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 삶에도 누군가와 함께 지어져 가기를 기도한단다.
별아!
한 주간 본 꽃이 무어야?
곳곳에 다양한 색깔의 '접시꽃'이 피어있던데. 별이가 보았으려나?
할머니집 마당 한편에는 찐한 주황색 능소화가 주렁주렁 큼직한 포도가 달리듯 매달려 있는 거 같아.
한동안은 아나벨 수국과 함께 존재감을 드러낼 거야.
이 쨍한 더위속에서도, 할머니집 마당의 다양한 꽃들은 어우러지며 견디어 내겠지?
별아!
할머니는 합창단에 가는 날이 참 좋아!
사실 서로 몇 마디 인사도 못 나눌 때가 있고, 때론 급하게 갔다가 연습이 끝나고 부리나케 간식만 챙겨 들고 나올 때도 있어.
아! 간식 이야기 하니까 쑥떡이 생각나네.
이번 주엔 노란 콩고물이 듬뿍 묻힌 쑥떡을 준비하신 권사님이 계셔. 이 무더운 날 쑥을 직접 뜯어서 해 오셨데. 비닐봉지에 담긴 쑥떡을 먹을까 말까 엄청나게 고민하다가 침대에 누워서 한 봉지 다 먹어버렸지 뭐야.
정말 오랜만에 먹어보는 할머니의 엄마가 해 주시던 딱 그 맛이었어.
다음날 아침 남아있는 콩고물에 밥 한 숟가락 비벼 먹으면서 '좀 참았다 지금 먹을걸' 그랬단다. 할머니의 엄마가 콩고물에 밥을 비벼 주먹으로 꾹 집어 만들어 주시던 주먹밥이 엄청나게 생각나는 하루였지.
별아!
합창단에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어.
노래만 부르는 것이 아니고, 각각의 삶의 스토리가 잔잔히 전해져 오고, 어렸을 적 추억들이 기억되는 정감 가는 간식들이 있고, 때론 가슴 울컥해지는 기도의 제목들도 있단다.
몇 년이 지나도 대화 한번 못 나누는 그런 권사님도 계시지만, 함께 지어져 가는 합창단 한 분 한 분이시지.
별아!
누군가를 만났는데 합창단 권사님의 따님이어 무조건 반갑고,
할머니의 작은 성과에 눈물 글썽이며 기뻐해주는 그런 권사님이 계시고,
우연히 눈 마주치면 활짝 웃어주는 권사님들이 계시는 곳.
누군가의 하이소프라노 소리에 감탄의 박수가 저절로 나오기도 하는 곳.
그리고 늘 유쾌하게 웃게 만드는 재치 만점의 지휘자가 있는 곳.
각각의 개성들이 넘치는 한 분 한 분의 단원들을 챙기는 단장님과 운영위원들이 있어, 가만히 제 자리에 서 있기만 해도 하나로 어우러지는 곳.
별아!
다음 주엔 '구국기도회' 이야기로 돌아올게.
지금이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눈물로 기도할 때이지.
별아!
다음 주 건강하게 다시 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