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베를린부부 Jan 16. 2020

엄마와 아기가 함께 하는
독일어 수업에 다녀왔다.

by 베를린 부부-Piggy

독일에는 나라에서 지원하는 수업이 꽤 잘 돼있다. 그중 엄마와 아기가 함께 듣는 수업이 종종 있는데 독일어 수업을 등록했다. 듣기로는 워낙 인기가 많아서 빨리 신청해야 한다고 해서 인터넷 공고가 뜨자마자 부랴부랴, 수업 개강 몇 개월 전에 등록을 마쳤다. 일주일에 한 번, 3달 동안 가는 수업인데 심지어 무료이기에 정말 인기가 많은 수업이겠거니 하고 등록을 성공하고 내심 뿌듯해하고 있었다.


베를린에 오자마자 임신을 하고 찰리를 낳고 키우다 보니 일 년 반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났고 그동안 독일어 공부도 하지 않았다. 첫 수업 전 날, 긴장해서 찰리를 재우면서 초저녁부터 잠이 들었고 수업 당일에는 그때 마침 휴가였던 신랑이 데려다주었다. 못 알아듣는 게 천지일 텐데 어쩌지 하는 걱정을 산처럼 껴안고.


비장한 마음으로 교실에 들어서니 선생님만 두 명이 있었고 등록된 학생은 오직 나와 신찰리뿐이었다.

다른 센터는 인기가 많은데 여기는 시작한 지 얼마 안돼서 아직 홍보가 안됬다면서 선생님들도 민망했는지 변명 아닌 변명을 했고 내심 폐강되겠거니 하고 있었는데 수업을 시작하자고 했을 때 어찌나 당황했던지.




다른 센터의 수업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내가 등록한 곳의 수업방식을 소개한다.

선생님은 두 명인데 한 명은 아기와 함께 액티브한 수업을, 또 다른 한 명은 엄마들의 독일어 문법을 담당한다.

사실 아기와 함께 하고 일주일에 한 번인 수업에서 문법을 배운다는 게  그다지 양질의 교육이 될 수는 없지만 아예 안 하는 것보다는 나름 도움이 된다. 

수업은 총 1시간 반으로 주로 동요를 부르면서 가사 속 모르는 단어를 배우고 다른 학생들과 회화 연습을 한다.(하지만 나는 첫날, 다른 학생이 없던 관계로 1시간 반 내내 동요만 부르다 왔다.)

보통 생활회화를 하는데 아기와 관련된 것으로 소아과 예약하기, 유치원에서 주로 하는 대화 등을 배운다고 한다. 


첫날, 많이 당황하긴 했지만 나름 도움도 되고 매일 나만 바라보고 있는 아기에게도 신선한 자극이 되는 듯해서 민망하지만 계속 다니려고 한다. 여전히 무반주 동요는 어색하지만 말이다. 



"건축사무실에서 일하는 신랑과 그림 그리는 아내와 아기가 살아가는 베를린 이야기는 매주 목요일 연재합니다."


인스타그램 @eun_grafico  

이전 17화 육아와 핸드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