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기분에 살고 기분에 죽는다

삶의 결정하는 기본의 모든 것

가수 싸이가 부른 ‘예술이야’란 노래에는 다음과 같은 가사가 나온다. ‘기분이 미친 듯이 예술이야. 하늘을 날아가는 기분이야. 죽어도 상관없는 기분이야. 심장은 터질 듯이 예술이야’. 기분 중에서도 좋은 기분을 이렇게 솔직하게 표현한 노래는 처음이다.


많은 대중가요가 인간이 느끼는 다양한 감정을 가사나 멜로디로 담고 있지만 좋은 기분을 이처럼 쉽게 표현하다니 역시 싸이답다. 세계적인 엔터테이너로서 싸이는 여러 면에서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지만 기분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알고 있는 흔치 않은 가수다. 기분을 최고조로 높이는 노래를 불러온 그였으니까 할 수 있는 일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기분이 좋으면 행복해진다. 즐거움이 샘솟고 살맛이 나고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느낌도 든다. 그러다 기분이 더 좋아지면 하늘을 날 것처럼 기쁨이 넘치고 심장이 터질 것 같은 희열을 느낀다. 여기서 기분이 더 좋아지면 지금 당장 죽어도 좋을 것 같은 극한의 황홀함을 경험한다. 이 모두가 기분 때문에 생기는 일들이다.


반면 기분이 나빠지면 정반대의 일이 벌어진다. 마음이 괴롭고 사는 게 재미없다. 의욕도 열정도 사라져 무기력감에 시달린다. 그러다 모욕감과 자괴감, 절망감 등으로 기분이 더 나빠지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이 또한 기분이 벌이지는 일이다.


우리는 분명 기분에 웃고 기분에 울며 기분 때문에 살고 기분 때문에 죽는다. 그리고 기분이 좋으면 천사처럼 행동하다가 기분이 나빠지면 악마처럼 돌변하기도 한다. 사람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하고 사람을 극과 극으로 만드는 기분, 알 듯 모를 듯한 이 기분을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그동안 기분을 방치했거나 기분 관리에 무신경했던 것은 아닐까?


외국 영화를 보면 주인공들이 아침 인사로 “오늘 기분이 어때”라고 묻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들은 기분을 물으면서 서로의 몸과 마음의 상태를 확인한다. 몸상태는 괜찮은지 마음은 편안한지 등을 기분을 통해 알아본다.


그러나 우리는 매 순간 기분을 느끼고 표현하지만 기분을 묻지 않는다. 그리고 기분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지도 않는다. 가족이나 친구 등 가장 가까운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는 상대방과의 감정 공유를 꺼리는 오랜 관습 때문이기도 하지만 기분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는 기분이 감정과 비슷하다고 생각하고 이 둘을 유사하게 받아들인다. 감정에 대해서는 세세하게 분류하고 이름표를 붙여가며 분석하지만 기분에 대해서는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런데 기분은 행복과 건강, 풍요 등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을 결정하고, 복잡한 감정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도록 단순하게 표현하며 몸과 마음의 상태가 어떤지를 정확하게 보여준다.


또한 기분은 자신이 원하는 삶을 향해 가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심오하고 지혜로운 마음의 신호로서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도록 안내하는 등 수많은 비밀을 가지고 있다. 더불어 기분은 원하는 것을 현실화시키는 가장 강력한 힘이기도 하다. 어쩌면 기분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닐까?


이제부터라도 기분을 틈틈이 알아차리고 기분이 나빠질 때를 빨리 인식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기분을 물어야 한다. 기분도 자주 물어야 정확하게 알 수 있다. 묻고 알아차리고 느껴야 알 수 있는 것이 기분이다. 그렇게 자주 물을 때 기분을 통해 자신이 삶을 제대로 살고 있는지를 깨달을 수 있다.


또한 상대방의 기분도 자주 물어봐야 한다. 기분은 어떤지? 기분이 왜 안 좋은지? 이 질문 하나가 삭막한 세상을 따뜻하게 만든다. 자신의 기분을 묻는 것은 내 삶이 온전한지를 확인하는 일이고, 상대방의 기분을 묻는 일은 마음의 온기를 나누며 생명을 보듬는 일이다. 우리는 기분에 살고 기분에 죽는다. 힘들고 어려운 시대일수록 기분이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