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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 아빠의 예능 육아 1
01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내 자식
이렇게 10년 키웠어요 첫 번째 이야기
by
박뚠뚠
Apr 23. 2021
예전부터 책을 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동기는 다분히 세속적이었다.
‘책 한 권쯤’ 쓰면
어디 가서 잘난 척 좀 할 수 있다거나
또는 강연 제의가 여기저기 들어올 것 같다거나
그도 아니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인세로 먹고살 수 있는 건가 하는
쓸데없는 상상 등등..
심지어 속으론 이런 생각도 했었던 거 같다.
“개나 소나 내는 책, 나라고 못 낼 건 뭐야!”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절실히 느끼는 것이지만
‘개’되기가 그리고 ‘소’되기가
이렇게 힘든 일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절대 ‘책 한 권쯤’은 이라고 치부할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당연한 얘기지만
책을 내려면 우선 글을 써야 했다.
그것도 내가 가장 자신 있는 부분으로.
20년 넘게 예능 PD 생활을 해오고 있지만
내가 무슨 김태호나 나영석도 아니고
방송에 관해, 또 연출이란 직업에 관해
블라블라 떠든다는 것 자체가
어쩐지 부끄러웠다.
그렇다고 내가 남들보다 유난스레
여행을 더 다닌다거나
커피에 조예가 깊다거나 하는
내세울 만한 특별한 취미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돌이켜보면 살아오면서 남들 다 하는
그 흔한 당구나
포커 같은 잡기에도
전혀 능하지 못했었다.
스타크래프트 한번 안 해본 게임 고자이기도 했다.
소위 당당히 내세울 만한
나만의 전문분야가 없었던 것이다.
도대체 내가 잘하는 건 뭘까?
책 한 번 내보겠다는 객기가 나에 대한
철학적이고 근본적인 질문으로 이어졌다.
그러다가 문득
'내가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내는 일은 어떤 것일까'
하는 생각에 다다랐다.
정답은 간단했다.
내가 직장에 있는 시간 외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건
바로 ‘육아’였다.
주말이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놀기 시작해서 종일
딸아이와 인형놀이를 해왔었다.
아이와 인형놀이를 해본 사람들은
하루 종일 인형놀이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일인지를 알 것이다.
그것도 무려 10여 년 동안!!
놀면서 중간중간
오늘은 어떤 음식을 만들어 먹일까 고민했고
스토커에 가까울 정도로
아이의 일거수일투족을 카메라에 담았다.
주말에는 캠핑을 떠났고
휴가 때면 어디 가서 뭘 먹을지 스케줄을 짜서
여행을 떠나곤 했었다.
그렇다.
10년 만에 난 자타 공인
육아의 달인이 되어 있었다.
남들에게 당당히 말할 수 있는
나의 전문분야 육아.
거창한 명분까지는 아니더라도
사랑하는 내 딸과 함께했던 행복한 기록을
정리한다는 것만으로도
꽤 의미가 있을 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방송에 나오는 누군가처럼
육아에 있어 절대적인 해법을
제시할 생각도 없고 능력은 더더군다나 없다.
내 딴에는 딸을 위해
다양한 경험을 시켜주고자 노력했는데
그게 이렇게 남들 앞에
내보일 정도의 수준이 되는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다만 이번 주말에는 아이와 뭘 하고 놀까 걱정하며
스마트폰을 뒤지는 아빠들의 심정을
누구보다 더 잘 알기에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고자
그리고 내 10년 동안의 노하우를 나누고자
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내 자식'이란 말이 있다.
하지만 그 말이 100% 사실일 순 없을 것이다.
솔직히 눈에 넣었는데 아프지 않을 재간은 없다.
하지만 세상 어떤 부모라도
그 아픔을 기꺼이 참아낼 수 있을 것이다.
결혼을 하지 않은
또는 부모가 되어 보지 않은 후배들은
자식을 낳아 키운다는 건 어떤 것인지
물어보곤 한다.
그때마다 난 이렇게 대답한다.
“세상에서 나보다 더 소중한 존재가 있다는 건
겪어보지 않고선 알 수 없는
정말 어메이징 한 경험이야.
누군가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던질 수 있다는 생각 해 봤어?
난 그런 생각을 매일 해.
눈알을 뽑아서라도
팔다리를 잘라서라도
심장을 도려내서라도..
1초도 망설이지 않고 내 목숨을 던져
기꺼이 지키고 싶은 그 사람.
그게 바로 자식이라는 사람이야.”
이제부터 눈에 넣어도 아픈 걸
얼마든지 참을 수 있는
내 딸아이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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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Brunch Book
PD 아빠의 예능 육아 1
01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내 자식
02
반성문
03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은 소리
04
I wanna be a dancer
05
지옥이 따로 없다
PD 아빠의 예능 육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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