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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개의 봉우리&유채꽃의 콜라보,
만봉림

중국여행을 망설이는 당신에게

by 별나라



태어나서 처음 들어본 도시, 싱이.

싱이라는 곳에 만봉림이 있다. 우연한 기회에 만봉림 사진을 본 적이 있었고 언젠가는가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가지고 있었다. 그 시기가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다. 안순에서 싱이로 버스로 이동. 중국은 도시간 이동이 은근 편하다. 예약한 호텔은 생각보다 무지하게 큰 호텔이다. 단체 여행 손님들이 끝없이 오고 아침 조식 먹는 식당이 강당만했다. 도착하자마자 짐을 집어 던지고 만봉림을 향해 출발한다. 버스를 탔고 기사 아저씨의 도움으로 중간에 한번 버스로 갈아탄 후 만봉림에 드디어 도착.


만 개의 봉우리가 숲을 이루고 있다고 해서 '만봉림'이다. 카르스트 지형이 만들어 내는 봉긋하게 솟은 봉우리들이 겹겹이 겹쳐서 장관을 만들어 낸다. 그 사이사이로 시냇물이 흐르고 마을이 있다. 마을이 있는 땅을 뒤덮고 있는 것은 유채꽃밭이다. 유채꽃이 피는 2월이면 온통 땅바닥이 샛노랗게 변한다고 한다. 장관중의 장관이란다. 하지만 내가 여행한 1월은 아직 추워서 유채가 꽃을 피우지 못했다. 그래도 성질급한 유채 몇몇이 서둘러 꽃망울을 터트려주어서 '아 이런 느낌이구나' 라고 살짝 꽃맛을 볼 수 있었다. 유채야 고맙다!



만봉림 둘러보는 전동차



만봉림은 AAAA급 여행지다. A가 네개라서 황과수 폭포보다는 한 급 떨어지지만 황과수 폭포보다 훨씬 특이하고 감동적인 풍경을 보여주었다. 일단 매표소에 도착을 해서 입장권을 사고 잠시 전동차를 타야하나 망설이다가 전동차 티켓을 함께 구입한다. 만봉림 전동차는 외곽을 돌며 만봉림을 조망할수 있도록 전망대 등에 내려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 마을을 둘러보고 다시 입구로 나오는 루트를 가지고 있다. 시간이 있다면 전동차가 가는 루트를 따라 걸어가도 좋다. 하지만 벌써 해가 스러져가는 시간이라 시간도 단축할 겸 전동차에 올랐다. 전동차에 탑승한 사람은 나와 여행지기 뿐. 단둘이서 출발한다. 승객이 우리 둘 뿐이어서 기사 아저씨는 전망대 등에서 우리가 충분히 사진을 찍고 올때까지 기다려주셨다. 어떤 곳은 좀 오래 머물러서 부르기도 하셨지만^^ 기사 아저씨 감사합니다!


평평한 평지에 봉우리가 진짜 봉긋하게 솟은 모습과 그 봉우리들이 모여 모여서, 그리고 겹치고 겹쳐서 만들어 내는 콜라보는 상상을 넘어선다. 보자마자 와우와우 탄성이 절로 나온다. 아쉬운 점은 늦은 오후였고 해가 만봉림 봉우리 뒤로 넘어가고 있었다. 어찌나 태양빛이 강하던지 태양빛에 만봉림이 안개에 휩싸인듯 보였다. 멋진 사진을 찍으려면 오전에 와야할 것 같다. 혹시 가시려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태양을 피해 찍어보려 했으나 기술이 역부족. 실물 영접을 하게 되면 더 깊은 감동을 받게 된다.



탄성을 자아냈던 만봉림 풍경


봉우리사이에 자리 잡은 마을


싱이의 숙소를 만봉림과 마령하 협곡의 중간쯤으로 잡았는데 이곳을 와보니 이 마을에서 하룻밤 자고 간다면 더 좋았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아침에 일찍 봉우리 사이사이 난 길을 걸어도 좋을듯하다. 봉우리 사이 사이 난 길을 걸어가는 맛이 일품일듯. 앞쪽에 있는 봉우리들은 현실감있게 보이지만 뒤편에 층층이 겹쳐있는 봉우리들은 정말 비현실적으로 진짜 존재하는 것인가? 라는 의문을 들게 한다.





만봉림의 핵심 팔괘전


만봉림의 핵심 랜드마크 볼거리는 팔괘전이다. 팔괘전은 땅의 모양이 마치 도교 오행사상의 팔괘를 새긴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위에서 자세히 보면 신기하게도 땅의 가운데가 함몰된 깔때기 모양을 하고 있다. 자연적으로 형성된 것이라고 한다. 아마 카르스트 지형의 지반이 약해서 함몰된 것이 아닌가 싶다. 지금 보이는 저 초록이 모두 유채다. 중국에서 유채는 기름도 짜는 용도로 많이 쓰인다고 한다. 노오란 유채꽃이 우르르 피는 2월에는 정말 정말 황홀한 광경을 만들어 내며 전세계 포토그래퍼들의 카메라 세례를 받는다고 한다. 2월에 갔으면 좋았을걸....1월이라 큰 아쉬움이 남는다. 여행에 있어 '다음'이라는 기회는 쉽게 오지 않음을 잘알고 있기에 더더욱.



흑백사진
피라미드 모양의 산들
성급하게 피어준유채꽃이 고맙다



만봉림은 예상치 못했던 싱그러운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다. 전동차가 원래는 마을을 다 돌아 매표소까지 태워다 주지만 마을을 두 다리로 거닐고 싶어 적당한 곳에서 내려달라고 했다. 말은 전혀 통하지 않았지만 참 친절하게 사진찍는것도 기다려주시고 심지어 사진도 찍어주신 기사 아저씨. 좋은 분을 만나 전동차를 참 요긴하게 잘 이용했다. 여행자가 없어 마치 전동차를 전세낸듯 이용하다니 행운이었다. 겨울 비수기 여행이 풍광은 1등급이 아니지만 여행 서비스는 특급인거 같다. 돌아다녀 보니 마을은 생각보다 꽤 컸다. 내가 간 날은 살짝 장도 섰고 사람들도 북적이고 사람사는 냄새가 풀풀났더라는. 캄캄해지기전에 서둘러 온 길 그대로 돌아갔다. 버스안에서 느낀 생각. 싱이는 생각보다 크고 사람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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