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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가장 아름다운 상처, 마령하협곡

중국여행을 망설이는 당신에게

by 별나라



내가 묵은 호텔은 마령하 협곡으로 가는 길은 간단했다.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리는 되는 것. 여행을 다니며 목적지가 종점인 경우 그렇게 마음이 편할 수 없다. 기사님께 여기서 내려달라 저기서 내려달라, 아니면 핸드폰 맵을 들여다보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볼 필요없이 그냥 마음껏 창 밖 풍경을 즐기면 되니까. 맘 편히 마령하 협곡에 도착한 것은 아침시간. 겨울이고 아침이라 그런지 버스에도, 마령하 협곡 매표소에도 여행객은 거의 없었다. 매표소에서 보니 딱히 뭐가 보이지는 않는 상황이다. 조금 내려가다 보니 예의 그 엘리베이터가 나온다. 중국은 정말 저렇게 자연유산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는 곳이 많다. 황궈수 폭포도 그렇고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를 설치해서 좀 더 접근성이 좋게 해놨다. 하지만 주변 경관과 관련지어 볼 때 생뚱맞은 것은 사실이다.


마령하 협곡 입구




마령하 협곡 스펙 한번 볼까?


마령하 협곡은 지금으로 부터 이만년 전에 생겨났다고 한다. 깊이는 300m, 길이는 90km에 달하는 세계에서 보기 드문 카르스트 지형이 만들어낸 걸작품이다. 평펑한 들판에 갑작스럽게 깊이가 300미터에 달하는 협곡이 패인것이니 그 옛날 사람들이 이곳을 건너려면 아래로 쭉 300미터를 내려왔다가 다시 올라가야만 했다고 하는데.....생각만해도 그 고행이 눈에 선하다. 다행스럽게도 지금은 튼튼한 다리가 연결되어 있다. 마령하 협곡 아래에서 올려다 보니 이것 또한 아찔했다.

마령하 협곡은 AAAA급 여행지다. 즉 A가 네개.


마령하 협곡에 놓인 다리





마령하 협곡은 산책하기 좋게 디자인되어 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다리를 건너면 반대편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으며 쭈욱 협곡을 따라 길이 나 있었다. 그 길은 석회동굴이었는데 한쪽 면이 무너진 것 같은 느낌이다. 위에 동굴 천장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비가 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천장에서 물이 똑똑 떨어지기도 한다. 길을 따라 이동하다보면 크고 작은 폭포들이 나오는데 황궈수 폭포에서처럼 폭포 뒤에서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여름이나 우기에는 물을 엄청 많이 맞을 것 같았다.

마령하 협국의 아침 산책은 그야말로 상쾌함 그 자체다. 날씨도 기온이 높아(겨울치고는) 나중에는 후드티 하나만 입고 돌아다녀도 될 정도. 규모도 크다. 시간만 많다면 유유자적 이런 저런 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을듯. 대출 빠르게 둘레만 돌면 두세시간이면 될 듯하다.



마령하 협곡의 폭포들
어디서든 보이는 엘리베이터
마령하 협곡 트레일


윈난성과 구이저우를 여행하며 트레일을 걷는 것에 푹 빠져들게 된다. 저렇게 절벽에 길을 내어 위로, 아래로 협곡을 보며 걸으니 지루할 틈이 없다. 이런 곳에 카페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입구 쯤에 매점이 있으니 그곳을 이용해도 좋을 듯 하지만 텀블러에 커피를 담아오면 정말 맛있는 커피맛을 느끼게 된다. 풍경이 다했구나! 마령하 협곡의 물은 물색이 아름답다. 석회암이 녹아들어서 그런지 뿌연빛이 가미된 옥빛을 자랑한다.



트레일을 보세요
뱀처럼 구불거리는 아름다운 트레일


폭포들의 향연


협곡의 석회암 절벽을 따라서 폭포들이 진짜 즐비하다. 중국의 어마어마한 절경들에 치여서 그렇지 이곳도 절대 뒤지는 곳이 아니다. 얼마 안되는 입장료를 내고 이런 장관을 잠깐이긴 하지만 내 품안에 넉넉히 안는 맛은 특별했다. 마령하 협곡의 별명인 '지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상처'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때에는 허풍이 좀 과한것이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와서 보니 싱이 외곽의 너른 들판에 이렇게 좁고 깊은(300미터) 협곡이 엄청난 길이로 나 있으니 그렇게 불리우는 것도 과장이 절대 아니다. 석회암 지대이다 보니 앞으로 더 깊이 패여가지 않을까 싶다.




트레일의 특별함, 걷기의 즐거움


사람들이 몰려든다면 어떨지 모르겠다. 하지만 한적한 때에는 한 명, 혹은 두 명 정도만 걸어갈 수 있는 좁다란 트레일에 동굴을 지니가도 하고, 햇볕을 머리에 이기도 하면서 고개를 위로 꺽어 하늘을 보고 아래로는 석회암이 녹아든 옥빛 물빛을 즐기며, 폭포도 만나고 꽃도 만나며 걸어간다. 힘들거나 지루하지 않고 온전히 걷기의 즐거움에 백퍼센트 몰입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한껏 마셨던 신선한 공기, 대량의 피톤치드가 아마도 나에게 도움이 되었겠지. 두 세시간의 긴 트레일 여정이 끝나면 걱정할 것이 없다. 백미터 위로 훌쩍 나를 데려다줄 엘리베이터가 떡~하니 버티고 있으니 말이다. 처음 엘리베이터를 보았을 때에는 이곳 자연환경과 너무 안어울린다고 생각했으나 걷기의 피곤함이 슬슬 몰려올때가 되니 저 엘리베이터가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다. 부모님이 오셔도 문제 없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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