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시간보다 더 중요한 일

식사 한 끼에 담긴 마음의 수업

by 다온홍쌤

“선생님, 식사 한번 같이해요.”
지난주부터 수업을 마칠 때마다 어르신 네 분이 조심스럽게 건네시던 말.
괜찮다고 웃으며 넘겼지만
오늘은 왠지 그 말이 자꾸 마음에 걸렸다.
그래, 오늘은 내가 모실게요.

수업을 마치고 내 차로 어르신들을 조심히 모시고 식당으로 향했다.
운동복을 벗고 식탁에 마주 앉은 나는 처음으로 ‘강사’가 아닌 ‘사람 홍가영’으로 그분들 앞에 서 있었다.
그리고 그제야 알게 되었다.
내가 수업 시간에 했던 말들, 손짓 하나까지도 그분들은 고스란히 마음에 담고 계셨다는 걸.

“선생님이 이렇게 얘기하셨잖아요—몸이 굳으면 마음도 굳는다고.”
“그래서 집에서도 팔 들고 허리 돌리는 걸 계속해봤어요.”
그 말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나는 그저 매주 정해진 체조를 알려드렸을 뿐인데,

그 시간들이 어르신들께는 ‘살아내는 힘’이 되어주고 있었던 것이다.

그 순간, 확실히 알았다.
내가 하는 백세운동 체조는 단지 건강을 위한 운동이 아니었다.
그건 어르신들에게 위로가 되고, 누군가 곁에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시간이었다.
뭉친 어깨를 풀어주는 동작보다 더 중요한 건 ‘내가 당신을 보고 있습니다’라는 눈빛과 말이었다.


식사를 함께하면서 나는 요즘 내가 관심 깊게 공부하고 있는 웰에이징과 웰다잉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냈다.
“멋지게 나이 들고, 편안하게 삶을 마무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어르신들의 표정이 한순간 깊어졌다.
“맞아요. 그게 제일 중요하죠.”
“근데 그런 얘기, 아무도 안 해줘요.”
그 말에 나는 다시 한번 이 일이 단순한 수업 그 이상이라는 걸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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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
조수석에 앉은 어르신이 내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선생님, 오늘 정말 행복했어요. 또 이렇게 만나요.”
그 말에 눈시울이 살짝 뜨거워졌다.

그래, 나는 지금 ‘운동 강사’로 일하고 있지만
사실은 위로를 건네는 사람, 그리고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는 거다.
그런 나를 믿고 이 일을 맡겨주신 주님께 오늘도 조용히 감사의 기도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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