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편지 열여섯 번째. 글로 나누는 우정도 있단다.
■ 지금은 쉴 때입니다.
. 정용철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면서도
소리만 들릴 뿐 마음에 감동이 흐르지 않는다면
지금은 쉴 때입니다.
방글방글 웃고 있는 아기를 보고도
마음이 밝아지지 않는다면
지금은 쉴 때입니다.
식구들 얼굴을 마주 보고도
살짝 웃어 주지 못한다면
지금은 쉴 때입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창문을 비추는 아침 햇살이 눈부시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지금은 쉴 때입니다.
오랜만에 걸려온 친구의 전화를 받고
˝바쁘다˝는 말만 하고 끊었다면
지금은 쉴 때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진 뒤
멀어지는 뒷모습을 보기 위해 한번 더 뒤돌아보지 않는다면
지금은 쉴 때입니다.
너: 비가 와. 그래서 좋아.
나: 그래 비가 와서 쉬어야 할 때인가 보다.
너: 지짐이 한 장 부쳐놓고 차 한잔 챙겨서 창가에 자리피고 앉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