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그림책 치유] 첫 번째 질문

오감을 깨우고 나를 알아가기에 좋은 그림책

by 투명서재


[그림책 치유] 첫 번째 질문


- 오감을 깨우고 나를 알아가기에 좋은 그림책



책 정보


첫 번째 질문

저자 오사다 히로시

그림 이세 히데코

번역 김소연

출판 천개의바람

발매 2014. 2. 22.



안녕하세요! 김세정입니다.


저는 아이 어릴 때 그림책에 관심이 많았어요. 특히 '천개의바람'이라는 출판사에 좋은 책들이 많더라고요. 다양한 그림책 중 어른에게도 치유가 되는 책이 있는데요. 오늘 소개하는 '첫 번째 질문'이 바로 치유 그림책으로 꼽힐만해요.



%EC%B2%AB%EB%B2%88%EC%A7%B8%EC%A7%88%EB%AC%B8.jpg?type=w773

출처 : yes24 첫 번째 질문 이미지




위의 그림을 보면 어떠신가요?

수채화의 부드러운 느낌이 전해지나요? 어린 시절 고요히 내가 나를 만나던 시간이 떠오르나요?



책 속 그림이 깊은 무의식을 부드럽게 건드리는데 한몫합니다. 세번째 도안 속에서 잔잔한 강물을 손가락으로 건드리는 아이처럼 '첫 번째 질문' 속의 질문도 마음을 일렁이게 합니다.



'첫 번째 질문' 글 전문은 일본 '오사다 히로시'라는 시인의 시입니다. 여러 가지 질문으로 만들어진 시고요. 매 페이지가 그림과 함께 아래와 같은 한 두 가지 질문으로 쓰여있답니다.



"오늘 하늘을 보았나요?"


"하늘은 멀었나요, 가까웠나요?"


이 책은 책장을 빨리 빨리 넘기는 것보다 한 장 한 장 음미하듯, 질문에 천천히 대답하면서 넘기길 추천합니다. 한 번 떠올려 보세요. '오늘 하늘을 봤던가, 내가 마지막으로 하늘을 바라본 게 언제지?'라고요.


이 그림책을 질문 하나마다 감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자꾸 느끼게 됩니다.


"구름은 어떤 모양이던가요?"


"바람은 어떤 냄새였나요?"


"좋아하는 꽃 일곱 가지를 꼽을 수 있나요?"



여러분은 좋아하는 꽃 이름을 기억하나요?


저는 이 그림책을 보면서 어린 시절 놀이터 근처 등나무 아래에서 보라색 꽃이 흐드러지게 필 때 포도라고 상상하며 폴짝폴짝 뛰던 게 생각났어요. 등나무 꽃과 향을 왜 그렇게 좋아했는지, 또한 그 시간에 아무 걱정없이 놀았던 게 저한테는 중요한 치유시간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천천히 저물어 가는 서쪽 하늘에 기도한 적이 있나요?"



"네, 있어요."라고 대답하며, 이 페이지에 있는 해바라기 그림을 보는 순간 울컥했는데요.


위의 문장을 읽고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날 저녁 노을이 지고 있을 때 간절히 기도하던 제가 떠올랐기 때문이에요. 온 국민이 하나의 마음으로 '제발, 살아있기를. 한 명이라도 더 구조되기를.' 바라던 그 순간이요.



뉴스를 보다, 단원고 부모님의 울부짖음을 듣다, 희생자에게 쓰여진 편지를 읽다, 함께 울었던 시간이요. 그 시간 속에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개인적인 어려움과 집단적 상실감을 극복하려 했습니다. 우리의 기도는 끝내 들어지지 않았지만, 부디 희생자와 가족들에게 기도를 하고 있었던 '우리'를 기억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그때만큼은 온 마음을 다해 그들 곁에 있으려 했다는 걸요.



독서모임을 앞두고 십년만에 다시 이 그림책을 보게 되었는데요.

이 그림책을 보면서 저처럼 와닿는 질문 하나를 골라보면 좋겠어요.



모임하면서 매번 느끼지만 책 속에서 각자 꽂힌 문장이 다르더라고요.

'첫 번째 질문'에서 나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 하나를 선택해 답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느낌이 들 거에요.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함께 읽으면 좋은 글


고함쟁이 엄마가 되지 않기 위해 - [고함쟁이 엄마] 그림책

엄마 아빠가 싫어요. 애착 트라우마 원인이 뭘까요?



keyword
작가의 이전글그리고 모든 것이 변했다, 아니타 무르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