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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펫크리에이터 모리 Mar 26. 2019

더 나은 반려동물 문화를 위하여

예쁜 세상은 존재한다.

요즈음 학교에서 애니메이션의 역사라는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사진과 인 제겐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 수업이지만, 디즈니의 미키마우스 캐릭터를 안다면 대부분은 흥미롭게 들을 수 있는 그런 재미있는 수업인데요. 수업 중에 디즈니의 아주 초창기 애니메이션을 자주 보고 있는데, 보면서 한 가지 매우 놀라운 사실 하나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요즈음 애니메이션이었다면 상상도 하지 못할 만큼 강도가 높은 동물 학대에 가까운 장면들이 영상 속에 꽤나 자주 등장한다는 사실인데요. 디즈니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이 대부분 동물들을 의인화한 것임을 생각해 본다면, 학대를 쉬이 연상시키는 장면들이 시도 때도 없이 툭툭 나오는 모습은 만화를 그저 편히 즐기기엔 다소 거북스러웠습니다. 디즈니가 미키마우스 영상을 만들기 시작한 게 불과 1900년대 초였으니, 그 당시 동물과 반려동물들의 권리가 사회적으로 어느 수준이었는지는 아이들이 보는 애니메이션에서도 잘 드러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린아이들이 보기엔 조금.. 그렇죠?_ Disney


생명가치 중시라는 아이디어를 토대로 반려동물 사진 작업을 하는 제게 디즈니의 초창기 애니메이션은 그래서 그야말로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 영상을 공유하고 싶었으나 무삭제판 디즈니 초기 영상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아, 못 보신 분들을 위해 영상에 관련해서는 [미키마우스에 관한 11가지 사실들_11 Adorable Facts About Mickey Mouse] 이라는 기사 일부를 인용해 그 정도를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Mickey hasn't always been so politically correct.
미키가 항상 정치적으로 정당했던 건 아니다.

Some earlier cartoons have been edited or completely shelved because of content that wouldn't exactly go over with the public these days…there’s a scene that involves what would be considered animal cruelty today when Mickey swings a cat around by its tail and uses a goose as bagpipes…There’s a reason you don't really see that one playing when they run classic cartoons these days.


위 기사에 따르면, 초창기 미키마우스 애니메이션 중 동물 학대를 연상시키는 장면들은 지금 사회적 분위기와 맞지 않다는 이유로, 당시의 애니메이션을 상영할 일이 있으면 해당 장면들은 삭제한 채 상영한다고 하는데요. 제가 보면서 눈살을 찌푸렸던 게 괜히 그랬던 게 아녔음을 저도 여러 기사를 보고 깨달았습니다. 보통은 학교에서 이런 정치/사회/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을 수 있는 영상들을 상영하면 학생들이 나서서 교수에게 건의를 하곤 하는데, 이 수업 같은 경우는 그런 학생들은 없었어서, “내가 과민 반응하는 건가?”라는 생각도 했습니다만. 아마 전부 애니메이션과 학생들이다 보니 저처럼 시청자 입장에서 보기보단 전공자 입장에서 테크닉만을 주의 깊게 봤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날씨가 살짝 풀린 지난 주말. 청소년 축구를 관람하는 가족들과 네발 친구들_ New York. 2019. Digital


이와 같은 영상들은 나와 너, 그리고 우리라는 인격체(생명)에 대한 개념이 자리 잡는 시기의 아이들에게 잠재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키마우스를 마구 괴롭히는 사람과 도날드 덕을 마구잡이로 패는 미키를 보며, “저건 그냥 만화 속 캐릭터니까, 저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야. 나는 커서 동물학대를 하는 사람이 되지 말아야겠다.”라는 생각을 하며 만화를 보는 아이들은 많이 없을 테니까요. 그래도 한 가지 다행인 건, 생명의 가치를 중시하는 마음가짐은 교육을 통해 가르칠 수 있다는 사실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인격과 인성이 형성되가는 시기인 유년기와 청소년기에 이를 제대로 가르치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사실 제가 하고 있는 사진 작업도 성인 분들보다는 어린 친구들이 좀 더 많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동물과 더불어 사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일을 하며 가장 뜻깊을 때는 사진에 대한 칭찬도 글에 대한 칭찬도 아닌 바로, 자녀를 둔 부모님들이 자녀와 함께 제 작업을 보며 즐거워할 때 인 이유도 아마 그래서 일 것 같아요. 


미래의 반려동물 문화를 책임질 아이들과 그들을 현재를 책임지는 어른들_New York. 2018. Digital


제 사진 작업들을 단순히 뉴욕의 반려동물 사진으로 받아들이시는 분들이 아마 많을 거라 생각됩니다. 더불어 [06. 동물 애호가는 베지테리언이다?]편에서 보여드렸던 동물+패션 사진 프로젝트도 어쩌면 그저 하나의 아트로만 받아들이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사실 그렇게 보는 게 어쩌면 당연할 테지만, 사실 제가 반려동물 관련 촬영을 하기 시작한 이유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단 하나였음을 이쯔음 해서 다시 한번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사람과 동물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세상이 얼마나 예쁜지 보여주자. 

사실 그 세상은 뉴욕이 굳이 아니어도 괜찮았습니다. 그곳은 한국이 될 수도, 미국이 될 수도, 그리고 제 패션 사진들처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같은 요상한 나라일 수도 있지만 어디가 되었든 그곳은 존재한다는 걸, 그리고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지금 제가 있는 이곳 뉴욕은 반려동물과 사람이 함께 잘 공존하는 꽤나 멋진 세상인 것 같습니다. 한국도 이보다 더 멋진 세상이 되리란 걸 저는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리고 그를 위해 생명의 가치를 터부시 하지 않는 문화가, 교육이 더더욱 견고히 자리 잡는 데에 여러분들과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이 여정에 지난 몇 달간 브런치에 발행해 왔던 이 매거진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길/될 수 있길 바라며, 우리의 마지막 여정인 [17. 모리의 다음 여행지는요] 편을 들고 저는 다음 주 화요일에 마지막 인사를 드리러 돌아오겠습니다. 



[참고기사]

http://mentalfloss.com/article/23298/11-adorable-facts-about-mickey-mouse


(위 기사 내용 중 Politically Correct에 대한 자세한 의미는 더욱 정확한 이해를 위해 아래 링크를 참고해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http://pub.chosun.com/client/news/viw.asp?cate=&mcate=&nNewsNumb=20160620514&nidx=2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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