되며 4차 산업혁명의 후보로 일컬어졌었죠.


한국에서 오픈이노베이션이 하나의 캐주얼한 활동으로 정형화되고 들불처럼 번져나간 시점은 앞서 말씀드린대로, 2018년입니다.


한국 기업들이 오픈이노베이션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배경에는 몇 가지 핵심 요인이 있습니다.

첫째, 기술 개발 비용의 급증입니다. R&D 투자 비용은 계속 늘어나는데 성공 확률은 낮아지고 있습니다. 모든 기술을 내부에서 개발하기엔 리스크가 너무 큽니다.

둘째, 시장 변화 속도의 가속화입니다. 과거에는 몇 년에 걸쳐 제품을 개발해도 시장에서 먹혔지만, 이제는 6개월만 늦어도 시장을 놓칩니다. 스타트업의 빠른 기술과 아이디어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셋째, 디지털 전환의 압박입니다. 전통적인 제조업 기반 대기업들도 이제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역량이 필수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역량은 내부에서 단기간에 만들기 어렵습니다.

넷째, 글로벌 경쟁 심화입니다. 중국 기업들의 추격, 미국·유럽의 기술 우위 등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혁신 속도를 높여야 합니다.


2. 대기업·공공기관의 오픈이노베이션 추진 구조


대기업의 오픈이노베이션 조직 구조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이미 오픈이노베이션을 기업 전략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하지만 기업마다 접근 방식은 조금씩 다릅니다.


현대자동차그룹: 체계적인 검증 프로세스

현대자동차그룹은 오픈이노베이션에 진심입니다. 2024년 10월에 개최된 '2024 오픈이노베이션 라운지'는 이미 6회째를 맞이한 대표적인 프로그램입니다. "기술을 경험으로 그려내는 시간(Sketching the Path to Innovation)"이라는 주제로 현대차그룹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이 행사에서는 스타트업과 협업을 통해 개발 중인 12개의 기술 실물을 전시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의 오픈이노베이션은 기술 양산 이전 크게 3가지 검증 과정을 거칩니다. 첫 번째는 PoC(Proof of Concept, 개념검증)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스타트업의 아이디어가 실제로 구현 가능한지를 검증합니다. 두 번째는 선행 검증 단계로, 실제 차량에 적용했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 테스트합니다. 세 번째는 양산 준비 단계로, 대량 생산을 위한 최종 검증을 진행합니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오픈이노베이션 거점인 '현대 크래들(Hyundai CRADLE)'과 '제로원(ZERO1NE)'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대 크래들은 실리콘밸리, 베를린 등 글로벌 거점에서 스타트업 발굴과 투자를 담당하고, 제로원은 국내에서 스타트업 협업을 주도합니다. 또한 HATCI(현대차 미국기술센터), HMETC(현대차 유럽기술연구소)와 같은 해외 기술연구소와도 협업하며 기술 개발을 진행합니다.

현대차그룹은 스타트업이 구상한 아이디어를 실물로 구현할 수 있도록 제작비 일체와 부품, 차량 등을 지원합니다. 선정된 스타트업은 최대 10개월간 기술과 아이디어를 실제 차량에 적용하거나 목업으로 구현할 기회를 얻습니다.


삼성전자: 글로벌 CVC 삼성넥스트의 공격적 투자

삼성전자는 자회사 CVC인 삼성넥스트(Samsung Next)를 통해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를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습니다. 2024년 한 해에만 삼성넥스트는 총 26개 스타트업에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출처: 이투데이, 2024.12.24, https://www.etoday.co.kr/news/view/2431596)

투자 분야는 AI(4개사), 헬스케어, 로봇, 확장현실(XR), 핀테크 등 삼성전자의 미래 신사업 분야를 망라합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AI 분야: 세계 최초 분산형 AI 네트워크 스타트업 사하라(Sahara), LLM 테스트·배포 서비스 유니파이(UnifyAI), 상용 이미지 생성 AI 브리아(Bria), AI 모니터링 피들러 AI(Fiddler AI) 등

헬스케어: 미국 디지털 건강 플랫폼 미살우드헬스(MiSalud Health), 의료지원 플랫폼 베터헬스(Better Health), 2024년 10월에는 캐나다 의료영상 공유 플랫폼 포켓헬스(PocketHealth) 시리즈B 라운드(440억원 규모)에 참여 (출처: 바이오타임즈, 2024.03.21)

로봇: 국내 에이딘로보틱스(Aidin Robotics)의 6축 힘 토크 센서 기술에 투자

핀테크: 라틴아메리카 핀테크 인프라 프로메테오(Prometeo), 커브(Curve), 와일드파이어 시스템즈 등

게임: 2024년 12월, 핀란드 게임 브라우저 플랫폼 '레이 브라우저(Ray Browser)'에 투자 (출처: 뉴스웨이브, 2024.12.19)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CES 2024에서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중소 인수합병과 벤처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업계에서는 삼성넥스트의 투자 지도를 통해 향후 삼성전자의 M&A 힌트까지 찾을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

별도로 삼성벤처투자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1999년 설립된 삼성벤처투자는 2025년 기준 임직원 72명 규모로, 법률 AI 스타트업 BHSN 등에 전략적 투자를 집행했습니다. (출처: THE VC, https://thevc.kr/samsungventureinvestment)


삼성전자 C-Lab: 사내벤처에서 오픈이노베이션으로

삼성전자의 C-Lab(Creative Lab)은 2012년 시작된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입니다. 초기에는 내부 직원들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데 집중했지만, 2019년부터 'C-Lab Outside'로 외부에도 문호를 개방하며 본격적인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으로 진화했습니다.

2012년부터 2019년까지 6년간 250개 이상의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되었고, 40개 프로젝트가 스핀오프(분사창업)했습니다. 이놈들연구소, 웰트, 솔티드벤처, 망고슬래브, 모픽, 에바 등 주목받는 기술 스타트업들이 C-Lab에서 탄생했습니다.

C-Lab Outside의 지원 조건은 스타트업에게 매우 우호적입니다. 선발된 스타트업에게는 최대 1억원의 사업 지원금이 제공되며, 지분 취득 등이 없는 순수 개발 자금입니다. 삼성전자 서울 R&D 캠퍼스의 전용 업무 공간도 제공되며, 삼성전자와의 사업 협력 기회도 열려 있습니다. 우수 팀은 CES 등 해외 IT 전시회 출품도 지원받습니다.

2019년에는 모바일을 넘어 디스플레이, 라이프스타일, 미래 선행 기술로 선정 분야를 확대했습니다. 그해 9월 독일 베를린 IFA 2019에는 서큘러스, 소브스, 렛시, 스무디 등 4개 스타트업이, 2월 바르셀로나 MWC 2019에는 모인, 브이터치, 네오사피엔스 등 9개 스타트업이 참가했습니다.

2019년 11월 우면동 삼성 R&D 캠퍼스에서 열린 첫 데모데이에서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 사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젠 기술의 혁신만으로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것은 어렵습니다. 소비자 만족은 결코 포화되지 않습니다. 스타트업은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을 빠르게 포착해 새로운 솔루션을 찾는데 적합합니다. 그 과정에서 삼성전자가 조력자가 되겠습니다."

금융 부문에서도 혁신은 계속됩니다. 2024년부터는 '삼성금융 C-Lab Outside'로 명칭을 변경하고, 삼성금융네트웍스와 삼성벤처투자가 공동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2025년 현재 삼성증권,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이 참여하는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진행 중입니다.

삼성증권의 경우 AI 기술 기반 업무 효율화 솔루션, 고객 맞춤형 영업 솔루션, 핀테크 지원 사업 등 6개 과제를 제시하고 스타트업을 모집합니다. 선정 기업에게는 PoC 비용으로 최대 3,000만원이 지원되며, 최우수사에게는 추가로 1,000만원이 지원됩니다. 후속 사업 협력과 지분 투자도 검토됩니다.


LG그룹: 계열사별 특화 전략

LG그룹은 좀 더 다양한 계열사가 참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LG전자는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의 '2025 3rd S.Stage'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AI 기술 활용 분야 스타트업을 모집했습니다. LG화학은 '2025 2nd S.Stage'에서 화학·소재 분야 혁신 기술을 찾고 있으며, LG에너지솔루션은 독자적으로 'Battery Innovation Contest(BIC)'를 운영하며 대학·연구소의 혁신적인 배터리 연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2024년 12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진행된 BIC는 연구자들의 연구 자율성을 보장하면서도 LG에너지솔루션의 전담 연구팀을 매칭하여 기술개발의 방향성을 함께 논의하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LG 슈퍼스타트: 그룹 차원의 통합 플랫폼

LG는 2022년 그룹 차원의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 '슈퍼스타트(SUPERSTART)'를 공식 출범시켰습니다. 이는 LG전자,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유플러스 등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던 스타트업 협력 프로그램을 하나의 브랜드 아래 통합한 것입니다.

슈퍼스타트의 가장 큰 강점은 LG그룹의 폭넓은 사업 도메인입니다. 전자, 화학, 통신,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기 때문에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하나의 창구로 여러 계열사와의 협력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일 사업부 중심의 다른 대기업 프로그램과 차별화되는 지점입니다.

2025년 9월에는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슈퍼스타트 데이 2025'를 개최했습니다. 'Jump Beyond: 차원을 넘어서는 혁신'을 주제로 한 이 행사는 올해로 8회째를 맞는 LG의 대표 오픈이노베이션 페스티벌입니다. LG가 발굴 육성한 22개 미래 유망 스타트업의 제품과 기술, 서비스가 부스 전시와 피칭 세션을 통해 선보였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분야에 특화된 오픈이노베이션을 운영합니다. 'Battery Innovation Contest(BIC)'를 통해 대학과 연구소의 연구자들에게 연구개발비를 지원하며, 'The Battery Challenge'라는 2년 주기 스타트업 공모 프로그램도 운영합니다. 선발된 스타트업은 LG에너지솔루션의 주요 경영진과 LG그룹 임직원이 참석하는 'Pitch Day'에서 기술을 발표하고, 해당 분야 전문가 매칭을 통해 기술을 평가받으며 협업 기회를 얻습니다. 공동연구개발, 지분투자 등 지속적인 협업으로 이어집니다.

'The Battery Forum'은 세계적인 배터리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오픈 포럼으로, 최신 연구 동향과 미래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장입니다. LG는 이처럼 기술 영역별로 깊이 있는 전문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글로벌 배터리 기술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SK그룹: 재편 속 선택과 집중

SK그룹은 계열사별로 특화된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SK에코플랜트, SK스포츠 등이 2025년 민관협력 오픈이노베이션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에너지·화학·배터리 분야에서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한 사업 재편을 진행하면서 일부 계열사 매각을 검토하는 등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GS·CJ·롯데: 유통·식품 중심의 오픈이노베이션

유통·식품업계의 대기업들도 활발하게 오픈이노베이션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GS리테일은 'The GS Challenge: Future Retail 3기' 프로그램을 통해 리테일 분야 스타트업을 발굴합니다. 150여 개 지원사 가운데 7개 스타트업을 선정하는 이 프로그램은 단순히 기술 협력을 넘어 실제 매장 적용까지 이어지는 실전형 프로그램입니다.

CJ그룹은 계열사별로 다양한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CJ제일제당은 농심, 농협, 이랜드팜앤푸드, 하이트진로와 함께 '2025 1st S.Stage'에 참여하며 지속가능한 혁신을 만들어갈 스타트업을 모집했습니다. CJ는 또한 라이프스타일 분야에서도 독자적인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스타트업 발굴에 나섰습니다.

롯데건설은 KB국민카드, SK에코플랜트, 현대면세점과 함께 '2024 4th S.Stage'에 참여하며 건설·부동산 분야의 혁신 기술을 찾았습니다.


네이버·카카오: IT 플랫폼 기업의 적극적 투자

네이버 D2SF: 기술 중심의 전략적 투자

네이버는 2015년 5월 D2 스타트업팩토리(D2SF)를 출범시켜 기술 스타트업 발굴과 육성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AI, 로보틱스, 자율주행, 디지털 헬스, AR, VR, IoT 등 4차산업혁명 핵심 기술 개발 스타트업이 주요 투자 대상입니다. (출처: 이데일리, 2020.02.05)

네이버 D2SF의 대표적 성공 사례는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투자입니다. 지분을 딜리버리히어로에 2,212억원에 매각하여 1,800억원 이상의 투자 수익을 냈습니다. 또한 컴퍼니AI, 비닷두, 폴라리언트 등 엑시트(Exit) 사례를 지속 창출하고 있습니다.

2025년 4월에는 버추얼 IP 콘텐츠 스타트업 '스콘'에 추가 투자를 집행했습니다. 스콘은 2024년 SM컬처파트너스로부터 20억원 프리시리즈A 투자를 받은 이후 1년 만의 후속 투자였습니다. (출처: 아세안익스프레스, 2025.04.12)

양상환 네이버 D2SF 리더는 "AI와 같은 미래 기술, 사용자들의 일상을 건강하게 만드는 디지털 헬스 등 다양한 분야로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카카오: 생태계 확장형 투자

카카오는 카카오벤처스와 카카오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적극적 투자에 나서고 있습니다. 기술 스타트업에 집중하는 네이버와 달리, 카카오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스타트업 육성'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누적 투자 스타트업 수는 카카오벤처스 170개 이상, 카카오인베스트먼트 40여개로 총 200여개에 달합니다. 대표적 성공 사례로는 당근마켓, 루닛, 왓챠, 넵튠, 타임트리, 한국신용데이터 등이 있습니다.

특히 당근마켓은 창업 초기부터 카카오벤처스 파트너로 성장해 누적 다운로드 수 800만, 월간 방문자 수(MAU) 300만명의 대표 지역 기반 플랫폼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출처: 이데일리, 2020.02.05)

카카오벤처스는 정기 '패밀리데이'를 개최하여 B2B 서비스, B2C 서비스, 하드웨어 등 섹션별로 투자사 간 협력 기회를 마련합니다. 김기준 카카오벤처스 대표는 "창업가와 함께 길을 찾고, 내일을 상상하며 만들어가는" 든든한 동반자(Co-Pilot) 역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출처: 카카오벤처스 웹사이트, https://www.kakao.vc)


금융권의 오픈이노베이션

금융권도 핀테크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KB국민카드와 토스뱅크는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의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금융 혁신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있습니다. DB손해보험과 DB증권도 '2025 3rd S.Stage'에 참여하며 보험·증권 분야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스타트업 협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금융권의 오픈이노베이션은 규제 샌드박스 제도와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신기술을 금융 서비스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기존 규제의 예외를 인정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공공기관의 오픈이노베이션 추진

공공기관들도 오픈이노베이션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2025년 민관협력 오픈이노베이션 지원사업에는 대기업·중견기업뿐만 아니라 공공기관도 수요기업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열었습니다.

공공기관의 오픈이노베이션은 민간 기업과는 다른 특성을 가집니다. 첫째, 공공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추구해야 합니다. 둘째, 예산 집행과 절차가 엄격합니다. 셋째,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쉽습니다.

특히 공공기관은 민간 기업이 접근하기 어려운 데이터나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협력 대상입니다. 예를 들어 교통공사는 교통 빅데이터를, 수자원공사는 수자원 관련 데이터를 가지고 있어 관련 스타트업과의 협업 시너지가 큽니다.


오픈이노베이션 조직의 일반적 구조

우리 대기업의 오픈이노베이션 조직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구조를 가집니다.


전담 조직: 대부분의 대기업은 오픈이노베이션 전담 조직을 두고 있습니다. 이 조직은 전략수립, 스타트업 발굴, 협업 관리, 성과 평가 등을 담당합니다. 조직 형태는 기업마다 다르지만, 보통 R&D 부서나 경영기획 부서 산하에 두거나, 별도의 독립 조직으로 운영합니다.


CVC(Corporate Venture Capital): 많은 대기업이 자체 벤처캐피탈을 운영하며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합니다. CVC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를 넘어 전략적 투자를 추구합니다. 투자한 스타트업과의 기술 협력, 사업 연계 등을 통해 시너지를 만들어냅니다.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 초기 단계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도 많이 운영됩니다. 보통 3~6개월간 진행되며, 멘토링, 사무공간 제공, 소액 투자 등을 지원합니다.

오픈 이노베이션 허브: 스타트업이 모여서 협업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을 제공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공간에서는 정기적으로 밋업, 데모데이 등의 행사가 열립니다.


3. 혁신중개자와 중개플랫폼의 역할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에서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연결하는 '혁신중개자(Innovation Intermediary)'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혁신중개자는 혁신의 수요기업(주로 대기업)과 공급기업(주로 스타트업)을 연결·매칭·중재하며 혁신 창출 프로세스를 관리합니다.


한국무역협회 이노브랜치(Innobranch)

한국무역협회가 운영하는 이노브랜치는 국내를 대표하는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입니다. "Innobranch will serve as the most integrated and encompassing platform for anyone in the global startup ecosystem to link with the right partners for flourishing business opportunities"라는 비전 아래, 국내외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오픈이노베이션을 지원합니다.

이노브랜치의 핵심은 '매칭'입니다. 국내외 대기업의 오픈이노베이션 스케줄에 따라 수시로 1대1 밋업이 진행됩니다. 해외 대기업이 한국의 기술 스타트업을 찾을 때, 또는 국내 기업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해외 파트너를 찾을 때 이노브랜치가 중개 역할을 합니다.

한국무역협회는 또한 매년 6월 '넥스트라이즈(NEXT RISE)'라는 대규모 혁신대전을 개최합니다. 한국산업은행과 함께 주최하는 이 행사는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와 한국 생태계를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합니다. 수백 개의 스타트업과 수십 개 대기업이 참여하며, 실제 투자와 협업으로 이어지는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노브랜치 웹사이트(innobranch.com)에서는 오픈이노베이션 사업 공지사항을 확인할 수 있으며, 스타트업은 온라인으로 협업 기회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창업진흥원 K-Startup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창업진흥원이 운영하는 K-Startup(

www.k-startup.go.kr)은

국내 최대 규모의 창업 지원 플랫폼입니다. 오픈이노베이션 지원도 K-Startup의 핵심 기능 중 하나입니다.

K-Startup을 통해 '민관협력 오픈이노베이션 지원사업'의 모든 과정이 진행됩니다. 수요기업(대기업·공공기관)의 협업과제 모집, 스타트업 지원 접수, 매칭, 선정 결과 발표 등이 모두 이 플랫폼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특히 K-Startup은 데이터베이스가 풍부합니다. 수만 개의 스타트업 정보가 등록되어 있어, 대기업이 특정 기술이나 솔루션을 찾을 때 효율적으로 검색할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도 자신의 기술을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창구가 됩니다.

또한 K-Startup은 단순한 매칭을 넘어 후속 지원까지 연계합니다. 선정된 스타트업에게는 사업화 자금(PoC 비용), R&D 자금 등이 지원되며, 이 모든 과정을 K-Startup에서 관리합니다.


OI 마켓(OI Market)

창업진흥원이 운영하는 OI 마켓(oimarket.kr)은 온라인 기반의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입니다. "스타트업, 대중견기업, 기관 및 AC(액셀러레이터)가 자율적으로 서로에 대한 기업 정보 및 오픈이노베이션 정보 등을 확인하고 협업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콘셉트로 운영됩니다.

OI 마켓의 핵심 기능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정보 제공입니다. 수요기업과 스타트업을 위한 다양한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 정보를 제공합니다. 둘째, 매칭 지원입니다. 기업 정보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협업 파트너를 찾을 수 있습니다. 셋째, 신청 접수입니다. 민관협력 오픈이노베이션 지원사업의 수요기반형(On-Demand) 트랙 신청이 이 플랫폼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특히 수요기반형 트랙은 수시로 협업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유연성이 높습니다. 대기업이 갑자기 특정 기술이 필요할 때, 또는 스타트업이 협업 기회를 찾을 때 언제든 신청할 수 있습니다.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OpenBridge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가 운영하는 OpenBridge(openbridge.kr)는 경기도 지역 특화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입니다. '유니콘 브리지(Unicorn Bridge)'라는 브랜드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OpenBridge는 '2025 민간주도 오픈이노베이션 지원' 사업을 통해 대·중견기업과 도내 유망 스타트업 간 개방형 혁신 협업을 지원합니다. 기술검증 및 미래 신성장 발굴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 플랫폼의 특징은 단계적 지원 구조입니다. 1차 PoC(58월)에서 30개사를 선발하여 스타트업당 최대 1천만원을 지원하고, 그 중 우수 기업을 선별하여 2차 PoC(911월)에서 10개사에게 스타트업당 최대 2천만원을 추가 지원합니다. 단, 지원 대상은 본사·지사·연구소 중 1곳이 경기도 내에 있어야 합니다.

OpenBridge는 또한 INNOX(Innovation X), ITCEN, 삼성화재 등 다양한 파트너사와 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누적 지원 기업 수가 1,088개사에 달하며, 후속 연계 기업이 983개사, 투자 유치 92억원, 파트너사 105개사라는 인상적인 성과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와 S.Stage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scceioi.kr)는 서울 지역의 오픈이노베이션 허브 역할을 합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S.Stage'입니다.

S.Stage는 연중 여러 차례 개최되는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으로, 매번 5~6개의 대기업·중견기업이 참여합니다. 2025년 1st S.Stage에는 CJ제일제당, 농심, 농협, 이랜드팜앤푸드, 하이트진로가 참여했고, 2nd S.Stage에는 LG화학, 한국P&G, 한국평가데이터, 한진정보통신, 현대트랜시스가, 3rd S.Stage에는 DB손해보험, DB증권, LG전자, 토스뱅크, 우정바이오가 참여했습니다.

S.Stage의 특징은 1:1 밋업을 통한 정밀 매칭입니다. 참여 스타트업은 각 대기업 담당자와 직접 미팅하며 협업 가능성을 논의합니다. 최종 선정된 스타트업에게는 PoC 기회가 제공되며,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및 서울경제진흥원의 사업화 지원금 최대 500만원, 인큐베이팅 센터 입주 기회, 오픈이노베이션 펀드를 통한 투자 검토,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을 통한 기술보호 컨설팅 등 다양한 후속 지원이 이루어집니다.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 네트워크

전국 17개 시도에는 각각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설치되어 있으며, 이들은 지역 거점별로 특화 분야를 설정하여 오픈이노베이션을 지원합니다. 예를 들어 경기센터는 자율주행, 대구센터는 의료 분야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각 센터는 지역 주관 대기업과 연계하여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예를 들어 경기센터는 LG그룹, 대구센터는 삼성그룹과 긴밀하게 협력합니다. 이를 통해 지역 스타트업이 대기업과 연결될 기회를 얻게 됩니다.


민간 혁신중개자들

공공 플랫폼 외에도 민간에서 운영하는 혁신중개자들이 있습니다.

D.CAMP는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이 운영하는 스타트업 지원 공간으로, 정기적으로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개최합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밋업, 멘토링, 네트워킹 행사가 열립니다.

아산나눔재단의 MARU180도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스타트업 공동작업공간을 제공하면서 대기업 및 투자사와의 연결 기회를 만듭니다.

The ILab 같은 전문 컨설팅 기업도 있습니다. 이들은 기업의 오픈이노베이션 전략 수립부터 스타트업 발굴, PoC 운영, 투자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토털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오픈이노베이션에 특화한 액셀러레이터들도 있습니다. 마크앤컴퍼니는 혁신의숲이라는 국내 지명도를 얻은 스타트업 DB를 기반으로, Growth Bridge라는 오픈이노베이션 매칭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4. 정부·지자체의 OI 지원정책 동향


중소벤처기업부의 민관협력 오픈이노베이션 지원사업

2024년부터 본격 시행된 중소벤처기업부의 '민관협력 오픈이노베이션 지원사업'은 한국 오픈이노베이션 정책의 핵심입니다. 이 사업은 "민관협력 오픈이노베이션(OI) 지원체계 구축을 통해 상생협력의 개방형 파트너십을 유도하고 기업-스타트업의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를 활성화"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사업의 독특한 점은 3개 트랙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문제해결형(Top-Down) 트랙

문제해결형은 대기업 등 수요기업이 해결하고 싶은 과제를 먼저 제시하면, 스타트업이 솔루션을 제안하는 방식입니다. 2025년 기준으로 SK에코플랜트, LG스포츠, 삼성전자 등 26개 수요기업이 30개의 협업과제를 제시했습니다.

선정된 스타트업에게는 최대 1.2억원의 사업화 자금이 지원됩니다. 이 자금은 PoC(개념검증)를 수행하고 시제품을 개발하는 데 사용됩니다. 또한 후속 R&D 자금도 연계됩니다.

신청은 K-Startup 웹사이트를 통해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며, 창업 7년 이내의 스타트업이 지원할 수 있습니다.


자율제안형(Bottom-Up) 트랙

자율제안형은 민간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과 연계하여 운영됩니다. 액셀러레이터, 클러스터, 경제자유구역 등 다양한 민간 주체가 자체적으로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매칭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정부가 이를 지원하는 방식입니다.

자율제안형은 다시 세 가지로 나뉩니다. 민간연계형은 민간 액셀러레이터·CVC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지원합니다. 클러스터연계형은 지역 혁신 클러스터의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지원합니다. 경제자유구역연계형은 2025년부터 신설된 트랙으로, 경제자유구역 내 오픈이노베이션을 지원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합니다.

선정된 스타트업에게는 최대 1억원의 사업화 자금이 지원됩니다. 신청은 각 프로그램 주관기관의 웹사이트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수요기반형(On-Demand) 트랙

수요기반형은 2024년부터 도입된 트랙으로, 수시로 발생하는 협업 수요에 대응합니다. 대기업이나 스타트업이 언제든 OI 마켓 플랫폼에 협업 수요를 등록하면, 이를 매칭해주는 방식입니다.

1:1 현장 밋업을 통해 수요기업과 스타트업 간 기술실증 등 협업 기회가 제공되며, 협업지원금도 지원됩니다. 선정된 스타트업에게는 사업화 자금 6천만원과 기술개발 R&D 연계 지원(최대 1.2억원)이 제공됩니다.


성과 사례

2024년 민관협력 오픈이노베이션 지원사업은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현대코퍼레이션과 협업한 시리에너지(SILI ENERGY)는 태양광 폐유리로부터 차세대 배터리용 규소소재 재활용기술을 개발하고 국내외 특허까지 출원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는 환경 문제 해결과 첨단 소재 개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사례입니다.

주식회사 두왓은 호반그룹과의 협업을 통해 호텔형 키오스크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호텔 체크인·체크아웃 과정을 자동화하는 이 키오스크는 실제 호반그룹 호텔에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습니다.


예산과 지원 규모

2025년 민관협력 오픈이노베이션 지원사업의 예산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문제해결형과 자율제안형을 합쳐 약 50개사를 선정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스타트업당 최대 1.2억원을 지원한다면, 최소 60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는 셈입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글기협(글로벌 기업 협업 사업)

글로벌기업 협업 프로그램은 정부와 글로벌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창업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해외 시장 진입 기회 마련을 위해 만들어진 사업으로, 중기부가 주도하고 창업진흥원이 수행하되, 글로벌기업의 한국지사를 중심으로 진행하는 오픈이노베이션 사업들 패키지라 보면 됩니다. 아래는 2023년도 참여했던 주요 글로벌 대기업들과 그 글기협 사업 명(예:구글은 창구), 재교부받아 실질적으로 각 대기업별 미션을 수행하는 VC나 창업기획자, 기관들 이름이다.

2023년도 중기부 글로벌기업협력 프로그램 참여 주요 대기업 및 운영사


기술보증기금의 오픈이노베이션 보증

정부는 직접 지원 외에도 간접 지원 수단을 운영합니다. 기술보증기금은 오픈이노베이션에 참여하는 스타트업을 위한 특별 보증 상품을 신설했습니다. 대기업과 협업 계약을 맺은 스타트업에게 우대 조건으로 보증을 제공하여, 자금 조달을 지원합니다.


규제 샌드박스 제도

신기술을 시장에 빠르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기존 규제의 예외를 인정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부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혁신 기술·서비스에 대해 일정 기간 규제를 유예하거나 면제해줍니다.

규제 샌드박스는 크게 세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실증특례는 일정 조건하에 신기술을 시범적으로 실증할 수 있게 해줍니다. 임시허가는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신제품·서비스에 임시로 판매를 허가해줍니다. 신속확인은 신기술이 기존 규제 대상인지 아닌지를 신속히 확인해줍니다.

많은 오픈이노베이션 프로젝트가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율주행, 드론, 핀테크, 원격의료 등 규제가 많은 분야에서 유용합니다.


경기도의 오픈이노베이션 지원

지자체 중 가장 적극적으로 오픈이노베이션을 지원하는 곳은 경기도입니다.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경기도형 혁신 오픈이노베이션 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의 특징은 경기도 소재 기업에 집중 지원한다는 점입니다. 본사·지사·연구소 중 1곳이 경기도 내에 있어야 하며, 업력 7년 이내 창업기업 및 예비창업자가 대상입니다. 예비창업자의 경우 협약일 이전까지 경기도 소재 사업자등록을 완료해야 합니다.

지원 내용은 대·중견기업 협업 기회, 협업 지원금(PoC) 1천만원~2천만원, 액셀러레이팅 등입니다. 1차 PoC에서 30개사를 선발하고, 그 중 우수 기업을 선별하여 2차 PoC에서 10개사를 추가 지원하는 2단계 구조입니다.

경기도는 또한 '딥테크 스타트업 육성'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생태계를 벤치마킹하여 경기도만의 딥테크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장기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울시의 오픈이노베이션 지원

서울시는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와 서울경제진흥원(SBA)을 통해 오픈이노베이션을 지원합니다. 앞서 소개한 S.Stage 프로그램이 대표적입니다.

서울시의 특징은 금융·서비스업 분야에 강점이 있다는 점입니다. 서울에는 금융회사, IT 기업, 유통회사 등 서비스업 대기업이 많이 모여 있어, 관련 스타트업에게는 협업 기회가 풍부합니다.

서울시는 또한 '서울시 중소기업 워라밸 포인트제' 등 스타트업의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도 함께 추진하여, 단순한 기술 협력을 넘어 건강한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힘쓰고 있습니다.


기타 지자체의 움직임

부산, 대구, 광주 등 주요 광역시도 각자의 특색을 살린 오픈이노베이션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부산은 영화·게임 등 콘텐츠 산업과 해양·물류 산업 분야의 오픈이노베이션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대구는 의료·헬스케어 분야에 특화되어 있으며, 광주는 AI·빅데이터 분야를 육성하고 있습니다.

경북, 전남 등 비수도권 지역도 중소기업 개발생산판로 맞춤형 지원사업 등을 통해 오픈이노베이션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5. 한국 기업들의 오픈이노베이션 현황 : 협업 프로세스와 성공 요인


양적 성장과 질적 과제

한국의 오픈이노베이션은 놀라운 양적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2018년 7건 18개사에서 2023년 87건 361개사로 급증했습니다. 하지만 질적 측면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2024년 10월 한국무역협회가 대기업, 중개기관, 스타트업 234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는 흥미로운 시각 차이를 드러냅니다.

2025년 전망: 대기업의 54.3%는 금년과 유사한 수준을 보수적으로 전망한 반면, 스타트업의 52.5%는 확대를 기대했습니다. 대기업은 신중하지만, 스타트업은 여전히 낙관적입니다.

PoC 중요 요소: 대기업은 자사 전략수요와의 적합성(Fit)을 압도적 1순위로 꼽았습니다. 스타트업 제품·서비스 자체의 우월성보다 '우리 전략에 맞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는 대기업의 실용주의적 접근을 보여줍니다.

스타트업 경쟁력 평가: 양측의 평가 격차가 컸습니다. 기술력은 대기업 6.76점 vs 스타트업 자체평가 7.92점, 비즈니스 차별화 및 혁신성은 6.13점 vs 7.94점. 특히 글로벌 진출 준비도는 4.93점 vs 6.58점으로 가장 큰 격차를 보였습니다. 대기업이 보기에 한국 스타트업은 아직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에 부족합니다.

오픈이노베이션의 애로: 대기업은 '눈높이에 맞는 스타트업 부족'을 1순위로 꼽았고, 스타트업은 '대기업측 투자·예산 부족'을 1순위로 꼽았습니다.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의 간극이 큽니다.

필요한 정부지원: 양측 공히 PoC 자금지원 및 매칭펀드 확대, 딜 소싱 기회 확대를 꼽았습니다. 이는 정부가 중개자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만족도: 스타트업은 4.51점(5점 만점)으로 높은 만족도를 보였습니다. 반면 대기업은 총평 3.58점, 성과 3.25점으로 다소 낮았지만, 투자·PoC 등 협업의 만족도는 4.00점으로 나타났습니다. 대기업은 협업 과정은 만족하지만 최종 성과에서는 아쉬움을 느낍니다.


주목할 만한 한국 사례들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적극적인 오픈이노베이션을 추진합니다. ZER01NE(제로원), CRADLE(크래들)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모빌리티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합니다. 2021년에는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여 로봇 분야로도 확장했으며,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다양한 스타트업과 협업하고 있습니다.

SK텔레콤

SK텔레콤은 'Open Innovation with Startups' 프로그램을 통해 통신, AI, 클라우드 분야의 스타트업과 협력합니다. 특히 T타워에 위치한 'SK서울캠퍼스'는 스타트업들에게 업무 공간과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하는 허브 역할을 합니다. AI 기반 고객 서비스, 5G 활용 솔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스타트업과 PoC를 진행합니다.

KB국민카드

금융권에서도 오픈이노베이션이 활발합니다. KB국민카드는 핀테크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결제, 마케팅, 데이터 분석 등의 혁신을 추구합니다. 특히 The Invention Lab과 협력하여 체계적인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PoC 테스트를 목표로 다양한 분야에서 스타트업을 발굴합니다.

현대모비스

자동차 부품 분야의 선두주자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 전동화, 커넥티비티 분야의 스타트업과 협업합니다. The Invention Lab과 함께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기술 스타트업과 PoC를 진행하며, 미래 자동차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유한양행

바이오 분야에서 유한양행의 성공은 주목할 만합니다. 2018년 R&D에 1,100억원을 투자(2016년 대비 30% 이상 증액)하고, 외부 기술 도입과 공유를 통해 특정 분야에 집중적으로 가치를 끌어올렸습니다. 2015년 9개에 불과하던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이 현재 27개로 증가했으며, 이제는 기술 도입이 아닌 기술 수출처가 되어 글로벌 기업들을 대상으로 기술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유한양행은 올릭스(Olyx)와 같은 바이오벤처에 투자하여 신약후보물질을 확보하고, 이를 세계 시장에 판매합니다. 2018년 11월 얀센 바이오테크에 1조 4,0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Lazertinib)'은 2015년 7월 오스코텍에서 15억원에 도입한 후, 약 75억원을 들여 임상시험을 추진한 결과입니다.

CJ그룹

CJ그룹은 푸드테크, 로지스틱스, 커머스, 엔터미디어 분야에서 '씨앗(SIAT)'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진흥원과 협력하여 스타트업을 모집하고, CJ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활용한 협업 기회를 제공합니다. 허브팟(HubPot)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으로도 상시 소통합니다.

GS리테일

GS리테일은 'The GS Challenge: Future Retail' 프로그램을 통해 리테일 혁신을 추구합니다. 무인 매장, 개인화 추천, 물류 자동화, 친환경 포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스타트업과 협업하며, 편의점과 슈퍼마켓 네트워크를 활용한 실증 기회를 제공합니다.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정부와 대기업이 협력하는 모델도 있습니다.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는 DB손해보험, DB증권, LG전자, 토스뱅크, 우정바이오와 함께 '3rd S.Stage'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한화호텔&리조트, 두산에너빌리티, 한국가스공사, SK텔레콤, LS일렉트릭, 솔루엠, 효성, 픽스포디 등도 참여하며, 산업 전반에 걸친 폭넓은 협업 기회를 만듭니다.


한국 오픈이노베이션의 성공 요인과 과제

한국무역협회의 분석에 따르면, 성공적인 오픈이노베이션 사례들은 공통적인 패턴을 보입니다.

시간의 법칙: 최초 시작부터 유의미한 성과 창출까지 평균 2~3년이 소요됩니다. 오픈이노베이션은 단기 프로젝트가 아닌 장기 파트너십입니다.

시행착오의 법칙: 밋업 성사는 평균 7.2회의 도전 끝에 이루어집니다. 한 번에 완벽한 매칭을 기대하기보다, 여러 번의 시도를 통해 최적의 파트너를 찾아야 합니다.

학습-협업-성장의 단계: 대기업과 스타트업은 참여 인력 및 조직 차원에서 학습, 협업, 성장의 단계를 거치며 혁신 기술·아이템·아이디어를 내재화하고 사업화합니다. 단순한 거래 관계가 아니라 상호 학습과 성장의 과정입니다.

대기업의 성과: 신사업 개발의 계기 학습, 혁신 기술·솔루션 도입, 기존 제품 혁신이나 신규 서비스 개발, 재무적 가치나 비재무적 시너지 창출.

스타트업의 성과: 글로벌 경쟁력 획득의 계기, 비즈니스 완성과 사업화, 신규 매출처 확보, 투자자금 마련, 인수합병을 통한 엑시트(Exit).

그러나 과제도 명확합니다. 대기업-스타트업 간 협력 관계가 여전히 수직적이며, 공정성에 대한 불신이 남아있습니다. 대기업이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나 기술을 부당하게 활용하거나, 협상력 차이로 인한 불공정 계약 등의 우려가 존재합니다.

또한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준비도가 낮다는 평가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아무리 국내에서 성공적인 PoC를 진행해도,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지 않으면 대기업 입장에서는 한계가 있습니다. 언어, 문화, 규제, 비즈니스 관행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역량 강화가 시급합니다.


일반적인 협업 프로세스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오픈이노베이션 협업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칩니다.

1단계: 과제 발굴 및 공개 대기업이 해결하고 싶은 기술 과제나 협업 분야를 정의하고 공개합니다. 이 과정에서 명확한 니즈(needs) 정의가 중요합니다.

2단계: 스타트업 모집 및 검토 공개된 과제에 관심있는 스타트업이 지원서를 제출합니다. 대기업은 제출된 제안서를 검토하여 유망 스타트업을 선별합니다.

3단계: 밋업 및 협의 선별된 스타트업과 대기업이 직접 만나 협업 가능성을 논의합니다. 이 과정에서 기술적 적합성(Technical Fit)과 전략적 적합성(Strategic Fit)을 평가합니다.

4단계: PoC(개념검증) 본격적인 협업에 앞서 소규모로 기술을 검증합니다. 보통 3~6개월간 진행되며, 스타트업의 기술이 실제로 작동하는지, 대기업의 환경에서 적용 가능한지를 테스트합니다.

5단계: 본 협업 및 사업화 PoC가 성공하면 본격적인 협업 계약을 체결하고 사업화를 추진합니다. 이 단계에서 투자, 공동개발, 납품 계약 등 다양한 형태의 협력이 이루어집니다.

6단계: 성과 평가 및 확산 협업 결과를 평가하고, 성공 사례는 다른 부서나 계열사로 확산시킵니다.


성공 요인

한국무역협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년간의 성공 사례를 분석한 결과 몇 가지 공통된 성공 요인이 발견되었습니다.

평균 2~3년의 인내 대부분의 성공 사례는 최초 시작부터 유의미한 성과 창출까지 평균 2~3년 전후의 기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오픈이노베이션은 단기 프로젝트가 아니라 중장기 투자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7.2회의 도전 끝에 매칭 성사 밋업 성사도 평균적으로 7.2회의 도전 끝에 이루어졌습니다. 한두 번 실패했다고 포기하지 않는 끈기가 중요합니다.

명확한 Fit의 중요성 공동 PoC에 있어서 중요 요소 1순위로 대기업은 자사 전략수요와의 적합성(Fit)을 높은 격차로 선택했습니다. 스타트업의 제품·서비스 자체의 우월성보다 대기업의 전략과 얼마나 잘 맞는지가 더 중요했습니다.

학습-협업-성장의 단계별 융합 성공적인 오픈이노베이션은 참여인력 및 조직 차원에서 학습-협업-성장 등 단계별 융합을 통해 혁신 기술·아이템·아이디어를 내재화·사업화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실패 요인과 애로사항

물론 모든 오픈이노베이션이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주요 실패 요인과 애로사항도 파악되었습니다.

대기업 측 애로: 눈높이에 맞는 스타트업 부족 대기업이 1순위로 꼽은 애로사항은 "눈높이에 맞는 스타트업이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기술은 있지만 완성도가 낮거나, 사업화 준비가 안 된 스타트업이 많다는 불만입니다.

실제로 스타트업의 경쟁력에 대한 양측의 평가에는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기술력'에 대해 대기업은 6.76점, 스타트업은 7.92점을 줬습니다. '비즈니스 차별화 및 혁신성'은 대기업 6.13점, 스타트업 7.94점이었습니다. 특히 '글로벌 진출 준비도'는 대기업 4.93점, 스타트업 6.58점으로 가장 큰 격차를 보였습니다.

스타트업 측 애로: 대기업 투자·예산 부족 스타트업이 1순위로 꼽은 애로사항은 "대기업의 투자·예산이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PoC는 진행하는데 후속 투자나 본격적인 협업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또한 의사결정이 느리고, 계약 조건이 불리하며, 기술 유출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공통 요구: PoC 자금 및 딜 소싱 기회 확대 양측 모두 필요한 정부지원으로 PoC 자금지원 및 매칭펀드 확대, 딜 소싱 기회 확대를 1순위로 꼽았습니다.


만족도와 전망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픈이노베이션에 대한 만족도는 비교적 높은 편입니다. 5점 만점 기준으로 스타트업은 4.51점의 만족도를 보였습니다. 대기업은 총평 3.58점, 성과 3.25점으로 다소 낮았지만, 투자·PoC 등 협업의 만족도는 4.00점으로 나왔습니다.

이는 위축된 환경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이 오픈이노베이션의 협업 자체에는 만족하며 꾸준한 혁신수요를 갖고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2025년 전망에서도 온도차가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긍정적입니다. 대기업의 54.3%는 금년과 유사한 수준을 전망했지만, 스타트업의 52.5%는 확대를 기대했습니다. 글로벌 차원에서도 "오픈이노베이션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Open Innovation is here to stay)"는 인식 하에, 기업들이 제한된 자원을 보다 전략적으로 배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6. 국내 오픈이노베이션의 현주소: 통계로 보는 트렌드

양적 성장의 급증

앞서 언급했듯이 국내 오픈이노베이션은 2018년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구체적인 수치를 다시 한번 정리하면: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 수: 2018년 7건 → 2023년 87건 (12.4배 증가)

참여 대기업 수: 2018년 18개사 → 2023년 361개사 (20배 증가)

이는 단순히 몇몇 선도 기업의 실험이 아니라, 한국 경제 전반에 걸친 구조적 변화임을 보여줍니다.


CVC 투자 현황: 비중은 높으나 규모는 감소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2025년 3월 발표한 '2024 한국의 CVC들: 현황과 투자 활성화 방안' 보고서는 매우 흥미로운 통계를 제시합니다. (출처: 스타트업얼라이언스, https://startupall.kr/resource/data/2024-한국의-cvc들-현황과-투자-활성화-방안)


2024년 CVC 투자 비중

2024년 국내 CVC 투자금액은 전체 스타트업 투자의 32%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글로벌 평균(26%)과 미국(29%)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국내 스타트업 전체 투자액 6조 863억원 중 CVC 투자가 1조 9,697억원이었습니다. (출처: 한국일보, 2025.03.21,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32117230000043)

하지만 투자 규모는 급감

역설적이게도, 비중은 높지만 절대 금액은 크게 감소했습니다. 2024년 3분기 기준 CVC 투자규모를 2023년과 비교하면:

글로벌: 10% 증가

미국: 24% 증가

한국: 9% 감소

특히 대기업 CVC의 투자 감소가 심각합니다. 2024년 대기업 CVC 투자금액은 3,056억원으로, 2022년 1조 7,318억원에 비하면 1/5 수준(약 82% 감소)으로 급감했습니다. 사내부서 CVC 투자는 더욱 참혹하여 1/10 수준까지 축소되었습니다. (출처: 뉴스프라임, https://m.newsprime.co.kr/section_view.html?no=679653)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글로벌 고금리가 닥치면서 대기업들의 사내 투자 조직이 사실상 작동을 멈췄다"고 분석했습니다.


중견기업 CVC의 부상

반면 중견기업 CVC 투자는 증가했습니다. 2024년 중견기업의 CVC 투자 비중은 59%까지 확대되었습니다. 크래프톤(게임), 엔씨소프트(게임) 등 주요 중견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선 결과입니다. (출처: 벤처스퀘어, 2025.03.25, https://www.venturesquare.net/962425)

다만 대다수 중견기업은 여전히 스타트업 정보 부족과 협업 파트너 발굴의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투자 행태의 변화: 초기 → 후기 단계로

CVC의 투자 행태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과거 기술 선점과 옵션 확보를 위한 초기(시드) 투자 비중은 감소하는 반면, 후기(시리즈 B·C 이상) 투자 비중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단순 기술 확보를 넘어 실질적인 사업적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성장 단계 스타트업으로 투자 전략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산업별 투자 트렌드

2018년~2024년 기간 동안 CVC 투자가 가장 많이 집중된 분야는:

바이오·의료·헬스케어 (1위, 지속)

게임 (2위)

모빌리티 (3위)

콘텐츠 (4위)

엔터프라이즈·보안 (꾸준히 Top 10 유지)

음식·외식 (꾸준히 Top 10 유지)

주목할 점은 금융 분야가 2024년 Top 10에서 제외되었다는 것입니다. 핀테크 붐이 일단락되었음을 시사합니다. (출처: 아세안익스프레스, 2025.04.03, https://www.aseanexpress.co.kr/news/article.html?no=11654)


CVC와 M&A의 연결고리

2022년 기준 국내 M&A 거래의 절반은 CVC 투자가 직·간접적으로 선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인수 기업이 소속 그룹 내에 독립법인 CVC를 보유한 경우, 피인수 기업에 CVC 투자가 선행된 M&A는 12%, 같은 산업 내 다른 스타트업에 CVC 투자가 선행된 경우는 73%에 달했습니다. (출처: ZUZU, 2025.08.06, https://zuzu.network/resource/blog/corporate-venture-capital/)

이는 CVC 투자가 단순한 재무적 투자가 아니라 M&A를 위한 사전 탐색 과정임을 보여줍니다. 구글이 구글 벤처스를 통해 AI 스타트업 딥마인드에 투자한 후 인수한 것처럼, 국내 기업들도 CVC 투자를 M&A의 전 단계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업종의 다양화

초기에는 바이오·소부장(소재·부품·장비) 등 제조업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플랫폼·핀테크·헬스케어 등 서비스산업 전반으로 확대되었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전통적인 제조 대기업들이 소프트웨어·플랫폼 스타트업과 협업하는 사례가 급증했다는 점입니다. 자동차 회사가 AI 스타트업과, 건설사가 스마트홈 스타트업과, 식품회사가 배달 플랫폼과 협업하는 등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투자 금액의 변동

2022년 벤처불황을 기점으로 국내외 오픈이노베이션 관련 투자는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습니다. 이는 글로벌 금리 인상, 경기 침체 우려 등 거시경제적 요인에 기인합니다.

하지만 2024년 말부터 회복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글로벌 차원에서도 기업들이 다시금 혁신 투자에 힘을 싣는 분위기로 돌아섰습니다. 다만 예산 배분 방식이 달라졌습니다. 과거처럼 여러 프로젝트에 폭넓게 투자하기보다는, 효과가 검증된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지역 분포

오픈이노베이션은 여전히 수도권 집중 현상이 강합니다. 대기업 본사, 스타트업, 중개 플랫폼 모두 서울·경기에 몰려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역 창조경제혁신센터의 활동으로 점차 지역으로 확산되는 추세입니다. 특히 대구(의료), 부산(해양), 광주(AI) 등 지역 특화 산업을 중심으로 오픈이노베이션이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성과 지표

구체적인 성과 지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OpenBridge: 누적 지원 기업 1,088개사, 후속 연계 983개사, 투자 유치 92억원

창업진흥원 민관협력 오픈이노베이션 지원사업: 2024년 약 50개사 선정, 스타트업당 최대 1.2억원 지원


개별 성공 사례로는:

현대코퍼레이션 x 시리에너지: 태양광 폐유리 재활용 기술 개발, 국내외 특허 출원

호반그룹 x 두왓: 호텔형 키오스크 개발, 실제 호텔 적용


7. 글로벌 비교: 우리는 어디쯤 와 있는가

앞서 장에서 우리는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와 관행을 비교하며 알아보았습니다. 설명보다도, 각각 상이하거나 비슷한 국가별 오픈이노베이션 모델에서 우리에 대한 시사점을 아래와 같이 생각해보시죠.


미국: 실리콘밸리 모델

미국, 특히 실리콘밸리는 여전히 오픈이노베이션의 메카입니다.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은 수십 년간 스타트업 인수, CVC 투자, 액셀러레이터 운영 등을 통해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를 구축해왔습니다.

실리콘밸리 모델의 특징은 '생태계적 접근'입니다. 대기업-스타트업-VC-대학-정부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기술이 빠르게 사업화되고 자본이 순환합니다.

한국이 배울 점은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와 '빠른 의사결정'입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스타트업이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며, 대기업의 의사결정도 신속합니다.


유럽: 산학연 협력 모델

유럽은 대학·연구소와 기업의 협력이 강한 것이 특징입니다. 독일의 프라운호퍼 연구소, 영국의 Catapult 센터 등이 대표적입니다.

유럽 모델의 강점은 '장기적이고 깊이 있는 연구'입니다. 단기 수익보다는 중장기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춥니다. 또한 공공 주도의 체계적인 지원 프로그램이 잘 구축되어 있습니다.

한국이 배울 점은 '산학연 협력의 실질화'입니다. 한국도 산학협력이 활발하다고 하지만, 여전히 형식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유럽처럼 대학의 연구 성과가 실제 사업화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 대학 기반 스타트업

일본은 2013년부터 대학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 사업을 적극 장려하고 있습니다. 도쿄대학, 교토대학, 오사카대학, 도호쿠대학 등 주요 대학에 1,000억 엔을 출자하여 펀드를 조성했습니다.

일본 대학은 기업과 협력하여 오픈이노베이션 거점을 대학 내에 설립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도쿄대학과 히타치가 협력하여 난치병 조기 발견 기술을 개발하고, 도쿄 농공대학과 닛신 오이리오 그룹이 함께 식품 관련 연구를 수행합니다.

일본 모델의 특징은 '제조업 강점 활용'입니다. 일본은 여전히 제조업 기반이 강하므로, 대학의 기초 연구를 제조 기업과 연결하는 데 집중합니다.


한국의 위치와 과제

한국은 이제 오픈이노베이션의 '양적 확대' 단계를 넘어 '질적 심화' 단계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 수와 참여 기업 수는 충분히 늘었습니다. 이제는 실제 성과를 내는 것이 과제입니다.

한국의 강점은 '빠른 실행력'과 'ICT 인프라'입니다. 한국 기업들은 의사결정이 빠르고, 실행력이 좋습니다. 또한 세계 최고 수준의 ICT 인프라는 디지털 기술 기반 오픈이노베이션에 유리합니다.

한국의 약점은 '대기업-중소기업 간 불균형'과 '글로벌 진출 준비 부족'입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협상력 차이가 커서 공정한 협력이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준비도가 낮아(대기업 평가 4.93점), 해외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8. 2025년 이후 전망: 오픈이노베이션의 미래


선택과 집중의 시대

2025년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의 키워드는 '선택과 집중'입니다. 2024년에는 월마트가 Store No.8을, SAP가 SAP.iO를 폐쇄하는 등 대기업 혁신 이니셔티브의 축소와 종료가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오픈이노베이션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효과가 검증된 오픈이노베이션 활동에는 지속적으로 투자하거나 확대하고, 성과가 미흡한 부분은 과감히 축소하는 양극화된 접근을 취하는 것입니다.

한국 기업들도 이런 트렌드를 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무분별한 확대보다는, 핵심 전략 분야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전환될 것입니다.


AI와 오픈이노베이션의 결합

AI 기술의 발전은 오픈이노베이션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습니다. AI를 활용한 스타트업 발굴, AI 기반 기술 매칭, AI를 통한 PoC 성공 예측 등이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또한 AI 기술 자체가 오픈이노베이션의 주요 협업 분야가 되고 있습니다. 제조업체가 AI 스타트업과 협업하여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하고, 유통업체가 AI 추천 엔진을 도입하는 등의 사례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ESG와 오픈이노베이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확산되면서, 오픈이노베이션도 ESG 관점을 통합하고 있습니다. 친환경 기술, 사회 문제 해결, 윤리적 AI 등이 새로운 협업 분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현대코퍼레이션과 시리에너지의 태양광 폐유리 재활용 프로젝트가 좋은 예입니다. 환경 문제 해결과 첨단 기술 개발을 동시에 추구한 것입니다.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의 확대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도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차의 현대 크래들처럼 해외 거점을 두고 글로벌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입니다.

정부도 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KOTRA는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사업(VISA)'을 통해 한국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과 해외 스타트업의 국내 유치를 동시에 지원하고 있습니다.

민간을 대표하는 플레이어인 (사)한국무역협회의 이노브랜치도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으로서 해외 대기업과 한국 스타트업을 연결하는 역할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역 오픈이노베이션의 활성화

수도권 집중 현상이 여전하지만, 지역의 오픈이노베이션도 점차 활성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각 지역의 특화 산업을 중심으로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경제자유구역연계형 트랙의 신설도 지역 오픈이노베이션 활성화에 기여할 것입니다. 경제자유구역은 규제 완화, 세제 혜택 등의 장점이 있어, 오픈이노베이션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좋은 환경입니다.



9. 성공적인 오픈이노베이션을 위한 제언


대기업을 위한 제언

장기적 관점 유지 오픈이노베이션은 단기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평균 2~3년이 걸린다는 점을 인식하고, 조급해하지 말아야 합니다.

Fit보다 Potential 현재 자사 전략과의 완벽한 Fit만 추구하면 진정한 혁신을 놓칠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의 잠재력(Potential)도 함께 봐야 합니다.

공정한 협력 관계 기술 유출 방지, 공정한 계약 조건, 신속한 의사결정 등을 통해 스타트업이 안심하고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전담 조직의 권한 강화 오픈이노베이션 전담 조직에 실질적인 의사결정 권한을 부여해야 합니다. 모든 것을 경영진 결재를 받아야 한다면 속도가 나지 않습니다.


스타트업을 위한 제언

완성도 제고 대기업이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이 스타트업의 완성도입니다. 기술은 좋지만 상용화 준비가 안 된 경우가 많습니다. PoC를 신청하기 전에 최소한의 완성도는 갖춰야 합니다.

글로벌 준비 글로벌 진출 준비도가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영어 피칭 자료, 해외 특허, 글로벌 시장 조사 등 최소한의 준비는 필요합니다.

끈기 평균 7.2회의 도전 끝에 매칭이 성사됩니다. 한두 번 거절당했다고 포기하지 마세요.

전략적 사고 단순히 자금 지원을 받는다는 생각보다는, 대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인지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기술 검증, 레퍼런스 확보, 후속 투자, 해외 진출 기회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정부·지자체를 위한 제언

PoC 자금 확대 대기업과 스타트업 모두 PoC 자금 지원 확대를 1순위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최대 1.2억원 수준인 지원금을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매칭 펀드 조성 정부가 일부 자금을 지원하면 대기업도 매칭 투자를 하도록 유도하는 매칭 펀드를 확대해야 합니다.

딜 소싱 기회 확대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만날 기회 자체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온라인 플랫폼, 오프라인 밋업, 데모데이 등 다양한 채널이 필요합니다.

규제 개선 혁신 기술이 빠르게 시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규제 샌드박스를 확대하고, 절차를 간소화해야 합니다.

지역 균형 발전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지역 오픈이노베이션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혁신중개자를 위한 제언

전문성 강화 단순히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연결하는 것을 넘어, 산업별·기술별 전문성을 갖춰야 합니다. 그래야 효과적인 매칭이 가능합니다.

네트워크 확대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합니다. 해외 대기업, 해외 스타트업, 해외 VC 등과의 연결이 필요합니다.

데이터 기반 매칭 AI·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매칭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수천 개의 스타트업 중에서 특정 대기업에 적합한 기업을 찾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데이터 기반 접근이 필요합니다.

후속 관리 매칭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PoC 과정, 본 협업 과정까지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지원해야 합니다.


맺으며: 우리 오픈이노베이션, 선택이 아닌 필수

여기까지 국내 오픈이노베이션의 현황을 살펴봤습니다. 2018년 7건 18개사에서 시작해 2023년 87건 361개사로 폭발적으로 성장한 양적 확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의 업종 다양화, 대기업의 체계적인 추진 구조, 다양한 중개 플랫폼의 등장,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까지.


한국의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는 짧은 시간에 놀라운 발전을 이뤘습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고 설상가상으로 저성장과 불황의 늪에 25년을 기점으로 어려움도 닥쳤습니다. 이미 2022년 이후 벤처불황으로 투자가 절반으로 줄었고,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의 눈높이 차이도 여전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픈이노베이션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기술 변화 속도가 너무 빠르고, 시장 불확실성이 너무 높은 시대에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기업은 없습니다. 대기업에게는 스타트업의 민첩성과 혁신성이 필요하고, 스타트업에게는 대기업의 자원과 시장이 필요합니다.


한국의 강점인 빠른 실행력과 세계 최고 수준의 ICT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국만의 오픈이노베이션 모델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AI, 바이오, 모빌리티, 배터리 등 분야에서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허브가 되겠다는 비전도 충분히 실현 가능합니다.


다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오픈이노베이션의 본질은 '개방'과 '협력'입니다. 서로 다른 조직 문화, 다른 의사결정 방식, 다른 목표를 가진 두 주체가 만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기술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문화의 문제입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하고, 때로는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평균 7.2회의 도전 끝에 매칭이 성사되고, 평균 2~3년이 걸려 성과가 나온다는 통계를 다시 한번 떠올려봅시다. 오픈이노베이션은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입니다. 조급해하지 말고,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나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2025년, 한국 오픈이노베이션의 새로운 도약을 기대해봅니다. 더 많은 성공 사례가 나오고, 더 많은 혁신 기술이 사업화되고,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함께 성장하는 상생의 생태계가 완성되기를 바랍니다.

지금까지 Dr. Jin이었습니다. 오늘도 혁신의 현장에서 땀 흘리고 계신 모든 분들께 응원을 보냅니다.


참고자료

한국무역협회, "한국의 오픈이노베이션 현황 및 활성화 정책 제언" (2024)

중소벤처기업부, "2025년 민관협력 오픈이노베이션 지원사업" 공고

나무위키, "오픈이노베이션" 항목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주요국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 사례 고찰"

현대자동차그룹, "2024 오픈이노베이션 라운지" 자료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S.Stage 프로그램" 자료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OpenBridge" 웹사이트

한국무역협회 이노브랜치 웹사이트

K-Startup 웹사이트

플래텀, "중기부, 민관협력 오픈이노베이션 지원 확대" (2025.2)

브런치, "2025년 오픈이노베이션 전망" (2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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