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중 표정이 좋지 않은 회원님
요가지도자과정을 수료하고 수업을 조금씩 맡게 되면서 잘하고 싶은 마음은 나날이 커져갔다.
그만큼 수업을 열심히 준비하기도 했지만, 또 그만큼 수업에 대한 부담감도 늘어갔다.
하루는 아침 수업에 이따금씩 오시는 회원님의 표정이 시작부터 좋질 않았다.
역시나 수업 내내 집중을 전혀 못하셨고, 미간엔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있는 모습을 보며
내 주의는 온통 그분의 미간에 가있었다. 내 멘탈은 시간이 갈수록 마구 흔들리기 시작했고
별의별 물음표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뭐가 불편하신 거지?'
'내가 뭘 잘못했나? 실수했나?'
'내 수업이 마음에 안 드시나? 근데 왜 계속 들어오시지?'
아기강사라 경험이 부족했기에, 이런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몰랐고
우선 한 시간 수업을 무사히 끝내야 했기에
자꾸 무너지려는 정신줄을 붙잡으며 티 내지 않고 겨우겨우 안내를 이어갔다.
그렇게 수업이 끝나고 나서 끝났다는 안도감, 후련함보다 찜찜함이 남아 순간 고민스러웠다.
이 찜찜함은 어디서 왔고, 어떻게 해소해야 할까?
그분의 표정에서 비롯된 내 생각이 자동반응적으로 ‘내가 무엇을 잘못했다’로 흘러간 것을 알아차리곤
내가 잘못한 게 없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정말 내가 그분의 마음에 안 들었을까 봐, 진짜 실수를 해서 안 좋은 소리를 들을까 봐 그 분과 마주할 용기가 쉽게 나지 않았다.
하지만 실수를 정말 했다면 고치면 되고 실수를 안 한 걸 수도 있으니, 용기 내어 물어보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엔 마음을 다잡고 직접 여쭤보게 되었다.
“수업 동안 계속 집중을 잘 못하시고, 표정이 계속 불편해 보였는데 혹시 제가 알아야 할 것이 있거나 도움이 될 부분이 있을까요?”
“아… 선생님 정말 죄송해요. 제가 요즘 삶이 너무 힘들어서 아무것도 손에 잡히질 않아요.
살려고 요가하러 왔는데 여기서도 계속 나쁜 생각이 들어서 저도 모르게 계속 집중을 못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그 분과 깊은 대화를 나누게 되었고 최근의 힘든 상황을 이해하게 되면서 수업 때 보였던 모습이 내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화의 마지막엔 활짝 웃으시며 다음엔 조금 더 집중을 해보겠다.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훈훈하게 마무리를 지었다. 이후 수업 때마다 한결 나아진 표정과 조금씩 밝아지는 모습을 보며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그때의 경험 이후로 수업 중 사람들의 표정에 너무 휘둘리지 말자.
신경을 안 쓸 수 없겠지만 그 표정이 어떻든 우선 나의 잘못으로 돌리는 습관을 멈추자.
영 찜찜하면 수업이 다 끝나고 용기 내서 직접 물어보자.
난감한 상황들은 어쩌면 내가 또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일 수도 있다.
와 같은 배움을 얻을 수 있었다.
그렇게 나를 위해서라도, 상대방을 위해서라도 직접적인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기도 했지만,
불편한 과정 속에서 오히려 스스로를 보다 잘 이해하게 되고 알아가는 재미 또한 참 쏠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얼마나 또 다양한 상황과 사람들을 만나게 될까? 그 속에서 또 어떤 나를 마주하게 될까?
마냥 꽃길만은 아니겠지만, 잘 헤쳐나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그렇게 조금씩 쌓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