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할 때의 나와 일상에서의 나
일을 할 때 내 모습을 보면 조금은 쌀쌀맞고 날카로운 모습을 보입니다. HR을 오랜 시간 해왔고, 경영자의 입장에서 조직을 바라보는 스탭의 역할을 하다보니 기준과 원칙을 명확하게 지키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내도 그렇고, 후배들도 제게 '뼈 때리는 말' '객관적이고 분석적인 사람' '모든 상황을 논리적으로 바라보고 개그를 모르는 사람' 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로보트죠.
그런데 일상에서의 저를 보면 좀 바보 같기도 합니다. 밥을 먹으러 가면 반찬 리필과 고기 굽는 것은 제 몫입니다. 또 요리를 해야 할 때, 과일을 깎을 때도 제 몫이죠. 생선을 분해?해서 각자 먹기 좋게 나눠주는 것도 잘합니다. 갈치도 제게는 쉬운 일입니다. 택시 태워 보내기, 커피와 밥 그리고 간식 사먹이기, 장난치는 사람들에게 당하는 것도 쉬운 일입니다. 어떻게 보면 일을 할 때의 나와 일상에서의 나는 반대의 모습을 하고 있더라고요.
저는 일을 할 때 엄격한 기준이 있습니다. 그리고 목표가 있죠. 그 기준과 목표를 넘어서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일을 하는 이유이고, 고객과 동료에게 줄 수 있는 가치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 공부하고, 조금 더 잘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거죠.
그런데 일상에서는 편안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망가지고, 그래서 더 챙기려고 합니다. 대신 이 두가지를 연결시키기 위해서 '제가 하는 말과 행동이 일치하도록 노력' 중이고, '내가 하지 못하는 행동을 타인에게 요구하지 않으려고 노력' 하고 있습니다.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더라고요.
전 저와 함께 일하는 사람, 제 배우자 그리고 딸에게도 동일한 기준이 있습니다. 특히 딸에게는 얼마나 공부를 잘했는지, 몇 등인지, 몇 등급인지를 중요하게 여기지도 않고 칭찬을 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예의바르게 인사할 때, 엄마와 친구들을 위해서 자신의 무엇인가를 희샐하고 배려할 때, 남들을 도울 때, 최선을 다할 때 그리고 어렵고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 칭찬하고 인정해 줍니다. 등수와 실력보다 그 태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도 그렇게 지금의 제가 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실력은 그 다음입니다.
태도가 행동이 되고, 행동이 습관이 되면 그게 실력이 되더라고요.
그렇게 조금 더 일에서는 최선과 실력을, 일상에서는 예의와 배려를 중요하게 여기는 삶을 살아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